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2005년에 시작한다.나는 스물한 살이다.스물한 살의 내 모습이다.지금의 나는 훨씬 나이를 먹었고, 입체적이다. - P-1
스물한 살쯤 나는 알게 된다.어떤 일자리든 좋은 일자리이며, 형편없는 일자리마저 좋은 일자리라는 것을. 일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운이다. - P-1
나이 든 여성이 1등으로 경기를 마친 뒤 우아하고 단단한 미소를 짓는다. 주먹을 불끈 들어 보이는데, 혼자만의 축하 같다. 그녀가 수영장에서 나오는 모습을 바라본다. 데크가 분주한 와중에도 그녀는 혼자인 듯 보인다. 나는 코트를 걸쳐 입고 토론토의 밤공기 속으로 나선다. - P125
갑자기 어른이 된 것 같으면서도, 동떨어진 트랙에서 혼자 반대 방향으로 뛰는 사람처럼 미숙해 보이기도 했다. - P26
김은희 곁에서 활짝 웃고 있는 남자에게도시선이 갔다. 어떤 웃음은 성실하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사진을 가계부 공책에 도로 끼워놓았고 서둘러 제자리에 두었다. - P43
나는 울 수 없었다.우는 대신, 슬픔에 침잠하는 대신, 나는 그저 바랐다. 내가 아픈 것이 어머니 탓이 아니듯 어머니의 슬픔에 내 잘못이 없기를. - P47
가난은 때로 사람을 염치없게 만든다. 20년 전 일을 엄마는 아직도 부끄러워했다. 엄마가 창피해하는 건 이런 일들이다.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