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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 영원의 구원을 노래한 불멸의 고전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다니구치 에리야 엮음, 양억관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황금부엉이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좋아한다.'라고 말하고 싶은 사람에게 고전은 참 까다로운 시험이다.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명작을 읽지 않자니 책 좋아하기 과목의 낙제생 같이 느껴지고, 낙제를 면하고자 대뜸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듯 읽기를 시도해 보면 몇몇 책들은 마치 수학마냥 도저히 사랑스러운 부분을 찾을 수가 없다. 내게 셰익스피어, 펄 벅 등 몇몇 작가들의 책이 재미있는 수업 이였다면 '단테'의 책은 바로 수학처럼 피하고픈 수업 이였다. 개인적으로 종교적 색채가 짙은 서적을 피하는 편견도 있었고 주변 책읽기 지인들의 평도 좋지 않았던 터라 왠지 ‘단테의 신곡’ 읽기는 항상 여름날의 5교시 수업처럼 시작도 전에 지쳐있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의 소개에 적힌 ‘천재 화가 구스타브 도레가 역동적으로 표현한 지옥과 연옥, 천국, 그리고 인간의 과감하고 환상적인 이미지’ 라는 문구는 나를 다시 한 번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게끔 유혹하였다.
단테의 신곡은 지옥편, 연옥편, 천국편으로 이어지며 이를 베르길리우스와 베아트리체의 도움을 받으며 여행하는 단테 자신의 이야기이다. 이 고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읽고자 도전하여 성공하거나 혹은 여전히 다음 기회를 노리고 있을 테니 여타의 책들처럼 다른 소설과 비교해서 이 소설의 내용면이 어떠하다는 평보다는 기존의 출판된 ‘단테의 신곡’에 비하여 이 ‘단테의 신곡’은 어떤가라는 평이 더 유용할 듯하다.
먼저 이 책은 완역본이 아닌 축약본이다. ‘쉽고, 간단하고,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인 것이다. 나처럼 특정 고전에 대한 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거나 단테의 신곡이 어떤 책인지 가볍게 접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참 편안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사진에 나와 있듯 파란색, 노란색, 분홍색 같은 다양한 색의 내지와 앞서 나를 유혹한 화가 구스타브 도레의 일러스트가 꽤 다양하게 실려 무덤덤한 보통의 책들보다 화려한 책이다. 보통 일러스트가 들어있는 책의 경우 한 단락의 한, 두 장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왼쪽엔 글을, 오른쪽엔 일러스트를 수록한 페이지가 대다수라 왠지 동화책을 읽는 듯 한 기분이었다. 또한 19세기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인 구스타브 도레의 작품답게 하나하나의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색다르다. 바쁜 생활에서 책을 읽는 것이 조금 어렵다고 생각될 때 통학시간이나 출근길에 잠시, 잠시 읽기에 쉬운 책이다.
단점은 역시 요약본인 만큼 너무나 가벼운 ‘단테의 신곡’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단테의 신곡이 대충 이런 내용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만약 지금의 나처럼 가볍게 이 책을 읽음으로서 오히려 깊이에 대한 욕심을 가지게 된다면 다시 한 번 단테의 신곡을 구입하여야 할 것이다. 가장 원작에 가깝게 번역된 책으로-
또 이탈리아의 ‘알리기에리 단테’의 고전을 일본의 ‘다니구치 에리야’가 현대의 감성으로 다시 한 번 엮어 쓰고 이 책을 또 한국의 ‘양억관’ 번역가가 옮김으로써 색다른 매력은 가지게 되었지만 이것이 과연 온전한 ‘단테의 신곡’일 것인가 하는 의문은 떨칠 수가 없다. 게다가 엮은이인 다니구치 에리야씨의 후기에도 ‘이 책은 단테 작품의 본질적인 뜻과 생명력을 보다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기 위해, 중심이 되는 부분을 뽑아 의역했다’라고 적혀있으며 1983년 다카라시마 사에서 출판된 신판을 개정하여 일부 내용이 가필 수정되어 탄생한 책이라고도 적혀있는 것을 보면 자꾸만 본래의 ‘신곡’의 얼굴이 궁금해지는 기분이 든다. 언어라는 것이 참 묘한 것이라 국어 속에서도 뜻은 같으나 느낌은 다른 단어가 넘쳐나는데 다른 나라의 언어를 넘나들 때에는 아무리 본래의 뜻에 가깝게 변역하고 변신시키고자 노력한다 해도 한 단어, 한 단어를 말해 나갈 때 제 숨결이 섞이는 것 까지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테의 신곡‘을 편안하게 읽고 싶다거나 동화를 읽듯이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 할 것이며 ’고전‘을 '고전’답게 읽는 것에 욕심이 있다면 조금 가볍지 않을까라는 이야기를 건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