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와 함께 지적 대화를
양원근 지음 / 리미트리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니체와 함께 삶의 질문들을 한번 더 짚어보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며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내 삶의 주인으로, 진짜 나를 발견하고, 내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내는 과정에 있어 이 책이 의미있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하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니체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삶에 대한 익숙한 답을 하나씩 의심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좋은 삶이 무엇인지 남이 정해놓은 기준을 따라 살아왔습니다.

착해야 하고, 인정받아야 하고, 실패하지 않아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인가.

이 책은 바로 그 질문 앞에 조용히 우리를 데려다 놓습니다.


니체는 너무나 유명한 철학자입니다.

신은 죽었다, 영원회귀, 위버멘쉬. 아모르 파티... 이런 단어들은 철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조차 낯설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명하다는 것과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니체의 문장은 때로는 날카롭고, 때로는 너무 차갑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니체가 남긴 하나의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그 뒤에 숨은 맥락을 다시 생각해야만 합니다.

그러면서 차분히 그의 철학을 통해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의 인상적인 장점은 니체를 현재의 우리 삶 가까이 데려다 놓는 것에 있습니다.

니체의 사상을 설명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감정과 관계, 선택과 후회 속으로 끌고 들어옵니다.

철학책을 읽으면서 현실 감각이 떨어진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니체의 이야기가 책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반복하고 있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처럼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니체는, 그리고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인간의 마음을 지나치게 아름답게 포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타인의 평가에 흔들리고, 비교하면서 괴로워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면서도 그런 마음을 인정하기 싫어합니다.

상처받은 일을 오래 붙들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는 그것을 잊었다고 생각하고, 별일 아닌 것처럼 넘긴 감정이 어느 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는데 내가 나를 가장 가혹하게 심판하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을 읽고 있으면 철학이 거대한 관념의 세계가 아니라 인간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관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우리가 힘든 이유는 사건 자체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 사건을 해석하고, 기억하고, 반복해서 자신에게 들려주는 방식이 우리를 더욱 힘들게 만들기도 합니다.

니체의 철학이 지금까지 살아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간의 외부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자기 자신과 싸우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은 놀라울 만큼 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흔히 자아를 아주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안에는 수많은 타인의 목소리가 들어와 있습니다.

부모의 기대, 사회가 말하는 성공,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상적인 삶, 친구와 동료의 성취, 인터넷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타인의 삶까지.

그렇게 만들어진 기준을 우리는 어느 순간 자신의 생각이라고 믿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자기 삶의 주인이 된다는 말은 단순히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오히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부터 다시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나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패하기 싫어서 안전한 길을 선택하면서 그것을 현명함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정작 내 마음을 계속 뒤로 미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됩니다.


이 책은 니체에게서 정답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니체와 이야기를 나누듯 자신의 삶을 되묻는 과정을 만들어 냅니다.

철학은 답을 많이 아는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이전에는 질문하지 않았던 것을 질문할 수 있게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니체의 영원회귀는 그의 중요한 철학 사상 중 하나입니다.

지금의 삶을 똑같이 다시 살아야 한다면 나는 이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매일 반복되는 평범한 하루까지 다시 살아야 한다면 그래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성공이나 실패보다 더 근본적인 곳을 건드립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았느냐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삶을 정말 내 것으로 사랑할 수 있느냐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강한 사람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지기 됩니다.

강함은 상처받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상처를 입은 뒤에도 자기 삶을 포기하지 않는 힘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자신을 무조건 긍정하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부족함을 모른 척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약함과 실패까지 바라보면서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일 것입니다.


이 책이 비슷한 철학 입문서들과 다른 점은 니체의 사상을 한눈에 정리해주는 데 만족하지 않고, 독자가 자신의 삶을 돌아보도록 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니체에 대해 많이 알게 되는 책이라기보다, 니체를 통해 나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는 책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철학이나 니체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 부담이 적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미 니체를 잘 아시는 분들이라면 자신의 삶이라는 새로운 문맥에서 그의 사상을 다시 바라보게 해줄 것입니다.


남의 기대를 지나치게 의식하며 살아가는 분들, 늘 자신을 탓하는 분들, 성공했는데도 이상하게 만족하지 못하는 분들, 비교에서 벗어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지친 분들에게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서, 이제는 남이 원하는 삶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분들이라면 깊이 공감할 만한 책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드라마틱한 변화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라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지금 내가 반복하고 있는 생각 하나를 바라보게 합니다.

내가 왜 미안해하는지, 왜 인정받고 싶은지, 왜 비교하는지, 왜 어떤 결정을 계속 미루는지, 왜 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원하지 않는 삶을 붙잡고 있는지를 묻습니다.

어쩌면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결심보다 이런 작은 질문 하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운명을 환경이나 사람, 사회 탓으로 돌리기 쉽지만 니체가 던지는 질문은 그보다 훨씬 불편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는 선택하고 있으며, 그 선택들이 조금씩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삶은 완벽해진 뒤에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비로소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실패도, 후회도, 예상하지 못했던 상실도, 때로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나 자신의 모습까지도 온전한 내 것으로 받아 들여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니체를 쉽게 설명해주는 책인 동시에, 니체를 읽고 난 뒤 결국 나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좋은 철학책은 책을 읽는 동안보다 책을 덮은 뒤 더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읽어볼 가치와 의미가 충분합니다.



#니체와함께지적대화를 #양원근 #리미트리스 #니체 #교양철학 #북유럽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아라비아 역사 - 중동의 3천년 역사를 이해한다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토미 유조 지음, 정애영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아라비아 반도 지역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살아온 과정은 물론이고, 아라비아의 정세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짚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아라비아의 역사를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오래된 왕조와 전쟁, 종교의 변천을 따라가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중동이라는 하나의 익숙한 단어로 부르는 공간이 얼마나 오랫동안 서로 다른 문명과 욕망, 종교와 교역, 유목과 정착의 힘이 충돌하고 교차해온 장소였는지를 새롭게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낯선 세계를 한꺼번에 설명하려 하기보다, 3천 년이라는 긴 시간을 차분하게 펼쳐 보이며 그 땅이 오늘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지나온 길을 따라가게 해주는 책이었습니다.


처음 이 책을 펼쳤을 때 흥미로웠던 것은 아라비아라는 이름 자체가 갑자기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아라비아를 사막과 석유, 이슬람 같은 이미지로 너무 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 이미지는 역사의 아주 뒤쪽에서 만들어진 결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 이전의 아라비아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도시가 있었고, 왕국이 있었으며, 대상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있었고, 서로 다른 신앙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었습니다.

사막이라고 해서 역사가 비어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막을 가로지르는 길 위에서 역사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아라비아를 외부 세계의 영향을 받은 주변부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라는 거대한 문명권 사이에서 시작해 지중해 세계와 페르시아, 인도, 에티오피아와 연결되고, 나중에는 유럽 열강과도 맞닥뜨리는 과정 속에서 아라비아는 수동적인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교역로를 장악하고 도시를 건설하며 때로는 외부 세력과 경쟁하고 때로는 그들과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아라비아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역사를 왕과 전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는 길이 중요한 역사의 주인공처럼 느껴집니다.

향신료와 향료를 실은 대상이 어느 길로 이동하는가에 따라 도시가 번성하고 쇠퇴했습니다.

바닷길이 열리면 육상 교역로의 의미가 달라졌고,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면 오래된 중심지가 빠르게 주변으로 밀려났습니다.

한때 엄청난 부를 누렸던 곳도 교역의 방향이 바뀌는 순간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역사는 반드시 인간의 의지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선택하지만, 그 선택이 이루어지는 길과 환경 역시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입니다.


지중해 세계에서 아라비아가 향료가 가득한 동화 속 낙원처럼 상상되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먼 곳에 있는 세계는 실제 모습보다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이미지로 먼저 존재하기도 합니다.

정복자는 그 땅을 바라보며 자원이 있는 곳을 보았고, 상인은 이익을 보았습니다.

같은 공간도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갖게 됩니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어쩌면 과거의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다시 상상하는 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명의 중심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역사를 읽을 때 우리는 흔히 로마, 그리스, 중국, 이집트 같은 익숙한 이름을 중심에 놓고 주변 지역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아라비아 내부에서 출발해 역사를 다시 바라보도록 합니다.

그러면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생각보다 허술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오늘의 중심이 내일의 변방이 될 수 있고, 변방처럼 보였던 곳이 어느 순간 세계사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7세기 이슬람의 탄생이 그 대표적인 장면일 것입니다.


이슬람의 탄생을 단순히 종교 하나의 탄생으로만 설명하지 않고, 그 이전까지 축적되어온 아라비아의 사회적, 정치적 변화와 연결해 바라보게 하는 것도 의미있는 지점이었습니다.

역사적 사건에는 어느 날 갑자기 떨어진 듯한 순간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순간을 가능하게 만든 긴 시간이 있습니다.

거대한 변화는 대개 한 사람이나 한 사건에서 시작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밑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온 시간이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이슬람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라는 질문보다 왜 그 시대의 아라비아에서 그러한 변화가 가능했는가라는 질문을 생각하게 합니다.


비슷한 중동사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이처럼 아라비아 반도 자체의 긴 흐름을 중심에 놓고 있는 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동사를 다룬 책들은 보통 이슬람 제국이나 오스만제국, 유럽 열강의 외교정책, 현대의 석유와 분쟁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아라비아는 거대한 국제정세가 지나가는 배경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아라비아가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고대의 왕국에서 시작해 부족과 도시, 종교와 교역, 오만과 예멘,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한 지역의 역사를 길게 이어 붙여 놓았습니다. 그래서 현대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경험이 가능해집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현재를 이해하기 위해 과거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이 책에서는 추상적인 문장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늘날 뉴스에서 접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오만, 시리아 같은 이름들이 책을 읽기 전과 후에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지도 위의 지명이 사람들의 삶과 욕망, 종교와 교역의 기억을 품은 공간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현대의 사건만 따라가다 보면 중동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지역처럼 보이지만, 그 복잡함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 바라보면 조금씩 윤곽이 드러납니다.


중동을 뉴스로만 접해온 분들,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를 조금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분들, 사우디아라비아나 오만, 예멘 등 아라비아반도에 관심이 있는 분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역사책을 좋아하지만 유럽과 동아시아 중심의 세계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선을 얻고 싶은 분에게도 의미있는 책이 될 것입니다.

또한 중동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여행지의 풍경을 단순히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땅에 쌓인 시간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중동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 것입니다.

낯선 지역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곳의 모든 것을 단번에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길고 복잡한 삶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라비아의 역사를 설명하는 책인 동시에,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에 조금 더 넓은 시야를 선물하는 책이 될 것입니다.



#아라비아역사 #중동의3천년역사를이해한다 #시토미유조 #정애영 #AK커뮤니케이션즈 #북유럽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국은 이렇게 일한다 - K-스타트업, 미국 시장에 통하는 방식은 따로 있다
제니퍼 조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미국 현장에서 20년간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작동하는 비즈니스 게임의 룰을 설명하는 책이라 의미 있는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당장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실전 팁이 무엇일지 체크하며 읽어 보았습니다.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거대한 시장, 세계 최고의 기술 기업, 막대한 자본, 그리고 무한한 기회를 먼저 떠올립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스타트업이라면 미국에 진출하는 순간 더 큰 무대가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곳에 도착하면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제품도 괜찮고 기술도 뛰어나며 한국에서는 분명 고객도 있었는데, 미국에서는 좀처럼 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이메일은 읽히지 않고, 어렵게 잡은 미팅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끝났는데도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 책이 의미있는 지점들을 짚어주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국 시장을 단순히 공략해야 할 거대한 시장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사업한다는 것은 영어를 잘하고 미국식 마케팅을 배우는 문제가 아니라, 전혀 다른 규칙으로 움직이는 세계에 들어가는 일이라는 사실을 차분하게 일깨워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느꼈습니다.

미국 진출을 이야기하는 많은 책이 시장 규모나 산업 동향, 투자 환경, 성공 사례를 이야기한다면, 이 책은 그보다 훨씬 가까운 곳을 들여다봅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신뢰가 쌓이고, 거절이 오가고, 한 번의 미팅 이후 다음 약속이 만들어지는 아주 현실적인 장면들입니다.


실력이 있으면 언젠가는 인정받는다는 믿음은 실제 비즈니스 세계에서 쉽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실제 비즈니스는 그렇게 공정하거나 단순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누군가에게 소개받고, 그 사람이 나를 믿어주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신뢰를 이어받는 과정에서 기회가 생깁니다.

결국 시장은 제품과 숫자만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의 집합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저자가 미국도 결국 인맥 사회라는 식으로 냉소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기에서 관계에 대한 훨씬 성숙한 관점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관계란 단순히 아는 사람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상대가 믿을 수 있게 만드는 시간의 축적에 가깝습니다.

소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기회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소개받은 사람이 다시 나를 소개해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줘야 합니다.

결국 네트워크의 본질은 누구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누가 나를 믿을 수 있느냐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도 현실적이었습니다. 

상대가 알아서 이해해주겠지라는 기대를 버려야 한다는 메시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에서는 말하지 않아도 맥락을 읽어주기를 기대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반면 미국식 업무 환경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말하고, 필요한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방식이 다소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추측을 요구하지 않는 정직한 소통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좋은 소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게 됩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좋은 소통일지, 말을 예쁘게 하는 것이 좋은 소통일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좋은 소통은 결국 상대가 나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절하지만 모호한 말보다, 명확하지만 배려 있는 말이 훨씬 생산적일 때가 있습니다.

결국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은 자신의 말을 잘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행동을 가능하게 만드는 데 있는 셈입니다.


미국의 직장이 수평적이라는 흔한 이미지 뒤에 실제로는 결과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게 귀속되는 구조가 존재한다는 설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여기서 수평적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직급이 없고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것이 수평적인 조직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누구나 말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 누가 결정하고 그 결과를 누가 책임지는지가 명확할 때 조직은 더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결국 저자가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렬이라는 단어로 모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객과의 정렬, 파트너와의 정렬, 팀원과의 정렬, 본사와 현지 법인의 정렬,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실제 행동 사이의 정렬입니다.

미국 시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면서 그것을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해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미국 비즈니스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인 동시에 자신의 목적을 분명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경험이 책의 설득력을 높여주는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책상 위에서 미국 비즈니스 문화를 분석한 것이 아니라, 연구원에서 사업개발 담당자, 임원과 경영자로 이어지는 실제 경험 속에서 얻은 통찰을 풀어냈다는 점이 느껴집니다.

실패하고 거절당하고, 다시 시도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자의 조언이 추상적인 이야기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는 몰입감과 현실감, 신뢰감을 주는데 의미있었습니다.


저자는 미국을 지나치게 동경하지도, 한국의 방식을 폄하하지도 않습니다.

두 문화 가운데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하기보다 서로 다른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의 방식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규칙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그 규칙을 이해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해외 진출의 본질이 어쩌면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계화란 모두가 똑같아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접점을 찾아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미국 진출을 준비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분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도움이 되겠지만, 더 많은 분들에게 의미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해외사업이나 글로벌 세일즈를 담당하는 분들, 미국 기업과 협업하는 직장인들, 해외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 분들, 외국인 동료와 일하면서 문화적 차이 때문에 답답함을 느꼈던 분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한편 미국에 갈 계획이 없는 분들도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문화의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한국식 직장문화와 인간관계를 낯설게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익숙한 것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때로는 전혀 다른 세계를 들여다 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은 거대한 기회의 땅이라는 이미지보다, 수많은 사람과 조직이 서로의 신뢰를 확인하며 움직이는 복잡한 생태계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남는 힘은 반드시 가장 뛰어난 제품이나 가장 화려한 경력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분명히 말하고, 약속한 것을 실행하고, 거절을 견디고, 다시 관계를 쌓아갈 수 있는 사람.

결국 어느 나라에서든 오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그런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비즈니스 책은 방법을 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 일을 바라보는 태도까지 바꾸어 놓습니다.

이 책이 바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안내서로 읽어도 충분히 실용적이지만, 더 깊이 읽으면 낯선 세계에서 살아남는 인간의 태도에 관한 책으로도 읽힙니다.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결국 새로운 사람들 사이에서 다시 신뢰를 얻는 일이고,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이렇게일한다 #K스타트업미국시장에통하는방식은따로있다 #제니퍼조 #빈티지하우스 #북유럽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천천히 나이 드는 식사법 - 노화를 늦추는 식탁 ㅣ Stylish Cooking 43
현대그린푸드 지음 / 싸이프레스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기대 수명보다 더 중요한 것이 건강 수명일 것입니다.

단순히 수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한 방법으로 이 책이 주목하는 식탁 위의 음식에 조금 더 신경을 써보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노화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쉽게 설명하는 지점과 거창한 방법이 아닌 쉬운 과학적 식사 법칙을 찾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의미있게 읽어 보았습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내가 뭘 먹고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차근차근 쌓아올린 결과가 바로 노화로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뭘 어떻게 먹는지는 단순한 체중 조절이나 건강관리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 책 또한 그런 마인드로 우리의 식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듭니다.


우리는 보통 노화를 피부의 탄력이나 주름, 흰머리처럼 눈에 보이는 변화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화장품을 찾거나 피부 관리를 받으려고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시간을 붙잡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몸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체크해보는 것입니다.


이 책은 그렇게 노화를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시선을 돌려놓습니다.

세포와 장기의 대사, 혈당의 움직임, 단백질의 역할, 과식과 회복의 관계를 들여다 보면서 결국 나이 든다는 것은 얼굴에서 먼저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생활이 몸 안에 조금씩 기록되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건강을 위해 삶의 즐거움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건강이나 노화를 주제로 식사법을 다루는 책을 읽다 보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이 지나치게 선명하게 나누고, 먹는 일 자체에서 일종의 죄책감을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방향을 제시합니다.

무조건 단순히 뭘 어떻게 먹거나 먹지 말라는 식으로 얘기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탄수화물을 끊으라고 하지도 않으며,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언제나 좋은 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무엇을 먹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언제, 얼마나 먹느냐를 함께 바라보게 합니다.


그렇게 이 책은 건강한 식사를 특별한 사람만 실천할 수 있는 어려운 프로젝트로 만들지 않습니다.

식사 순서를 바꾸고, 밥을 조금 다르게 먹고, 동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단백질의 균형을 생각하고, 조리 방법을 달리하고, 과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처럼 이미 존재하는 일상의 작은 부분을 조정하게 합니다.

건강을 위해 삶 전체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식탁에서 한 두 가지를 바꾸는 방식입니다.

어찌보면 사소하거나 작아 보일지 몰라도 이런 것들이 보다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 좋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책 앞 부분의 이론을 보다 의미있게 읽었지만 뒷 부분의 레시피 역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건강에 대한 원칙만 잔뜩 설명한 책은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책을 덮으면 다시 이전으로 되돌아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일상에서는 매 끼니 뭘 먹을지 자체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기에 레시피가 있다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느껴졌습니다.


레시피에 두부와 콩, 렌틸콩, 귀리, 채소, 생선 등을 활용하면서도 샐러드부터 밥과 면, 국과 탕, 반찬까지 우리의 실제 식탁과 가까운 음식으로 풀어낸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낯선 재료와 극단적인 식단을 강요하기보다 익숙한 음식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는 방식이라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늘어놓는 방식보다 어떻게 먹으면 오래 지속할 수 있는가에 집중하는 점도 좋았습니다.

건강관리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구조에 가깝습니다.

며칠 동안 완벽하게 식단을 관리하는 것보다 수년 동안 무리 없이 반복할 수 있는 식사 습관 하나를 만드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자들에게 완벽한 식단을 요구하기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식탁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책을 읽으며 천천히라는 단어가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우리는 나이를 먹는 것조차 빨리 해결하려고 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젊어 보이고 싶고, 체중을 빨리 줄이고 싶고, 혈당을 빠르게 낮추고 싶고, 건강검진 수치를 단기간에 개선하고 싶어 합니다.

심지어 건강마저 속도의 경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노화는 그렇게 서두른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선택이 긴 시간에 걸쳐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천천히 나이 든다는 말은 단순히 오래 젊게 산다는 뜻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이 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관한 말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으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나이를 먹어가는 동안 내 몸이 너무 빨리 무너지지 않도록 돌보는 것.

결국 중요한 것은 시간을 멈추는 일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도 내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몸을 지키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매일 뭔가를 먹지만, 음식이 몸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음식이 아닙니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몸이 되고, 반복된 식사가 몇 년 뒤의 나를 만듭니다.

내가 뭘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미래의 나에게 어떤 몸을 선물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건강한 식사는 현재의 욕망을 억압하는 일이 아니라, 미래의 나를 배려하는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년 이후의 삶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더욱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건강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들도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부모님의 식사를 챙기고 싶은 분들이나 가족과 함께 오래 건강하게 먹을 방법을 찾는 분들에게 유의미한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 책의 진짜 가치는 특별한 건강 비법을 발견하는 데 있지 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특별한 비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데 있습니다.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정직해서 매일 반복하는 생활을 기억합니다.

하루의 식사가 인생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수천 번 반복되는 식사는 분명히 삶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깨달음을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느낄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천천히나이드는식사법 #노화를늦추는식탁 #StylishCooking #현대그린푸드 #싸이프레스 #북유럽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반도체 패권 지도 - 각국 반도체 핵심 거점에서 심층 분석한 패권 전쟁의 미래
일본경제신문사 지음, 정지영 옮김 / 부키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본 리뷰는 네이버 카페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 받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것입니다.


각국 현지 주재 기자가 밀착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게 해주는 책이 될 것 같아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왕좌에 군림하는 미국 엔비디아, 파운드리 최강자 대만 TSMC, 메모리 사이클에 올라탄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급부상하는 중국과 부활을 꿈꾸는 일본까지.

단순한 기술과 기업 분석을 넘어 지정학적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의미 읽어 보았습니다.


반도체를 다룬 책은 많지만, 읽고 난 뒤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지는 책은 흔치 않습니다.

이 책이 의미 있었던 이유는 반도체를 하나의 산업으로 설명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 산업을 둘러싼 기업, 정부, 자본, 기술, 국가의 욕망이 어떻게 서로 얽혀 움직이는지를 보여준다는 데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이상 반도체가 공장 안에서 만들어지는 작은 칩으로만 느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한 국가의 미래와 기업의 운명, 투자자의 기대, 국제정치의 긴장까지 한꺼번에 떠받치는 거대한 구조물처럼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반도체에 관심이 있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엔비디아, 인텔 같은 기업의 이름은 익숙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실적이나 기술 경쟁만 바라보고 있으면 정작 그 기업들이 왜 특정 지역에 공장을 짓고, 왜 정부가 막대한 세금을 투입하며, 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반도체 기업의 전략까지 바꾸는지는 충분히 보이지 않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보이지 않던 연결고리를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반도체 산업을 기업들의 경쟁이라는 좁은 프레임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들의 생존 전략이라는 보다 넓은 공간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것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인텔의 쇠퇴와 엔비디아의 부상, TSMC의 압도적인 제조 경쟁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경쟁, 중국의 자립 전략, 일본의 재도전, 인도와 동남아시아의 부상까지 읽다 보면 각각의 사건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하나의 지도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 기업, 여러 나라를 조망한다는 데 있습니다.

어느 기업도 영원히 정상에 머물 수 없고, 어느 국가도 과거의 성공만으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여러 장면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산업의 상징이었던 인텔이 모바일과 미세공정, AI 시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 과정은 기술 산업에서 과거의 성공이 얼마나 빠르게 스스로의 족쇄가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해 줍니다.


반대로 엔비디아의 성공을 바라보면서는 단순히 뛰어난 GPU를 만든 회사가 성공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개발자 생태계와 소프트웨어 환경까지 함께 구축했기 때문에 경쟁의 규칙 자체를 바꿀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결국 기술의 세계에서는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기술을 사용하고, 그 위에서 다시 새로운 것을 만들게 만드는 생태계를 가진 쪽이 훨씬 강한 힘을 갖게 됩니다.


TSMC를 다룬 부분에서는 또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기업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력, 물, 토지, 현장 인력, 고급 인재라는 이른바 첨단 산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흔히 기술을 아주 추상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결국 기술은 전기를 필요로 하고 물을 필요로 하며 공장이 들어설 땅과 그것을 운영할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가장 미래적인 산업이 사실은 가장 현실적인 조건 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인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다룬 부분을 보다 의미있게 들여다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의 성패가 단순히 두 기업의 주가나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라 전력과 용수, 인프라, 인재, 정부 정책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단순한 산업단지 건설이 아니라 한국이 앞으로 어떤 산업국가로 남을 수 있는가와 연결된 문제처럼 느껴졌습니다.

한 기업의 투자 계획이 한 지역의 풍경을 바꾸고, 한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제 전략을 바꾸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한때 조직 안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연구가 오랜 시간을 견뎌내며 HBM이라는 새로운 기회의 중심으로 떠오른 과정은 기술의 역사가 얼마나 불확실한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의 시장이 열광하는 기술도 처음부터 미래가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시간을 버티는 집요함이 훗날 기업의 운명을 바꾸기도 합니다.

그런 기다림의 가치에 대해서도 산업적 측면은 물론이고 우리 삶 전반에도 대입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중국과 일본을 다루는 부분도 의미 있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받으면서 오히려 자국만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동력을 얻고 있고, 일본은 과거의 실패를 딛고 다시 첨단 반도체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의 역설을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막기 위해 만든 장벽이 반드시 상대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장벽을 넘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도록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기술 경쟁에서 제재와 통제가 언제나 의도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국가가 시장에 얼마나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도체 산업에서 특히 중요한 질문인 것 같습니다.

반도체는 그냥 무조건 시장에 맡기기에는 이미 국가적 운명이 걸린 중요한 산업이 되어 버렸습니다.

반대로 국가가 전부 결정하기에는 너무 복잡한 산업이기도 합니다.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유럽, 인도까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반도체 산업을 키우려 하지만, 모든 국가가 동시에 공장을 짓는다면 결국 공급 과잉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공장을 짓고, 보조금을 주고, 기술을 확보하고, 공급망을 자국 안으로 끌어 들이고자 합니다.

그러나 미래의 수요가 정확히 어디에서 발생할지는 누구도 완전히 알 수 없습니다.

결국 반도체 패권 경쟁은 미래를 예측하는 싸움이면서,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얼마나 견딜 수 있는가를 겨루는 싸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반도체라는 작은 조각 안에는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이 모두 들어 있습니다.

더 빠른 기술을 갖고 싶다는 욕망, 경쟁국보다 앞서고 싶다는 욕망, 공급망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 미래의 일자리를 잃고 싶지 않다는 두려움이 거대한 투자를 만들어 냅니다.

결국 패권이라는 것도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미래를 먼저 확보하고 싶다는 인간과 국가의 욕망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반도체 산업을 다룬 책들과 비교했을 때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기술 원리만 깊게 파고 들지도 않고, 특정 기업의 투자 전망만 집중적으로 분석하지도 않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미국, 중국, 한국, 대만이라는 익숙한 강자들만 바라보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 인도, 동남아시아, 유럽까지 시야를 넓혀 반도체 산업이 세계 곳곳으로 어떻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각국의 핵심 거점에서 취재한 기자들의 시선이라는 점 때문에 하나의 거대한 산업 보고서이면서도 현장감이 느껴진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반도체 관련 주식에 투자하시는 분들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엔비디아 같은 기업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은 물론이고, AI 산업의 미래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이나 국제정세와 경제의 관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 경제가 앞으로 어떤 산업에 의존하게 될지 궁금한 분들도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특히 반도체를 어려운 기술이나 산업이라 생각하고 접근하기 어려웠던 분들이라면 기업과 국가의 경쟁이라는 큰 관점에서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반도체 자체를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 반도체를 통해 지금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에 가깝습니다.

반도체를 가지고 거대 국가와 기업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가 얼마나 정교하면서도 불안정한 구조 위에 세워져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결국 반도체의 미래는 어느 한 기업이나 어느 한 국가의 힘만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시대일수록 중요한 것은 하나의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라 변화의 지형을 읽는 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반도체에 관한 지식을 늘려주는 책을 넘어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한 단계 넓혀주는 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도체 뿐 아니라 세계의 경제와 기술, 그리고 국가의 미래가 어떤 방식으로 서로 얽혀 움직이는지 알고 싶은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반도체패권지도 #각국반도체핵심거점에서심층분석한패권전쟁의미래 #일본경제신문사 #정지영 #부키 #북유럽 #서평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