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나는 그런 의문을 직접 히다카 선생에게 던진 적이 있다. 선생은 씁쓸한 표정으로 "노예의 말이지요."라고 한마디 흘렸으나 그 이상은 말을 아꼈다.
, 기껏해야 철수할 때의 고생을 피해자적 관점에서 기억하는 경우가 많았지 가해자·지배자로서의 존재 형식을 고통스럽게 인식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히다카 선생의 사상의 밑바탕에는 그 고통의 감각이 있었다. - P44
더 이상 어떤 권위에도 기대고 싶지 않다 오래 살아 속속들이 배운 것은 그것뿐 (...) 기댄다면 그것은 의자 등받이뿐
「기대지 않고」에서
2006년 2월, 시인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나는(2006)년 (2)월 (17)일, (지주막하출혈)로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생전에 써둔 것입니다." - P50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사람들은 일하고, 웃고, 울고, 싸우고, 사랑을 하며, 아이를 낳는다. 내게는 이런 현실이 더할 나위 없이 불가사의하게 느껴진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불가사의함이다. - P55
디아스포라는 고향, 국가, 가족, 혈통 같은 허구의 관념에 믿음을 두지 않기에, 적어도 작품으로 자기의 흔적을 새겨서 남기고자 하는 어려운 희망을 품는 것이다.
나는 하다못해 내가 아는 사람들에 관해서만이라도 다양한 삽화를 남겨 두고 싶다. 그 삽화가 현실과 유리된 낭만적 미담이나, 반대로 눈물로 얼룩진 비가로서 전해지는 일을 참을 수 없기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통해 단편적인 메모만이라도 남기고자 했던 이유다. - P58
진실을계속 이야기하자 -연재를 마치며 2023년 7월 6일
이 연재는 이번 글을 끝으로 마감하게됐다. 나 스스로 바란 일은 아니다. - P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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