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서 널리 알려진 장하준 교수님의 신작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하준 교수님의 책은 항상 느끼지만 재미있습니다. 내용뿐만 아니라 글 자체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교수님께서 서론에서 밝히신 바와 같이, 경제학이 아닌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대부분의 지식은 복잡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 p.15 :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내가 말하는 '경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올바른 길을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에는 고도의 전문 지식이 필요하지않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날마다 전문적인 온갖 종류의 판단을 내리고 있다. 식품 공장, 정육점, 식당 등의 위생기준이 어때야 한다는 것은 전염병 학자가 아니어도 모두 아는 사실이 아닌가. 경제에 관한 판단을 내리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렇게 말씀하신 교수님의 의도대로 교수님께서는 이 책에서 경제 현상 및 환경들을 굉장히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굉장히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설명 덕분입니다. 실제로 사회는 경제학, 정치학, 윤리학, 경영학, 법학 등과 같이 정확하게 경계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경제를 이야기하면서 정치를 논하지 않을 수 없고, 정치를 말하며 법을 논하지 않을 수 없으며, 법을 논하며 도덕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처럼, 모든 것을 이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은 굉장히 다양한 분야를 함께 설명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보다 쉽게 이끌어 줍니다.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론으로 들어가서, 이 책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에 이어서 신자유주의, 즉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비판하는 책입니다. 전작인 <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이 더딘 이유에 대해 중점을 두었다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세계 전반에 걸친 여러사례와 이론들을 소개하고, 그것이 옳고 그른지를 증명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는 이책을 읽으면서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눈먼 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눈을 뜨고도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는지 보여준 것이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와 너무 닮았기 때문입니다. "자유"라는 말을 너무나 믿어버린 나머지... 신자유주의, 자유 시장 경제체제가 가장 올바른 것이라고 믿고, 정책을 시행하고, 발전해 온 지금의 모습이 우리가 바라고 꿈꾸던 세상과는 많이 다른 것이 안타깝습니다. 
 
개인적으로는 
 
Thing 3 -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Thing 4 -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Thing 6 -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Thing 9 -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Thing 16 -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Thing 17 -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 20 -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Thing 22 -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정보화 시대, 지식경제사회 등등.. 인터넷이 가져온 혁신이 무한하다고 듣고, 배워온 저에게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는 이야기는 말 그래로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뿐만아니라,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해야한다고 알고 있는 경제 지식을 깨뜨리고, 교육수준이 높을 수록 경제발전이 용이하다는 이야기도 깨뜨려 주었습니다. 기회의 균등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적절한 결과의 균등도 필요하며, 최근 문제가 된 금융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칠 정도로 복잡하고 효율적이라는 시원한 답변까지 해주고 있습니다.

외에도 15가지, 전체 23가지의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그를 비판하거나 반박하면서, 전체적을 신자유주의, 자유 시장 경제체제를 비판하고 보다 올바른 자본주의 체제를 제시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 보아야할 경제도서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 - p.300 : ~ 차를 빨리 몰 수 있는 것은 브레이크가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가 없다면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도 심각한 사고를 낼까 두려워 시속 40~50킬로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업이 자기 인생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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