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언제나 비생명체의 환생, 무기물의 조립(bricolage), 한 행성의 토양을 이루는 실체-가이아(Gaia), 즉 지구-의 카니발이다. 이것은 잡다한 것으로 뒤얽힌 자기 몸의 가장 작은 입자들 속에서까지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과 존재 방식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 각각의 나(moi)는 지구를 위한 운송체, 행성이 자리를 옮기지 않고도 여행을 떠나게 해주는 배다. - P-1
우리는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 전 세계로 나아갈 필요가 없다. 모든 살아있는 존재의 내면에는 모든 것에 대한 하나의 관점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관점, 이 전체는 어떤 대상의 것이 아니라, 존재 가능한 어떤 생명의 것이다.이것이 세계가 다시 자기 집을 찾도록 하는 방식일 것이다. - P-1
"소극적 수용력 Negative Capability"소극적 수용력은 현대적 개념이 아니라 키츠에게서 유래한 표현이다. 그는 남동생들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나는 특히 문학계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루게 해주는 자질, 셰익스피어도 풍부하게 지녔던 소극적 수용력의 중요성을 깨달았어. 그건 사실이나 논리를 성급하게 추구하지 않고 불확실함이나 신비, 의심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지... - P-1
그는 줄곧 그녀를 생각하면서 도시들을 지나간다. 한 도시, 또 한 도시, 한 소절, 또 한 소절, 피닉스, 앨버커키, 오클라호마. 그는 차를 몰고 지나간다. 내 어머니로서는 결코 할 수 없었던 방식이다. 만약 우리가 그런 식으로 사태를 뒤로하고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머니는 바로 그런 것을 생각하셨던 것이 아닐까 슬픔을 그런 식으로 지나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P-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