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Patricia Kaas - Sexe Fort
파트리샤 카스 (Patricia Kaas)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03년 12월
평점 :


프랑스 문화에 대한 이미지 중에서 퇴폐성을 아주 빼버릴 수는 없다.

캉캉도 그렇거니와 최초의 오페레타였던 오펜바흐의 오페레타들도 퇴폐성을 팔아먹는 것이었다.


그 뿐인가?

프랑스하면 물랑루즈와 리도로 상징이 되는 전 세계 캬바레의 종주국 아니던가?


그런데 프랑스가 수입된 문화 중에서도 퇴폐성을 잘 부각시키는 것이 있다.

바로 미국의 블루스다.


미국의 블루스는 향토적이고 고전적인 블루스가 있고, 화려한 시카고 풍이 있고, 백인들이 좋아하는 록음악풍이 있다.

미국 대중음악 중 블루스와 조금이라도 관련있는 음악들은 이 3가지 풍을 활용하는 유형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수입해서 발전시킨 블루스는 미국의 블루지이~ 하고는 좀 다르다.

바로 퇴폐적인 블루스다.


사실 프랑스의 블루스는 미국 이상으로 유서깊다.

블루스 하면 향토적인 미국 남부의 블루스 외에는 아직 달리 없었을 뿐더러 미국 대중들이 블루스의 가치를 모르던 1920년대에 이미 프랑스에서는 블루스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많았다.

블루 아이드 소울 음악은 영국보다는 프랑스에서 먼저 태어난 셈이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그냥 도회지 풍의 블루스는 이미 미국의 세인트 루이스와 시카고 등에서 자라나고 있었지만 도회지풍 블루스에 퇴폐적인 성격을 부각시킨 블루스는 프랑스가 먼저였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자랑인 캬바레 문화와 어울린 결과다.


그러나 그 결과 오히려 지극히 정통 블루스다운 블루스가 나와버렸다.

비결은 "하~도 진~~~~ 해서" 였다.


이런 퇴폐적인 블루스에서 끝장을 보고야 만 가수가 하나 나왔다.

그녀가 파트리샤 까스다.


퇴폐성을 블루스라는 음악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극대화시켰다고 할 수 있는 것이 파트리샤 카스의 음악세계다.


그 결과 극대화된 퇴폐성은 블루지~ 한 것과는 전혀 다르면서 관능성과도 달랐는데, 그 도발성을 굳이 논하자면 글램 계열의 음악은 무대분장갖고 장난치는 것에 불과할 지경이다.


결국 파트리샤 카스는 "블루스 말고 딴 음악" 만들었다고 해야 할 지경이 되었으니, 끝장을 보아도 아주 "지대루다가" 끝장 본 셈이다.


비결은 허스키한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끈적끈적한 메조 소프라노의 목소리, 그리고 끓어오르는 정염을 억지로 절제하는 듯한, 파트리샤 카스 특유의 창법이었다.


그런 파트리샤가 잠시 특유의 블루스 음악을 버린 듯 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블루스로 돌아왔다.


여전히 퇴폐적이고, 여전히 끈적끈적했지만, "블루스 말고 딴 음악" 까지는 아니었다.

그냥 블루스였다.

샹송다운 곡도 있어, 아주 예전의 그 세계로 복귀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쨌건 미국제보다는 진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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