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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위국일기 11 (완결) ㅣ 위국일기 11
야마시타 토모코 지음 / 대원씨아이 / 2024년 7월
평점 :
올 한 해 읽었던 만화 중 가장 좋았던 만화, 인상 깊었던 만화를 꼽으라면 역시 위국일기를 꼽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재밌는 만화를 뽑으라면 더 몰입해서 본 만화가 없지 않겠지만, 역시 위국일기는 특별해요. <버터!> 에 이어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사랑해가는지 (이해가 아니라는 점이 이 작가의 굉장한 점이기도 또 냉정한 점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쭉 읽다 보면 주변 사람들을 좀 이해할 수 없어도 사랑할 수는 있구나…하는 생각에 조금 위안이 되기도 해요.
작품 내내 이모는 조카를 사랑한다고 하지 않고, 조카는 이모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줘! 를 이야기하는데, 그래서 이번 권에서 조카가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안 돼?” 라고 할 때 이모를 묘사한 작가의 필력이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이라는 말이 없이 사랑을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 또 사랑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게 되는지, 마키오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애틋하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지만, 결코 이해하지는 못한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아마 마키오는 아사를 아사는 마키오를 평생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함께 살 수 있고 언제든 집 문을 열어두고 상대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는 참 잔인한 이야기인데 두 사람이 지극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도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일은 이 작품에서는 없는 것 같아요. 다만 각자의 거리에서 각자를 사랑하는 방식을 그려내는 방식이 너무 좋아서 저도 힘든 시기에 (특히 요즘 시국에 주변 사람들과 거리감을 느끼면서) 굉장히 위안을 받았습니다. 고마운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