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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Zone
차동엽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현명한 사람은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을 변화시키고, 대처해 나간다. 그로인해 성공하고, 부와 명예를 얻는다. 반면, 바보는 세상의 변화에 대처할 줄 모르고, 고집스럽게 자신의 뜻대로 살아간다. 그래서 세상에 외면을 받는다. 하지만 그런 바보가 세상을 이끌어 왔고, 바꾸어 왔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바보ZONE>을 읽으면서 계속 이 말이 생각 났습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어릴적에는 참 바보처럼 살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손을 뻗으면 모든 것이 손에 닿을 것 같고, 자신이 자라는 만큼 더욱 많은 것을 손에 쥘 수 있다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세상을 알아가면서 자신이 변하는 것이 훨씬 쉽고 빠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바보ZONE>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보들을 위한 책도 아니고,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도 아닙니다. 바보같은 마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그래서 자기계발서 임에도 일상적인 에세이처럼 쉽게 읽히고, 명쾌한 답변보다는 생각할 무엇(?)을 던져주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책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바보ZONE>은 우선 '바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생각을 바꿔 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보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왔고,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런 바보들(?)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생각하게 해주고 반성하게 해줍니다. 2010년에 가장 주목받은 경영자이자, 한 언론에서 21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경영자로 평가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 그리고 그가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식에서 연설한 'stay hungry stay foolish' 이야기와 함께 우리 안의 바보존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는 그런 바보들의 철학인 블루칩 12가지를 소개하면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그 12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상식을 의심하라
2. 망상을 품으라
3. 바로 실행하라
4. 작은 일을 크게 여기라
5. 큰일을 작게 여기라
6. 미쳐라
7. 남의 시선에 매이지 마라
8. 황소걸음으로 가라
9. 충직하라
10. 투명하라
11. 아낌없이 나누라
12. 노상 웃으라
위의 12가지 철학과 그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은 궂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더라도 하나의 좋은 이야기로 읽어도 좋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가지를 적어 보자면, 우선 "미쳐라."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햇빛을 바라보다 시력을 잃을 뻔 한 뉴턴의 이야기나 식당에서 주문을 잊은 베토벤의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님에도 충분히 감명깊고,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마도 그만큼 미쳐 본 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가지만 더 이야기 하겠습니다. 바로 "황소걸음으로 가라."입니다. 이 이야기는 속도의 시대에 '빨리 빨리'를 외치는 문화 속에서 살고 있는 저에게, 그리고 '빨리 빨리'로 인해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의미로 남을 것 같습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노인을 보며 웃는 이백에게 "그만두지 않으면 가능하다네."라고 말하는 노파의 말과 세계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의 "연습을 통해 지금도 내가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라는 이야기는 짧은 글로 큰 울림을 주는 구절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들과 글이 있지만, 그것은 읽는 사람에 따라 울림이 다르기 때문에 저의 개인적인 생각은 여기서 멈추겠습니다. <바보 ZONE>을 읽는 모든 분들이 첫 장을 읽을 때의 자신과 마지막 장을 넘길 때의 자신이 다름을 꼭 느끼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을 적으면서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 즐거운 독서 하시길 바랍니다.
p.108 - "미치지 않고는 될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홀로 걸어가는 정신이란 남들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출세에 보탬이 되든 말든 호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정신이다.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이것저것 따지기만 해서는 전문의 기예, 즉 어느 한 분야의 특출한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힘이 바로 벽이다."
p.263 - 시간을 부리는 사람은 흐르는 시간에 휩쓸려가지 않고, 멈춘 시간을 즐긴다.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홀린 듯 눈앞의 진경(珍景)을 만끽한다.
p.268 - 단지 잃어버렸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