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 - AI교사와 함께 교육하는 교사 진로 로드맵
이희성.조현정 지음 / 미디어숲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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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증학습장애지도사 등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

[서평]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 (AI와 교사와 함께 교육하는 교사)』(이희성, 조현정 저, 미디어숲, 2020.04.20.)


학생들을 상대하는 직업을 갖다보니, 많이 질문을 받는다. 교대가 뭐에요? 사범대가 뭐에요? 등등.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것에 한계가 있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교사와 함께 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미 교사 없는 교실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전 세계적인 온라인 교육의 시대 속에서 과연 어떤 교사들을 가르쳐야 할까? 그래서 교육자를 교육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교육’의 어원이다. ‘밖으로 이끌어내다’는 뜻이 바로 ‘e-ducation’이다. 내면의 역량을 잘 이끌어내야 하는 게 교사들의 몫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맞춤형 수업이라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맞춤형 수업을 가능하도록 해준다. 하지만 인간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이 있다. 상담과 지도 측면에서 로드맵을 제시해주는 역할 등 교육 전문가로서 할 일은 많다.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하는가? 정말 어려운 문제다. 아까도 학생들에게 울컥 했던 적이 있다. 말을 잘 듣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들. 그들에게 과연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 특히 교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에선 총 5가지 방향을 제시한다. ▶ 공학계역 진로 로드맵 ▶ 의학·생명계열 진로 로드맵 ▶ 경영·인문·사회계열 진로 로드맵 ▶ AI언어·문화미디어계열 진로 로드맵 ▶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 




인공지능 시대, 교사는 무얼 가르치는가?


교대에 적합한 학생들은 기초 교과 영역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두루두루 잘 하는 학생들이다.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 관심과 열정은 필수다. 교육학 관련 동아리를 해본 적이 있거나 미래교육에 대한 고민을 해본 학생이라면 더욱 적합하다. 춘천교육대학교 인재상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현실과 교육현장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인격체로서의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하며, 사회 발전에 창조적으로 기여하는 유능한 초등교사를 양성한다.”


교육학에 부합하는 학생들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본 학생이라면 ‘딱’이다.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에서 동아리 활동도 교육 혹은 미래교육 혹은 교과 연동을 하면 좋다. 진로교육은 4차 산업혁명 미래교육 특강 등이 제시된다. 특기활동은 코딩교육이나 거꾸로 교실 체험, 에듀테크 체험이 있다. 


졸업해서 나갈 수 있는 분야 중 교육서비스 분야에서 난독증학습장애지도사가 눈에 띈다. 유아, 청소년, 성인 등 난독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학습 장애를 진단하고, 개선해나가는 일을 하는 게 바로 이 직업이다. 인내심이 가장 중요하다. 초등교육학과 졸업 후에 이 직업을 갖기 위해선 한국학습장애학회 등 교육을 받거나 대학원에서 공부할 수 있다. 또한 진로 분야로서 병원아동생활전문가나 아동발달전문가 등이 있다.  


『교대·사범대 진로 로드맵』에는 ‘교대 면접 기출문제 분석으로 배우는 교육 시사’가 있다. VR부터 집단지성까지 최신 시사 이슈도 함께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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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 인공지능의 미래를 이끄는 21가지 혁신 기술
나는 미래다 방송제작팀 지음, 권용중 옮김, 양훈모 감수 / 보아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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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 개선하는 ‘도시대뇌’, 범죄자 잡는 컴퓨터 비전 기술

[서평]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지능의 미래를 이끄는 21가지 혁신 기술)』(나는 미래다 방송제작팀 저, 권용중 역, 보아스, 2020.04.24.)


중국은 언제나 무섭다. 이번 코로나19만 보더라도 중국은 분명 직간접적 영향을 끼쳤다.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만큼 무서운 중국의 규모는 이제 인공지능을 향해 달려 간다. 이 책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은 종합예능 방송사였던 후난 위성TV가 <나는 미래다>라는 과학기술 프로그램을 총 12회 방영하면서 탄생했다. 이 프로그램은 누적 이용 건수 12억 회를 달성했다고 한다.


책의 제1장은 ‘도시대뇌(City Brain)’를 다룬다. 왕젠 박사. 항정우대학 최연소 학과 주임을 역임한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지역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 후 알리바바 클라우드에서 일하면 큰 성과를 냈다. 현재 왕젠 박사는 항정우 원시 마을에 ‘도시대뇌’를 착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철도 현장에서 일하는 데 정보 처리에서 필수적으로 쓰인다. 도시대뇌 같은 경우, 시범 도로구간에서 CCTV 데이터를 이용해 신호등을 조절함으로써 차량 운행 속도를 평균 5%, 최고 11% 향상시켰다. 우리나라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디 신호등 체계를 정비해서 교통 체증을 없애는 데 일조하면 좋겠다.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제2장은 라파엘로 드안드레아 취리히 연방 공과대 교수의 비전을 다룬다. 그는 드론의 아버지로 불린다. 드론은 항공 촬영, 화물 운송, 무인 농장관리, 공기 오염 측정, 기업 내의 물류보조 등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 15년 전 처음 드론을 만들 때는 엑셀레이터 자체가 매우 컸다. 지금은 휴대폰에 들어갈 정도로 한계를 극복했다. 드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드론의 선구자인 라파엘로 드안드레아를 통해 인공지능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나는 미래다>팀이 살펴본 21명의 인터뷰


제7장은 안면인식 기술의 선도자인 인치 창업자를 인터뷰했다. 베이징 쾅스 과학기술 주식회사를 세운 그는 중국 안면인식 원친기술 보유자이다. 최근 안면인식 기술은 항공 보안이나 건설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원 상의 특징을 밝혀내 보안이나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이다. 안면인식 기술은 판단구간을 두어 정말 그 사람이 맞는지 변화된 모습까지 포착한다. 


인치 창업자는 칭화대학교에서 이미지 검색과 데이터 채굴이 주특기인 파트너들을 만났다. 각각 탕원빈과 양무다. 인치 창업자는 머신비전이야말로 인공지능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인치 창업자는 초창기 ‘크로우스 커밍’을 개발해 인기를 끌었으나 정작 본인의 관심은 별로였고, 수익 역시 많이 내지 못했다. 또한 단말기 소비자를 겨냥한 앱 개발을 했으나 수익이 나지 않아 실패했다. 하지만 실패는 큰 발판이 되었다. 


안면인식 기술로 다시 돌아온 인치 창업자는 안면인식의 미래로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초고화질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3차원 인식이다. 초고화질을 이용하면 쌍둥이도 구분해낼 수 있다고 한다. 안면인식 기술은 ▶ 안면 검출 단계 ▶ 특징점 검출 단계 ▶ 판별하는 단계로 나눠진다. 쾅스 과학기술 주식회사는 현재 10억 장의 사진 데이터를 축적해 딥러닝을 하고 있다. 여기서 만든 Face++은 인기 있는 안면인식 엔진으로 자리 잡았다.


박사과정 접고 다시 회사로 돌아온 창업자


회시가 생존하기 위해선 어떻게든 수익을 창출해야만 한다. 그래서 B2B에 진출했다. 오프라인에서 고객들이 어떤 상품을 구매하는지 기록을 남기도록 서비스했다. 안면인식 기술은 커플 매칭이나 VIP 접객을 위한 사전 신호 감지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인치 창업자는 안면인식 기술의 경쟁력으로 △ 낮은 하드웨어 장벽 △ 사용자의 협조 부재 △ 인터넷에 넘쳐나는 영상 자료 등을 제시했다. 안면인식 기술은 뭐니 뭐니 해도 범죄자를 잡는 데 이용된다. 실제로 쾅스 과학기술 주식회사의 기술은 미검거 범죄자를 식별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안면인식 기술은 프라이버스 침해라는 논란을 품고 있지만, 인치 창업자는 기술 자체는 중립적이며 누가 그 기술을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술로서 사생활 침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문제 역시 마찬가지라고 그는 보았다. 이는 물론 장기적이고, 통시적 관점에 국한해서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인간이 있다. 


“진정한 과학기술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돕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3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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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증언 - 소설로 읽는 분단의 역사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0
이병수 외 지음, 통일인문학연구단 기획 / 씽크스마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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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과 남남갈등…분단의 역사로 기억하고 증언

[서평] 『기억과 증언』(통일인문학연구단 기획, 이병수, 윤여환 외 2명 저, 씽크스마트, 2020. 03.25.)


전쟁의 피해와 상처는 어디까지 침투했고 어디까지 뻗어갔나. 『기억과 증언』)은 독자로 하여금 문학 작품들을 통해 분단의 역사를 살펴보게 한다. 문학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세계이지만, 그것을 통하여 사람들의 참모습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진실성을 갖는다. 역사를 박제된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로 되살아나게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분단의 역사는 영토의 분단에서 국가의 분단, 민족의 분단, 그리고 남남갈등으로 확산되는 과정으로서 분단시대의 역사로 바라볼 필요가 생긴다.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재생산되는 분단 트라우마와 분단을 악용하여 명분을 만들어내는 폭력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 책은 기획되었다.  




불완전한 해방이라는 잘못된 첫 단추


첫 단추가 잘못 끼인 후 수많은 사건과 편견은 시작되었다. 첫 단추는 과오의 역사가 만들어진 요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우리는 이를 파악하는 동시에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남아있지는 않는가를 반성해야 한다. 그래야 제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나온 주제는 빨치산이다. 사회주의 이념과 무관하게 농사를 지으며 살던 농민들이 빨치산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나.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은 이러한 역사를 설명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단순히 문학적 형상화를 넘어 해방 후의 역사에 대한 총체적 이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순 사건이 일어나 진압된 1948년 10월부터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7월까지 5년간을 다룬다. 농지개혁이 예정된 상황에서 많은 지주가 농지개혁을 피하기 위해 토지를 빼돌린 사건이 있었다. 과정에서 지주를 편드는 경찰의 행위는 농민들에게 불신과 불만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소작농들은 사회주의 이념을 제대로 알고서 빨치산에 매료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의 이념 방향이 농지개혁에 대한 자신들의 열망과 같았을 뿐이었다. 해방 정국의 빨치산 투쟁은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이나 일제강점기의 각종 소작쟁의처럼, 모순된 토기소유 관계로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농민들의 응어리진 한이 밖으로 분출된 것이었다. 책은 빨치산을 우파와 전혀 다른 이념을 지닌 집단으로 획일적으로 재단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배고픈 자들에게 빵이 아닌 칼을 빼어든 정부


전명선 작가의 『방아쇠』는 1945년 해방 이후 대구 10월 사건이 발발하게 된 요인을 노동자 현술의 시선을 따라가며 조망한 작품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빵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행위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로 해석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국민의 가장 기본적 욕구조차 충족시키지 못하였고 오히려 이를 혼내기에 바빴다. 오늘날 대구 10월 사건은 ‘대구 10.1 폭동’, ‘10.1 소요’ 등으로 불리며 그 역사적 과정이나 의미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공산주의자들의 폭동으로 거론된다. 


현기영 작가의 『순이 삼촌』은 제주 4.3 사건을 다룬다. 당시 제주도는 인구의 70%가 좌익단체에 동조한 사람이거나 관련이 있는 좌익분자의 거점이라는 명목으로 빨갱이의 섬으로 낙인찍혔다. 피해자들이 제주 4.3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고 그저 ‘그땐 다 그렇게 생각했다’고만 말했다. 삶이 멈출 때까지 계속되는 그 폭력의 공포는 자신들을 학살하는 데 앞장선 사람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여서라도 목숨을 부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양영제 작가의 『여수역』은 여순 사건을 다룬다. 여수의 70년 전은 살육과 방화가 가득한 광기의 밤바다였다. 반공논리로 분단 체제를 유지해온 이전 정부에서는 이 사건을 여순 반란으로 정명하였고, 이를 역사 교육과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주입해왔다. 이데올로기를 덧씌워 동족상잔을 일으키면서 반공 국가의 위상을 세우려는 고도의 전략이었다. 어쩌면 한반도 전역의 모든 사람은 계기만 있으면 여수사람들처럼 됐을 처지였다. 여순 사건은 국민들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지 못하는 무능한 국가가 공식적으로 행한 최초의 양민학살이었고 국가폭력이었다. 


화해와 상생으로 나아가는 길이란


단지 살아남기 위해 마을주민들끼리 고자질하는 모습, 복수심으로 상대를 빨갱이라고 손가락질 한 이웃. 뭣도 모르고 보도연맹에 가입하게 된 소작농들. 간첩이라는 단어를 지니고 살아야 했던 수복지구 사람들. 지목된 사람들은 죄가 없음에도 죄인으로 사는 것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침묵해야 했다. 지난 시간 동안 빨갱이라는 단어는 사상이 의심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접촉해서는 안 될 바이러스처럼 인식되기에 이르렀을 정도로 확대되었다.  


남은 ‘자유민주주의’를, 북은 ‘사회주의’를 중심에 놓고 그와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자들을 내부의 적으로 구분 지었다. 민족이 아닌 사상이 특정 공간에서 사람을 선별하는 조건이 되었다. 여전히 많은 사건들이 나름의 동기와 의미를 잃은 채 오로지 사회주의 세력에 의한 폭동으로 해석되고 있다. ‘빨갱이’. 이 어휘는 일련의 사건을 만든 가장 무서운 말이자 정부로 하여금 반공에 정당성을 제공하는 역사적 경험이자 사상의 불온함을 이유로 상대를 제거하는 죽음의 정치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어휘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여 년이 흘렀는데도 유대인 학살에 가담했던 나치는 지금까지도 법정에 선 채 처벌받고 있다. 오늘날을 사는 우리는 과거로부터 축적된 사회적 유산을 누리며 산다. 유산을 사옥 받고자 할 때는 그 빚도 함께 상속받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누리는 사회적 유산의 축적 과정에서 발생한 역사적 책임도 짊어져야 한다. 과거사를 단지 과거의 일로 묻어두고는 풍요로운 미래와 국민통합을 이루지 못한다. 아직도 모든 역사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수많은 골짜기에는 죽은 이들이 비탄 속에 여전히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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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율, 강의와 강연 하이데거 전집 10
마르틴 하이데거 지음, 김재철 옮김 / 파라아카데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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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이 존재하는 최상의 근거명제 ‘근거율’

[서평] 『근거율, 강의와 강연』(마르틴 하이데거(철학자), 김재철 역, 파라아카데미, 2020.02.25.)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로 유명한 하이데거. 그는 존재론과 현상학에 큰 족적을 남긴 대철학자이다. 이 책 『근거율, 강의와 강연』은 하이데거가 강의한 원고와 추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형이상학적 사유 체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총 열 세 번의 시간(강의)을 담고 있다. 


인간의 사유, 즉 지성은 언제나 집요하게 근거를 요구한다고 하이데거는 적었다. 가까이 있는 근거, 계속 남아 있는 근거, 최종적인 근거를 얻으려 노력하는 게 인간의 사유다. 근거율은 한 문장으로 “이유 없이는 아무것도 있지 않다.”이다. 근거율이 인간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묻혀 있었던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고, 가까운 것에 무감한 우리의 태도 때문이다. 


“가까운 것으로 나아가는 길은 우리 인간에게 항상 가장 먼 것이며, 결국 가장 어려운 것이다.”-17쪽.


근거율은 지금껏 존재자가 관찰될 수 있었던 한에서 각각의 존재자는 근거를 가진다. 특히 근거율은 근거율이 정립하는 것을 이중 부정(∼없이는 아무것도 있지 않다.)을 통해 필연적인 것으로 정립한다. 철학에서 동일률, 차이율, 모순율, 배중률 등 모든 원칙은 근거율에 근거하고 있기에, 근거율은 최상의 근거명제이다.  




최상의 근거명제로서 근거율, 존재자를 밝히다


하이데거는 근거율을 알면 우리 자신의 본질을 알게 된다고 밝혔다. 왜냐하면 우리 자신은 언제나 근거율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거율이 드러나는 지점을 관찰하고 파악하면 우리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따라서 그가 적은 바, “근거탐구와 근거정립은 우리의 모든 행위를 규정한다”(32쪽)은 이해가 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근거율은 ‘이유 없이는 아무것도 있지 않다. 근거 없이는 아무것도 있지 않다.’이다. 


더 나아가 근거율은 그 자체로 최고의 명제이기 때문에 또 다른 근거 없이 존재한다. 즉, 근거율은 근거 없이 있다. 그런데 언제나 최고의, 숭고한 원리는 그 자신 안에 역설을 내포하고 있다.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역설을 마주하는 자세일지도 모른다. 최고의 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최고의 역설을 자신의 과제 안에 내포하고 있어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하이데거에 따르면, 근거율은 근거의 명제이다. 그런데 근거의 명제는 명제의 근거가 된다. 명제의 근거로서 근거의 명제인 것이다. 바로 앞 문단에서 언급했듯이, 모순과 대립은 현실성에 속하는 내적 생명이다. 이 지점은 헤겔이 『논리학의 학』에서 언급했다. 그러니 가족 안에 혹은 내 안에 모순성이 있다고 해서 자책할 일은 아니다. 


“근거율의 난해함은 논구해야 할 명제가 명제로서 있는 바 그대로 원리의 서열과 역할을 가진다는 것에 있다.”-41쪽.


표상은 되돌려 보낸다, 즉 송부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표상작용은 언제 어디서나 근거로 도피할 수밖에 없다고 하이데거는 강조한다. 근거율은 근거가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즉 표상할 수 없다고 해서 인간이 근거율을 사유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근거율은 인간에게 지각된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 “근거는 표상하고 사유하는 인간에게 송달되어야 하는 그런 것이다. 


사유자의 사유에서 위대하게 남아 있는 것은 항상 이미 울려오고 있는 것, 고유하게 낱말로 표현되는 것 안에서만 성립한다.”-66쪽. 


라이프니츠는 존재하는 것들의 근거는 자연 안에 있다고 했다. 그걸 한 마디로 ‘신’이라고 표현했다. 필연적으로, 최고의 근거로 존재하는 것은 바로 신이다. 이는 마치 아리스토텔레스가 부동의 원동자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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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헌법
이수천 지음 / 삼일인포마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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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병역의무, 헌법 위배하는 것 아니다

[서평]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헌법』(이수천, 삼일인포마인, 2020.03.24.)


법학박사이자, 공인회계사, 세무사인 이수천 저자. 그는 국세 관련 위원 활동을 하면서 건국대 겸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상법, 세법, 헌법에 대한 책을 써온 저자 이수천 씨. 그는 우리가 접하는 대부분의 뉴스는 헌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언급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헌법』의 시작은 헌법전문이다. 헌법전문은 헌법의 헌법이라고 불릴 만큼 가장 중요한 내용이다. 


헌법전문은 국민투표에 의해 개정되었다. 헌법전문은 헌법의 핵심으로서 헌법으로서의 효력 역시 인정된다. 헌법전문에는 우리나라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3·1 운동부터, 4·19 혁명까지 그 정신을 이어받는다고 적혀 있다. 헌법총강 제1조 제1항, 제2항을 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영화 <변호사>의 유명한 대사가 여기에 있다. 헌법은 국민주권주의를 주창한다. 


헌법 제2조 제2항을 보면,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재외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진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재외국민들이 한국으로 되돌아오고, 투표권까지 인정하는 게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것이다. 헌법상 국민주권주의의 주체가 되기 위해선 「국적법」을 따라야 한다. 이수천 씨는 국민과 국적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국민주권주의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인권과 기본권은 다르다. 특히 외국인인 경우 인권 차원에선 당연히 보호받지만, 대한민국 국민이 누릴 수 있는 기본권에선 제외된다. 이수천 저자는 14쪽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다만, 인권적 요소가 강한 기본권은 외국인도 누릴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헌법 제3조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여기서 영해는 기선(baseline)으로부터 12해리(1해리 1,852m)까지의 바다를 말한다. 


헌법에서는 자유민주적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을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주민은 외국인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자로 간주된다. 또한 ‘자유민주적’이라 함은 사유재산의 보장을 의미한다. 통일이 된다고 내 재산이 국가에 환수 조치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헌법 제5조 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고 명시한다. 따라서 전두환의 5·18민주화운동 때 자행한 군사 행동은 국군의 사명을 저버린 행위이다. 


헌법 제8조는 정당에 대한 내용이다. 정당 관련 법률은 정당법,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이다. 제3항은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보조할 수 있다”는 것은 의무를 의미하지 않는다. 


5·18민주화운동 때 군사 동원은 헌법에 위배


국민의 권리인 기본권이 명시된 제10조는 포괄적 기본권을 다룬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헌법』의 생각해보기를 보면, 배아와 태아를 기본권인 생명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물음을 던진다. 배아는 생명권의 주체로 보기 힘들고, 태아는 “배아 이후 출산 시까지의 생명체”이기에 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이 서평에서 마지막으로 살펴볼 조항은 제11조 평등권·평등원칙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매우 중요한 조항이다. 이수천 저자는 평등이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상대적 평등, 실질적 평등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생각해보기에선 남성에게만 지워진 병역 의무가 여성에 비해 평등권을 침해하는 일인지 따져본다. 헌법 제39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병역의무를 진다고 규정한다. 그래서 「병역법」이 제정돼 운용되고 있다. 병역의무 관련, 국회에 ‘광범위한 입법재량’이 허용되기 때문에 남성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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