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모든 암 종양을 죽이는 신약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인류가 아직까지도 정복하지 못한 암을 죽인다니 암 환우들에게는 엄청난 희소식일 수 없다.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점이 생긴다.인간은 왜 질병에 걸리는 것이며 사망에 이르는 것일까.역사가 묻고 시리즈 가운데 이번 역사가 묻고 생명과학이 답하다의 본문에서는 이처럼 인간의 생로병사와 관련된 열 가지 키워드로 인간의 생명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출산을 설명하기 위해 인간이 영리하게 진화해온 역사에서부터 유전, 질병, 노화 등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다양한 자료와 삽화가 독자의 이해를 높이도록 도와주었고 이어진 저자의 친절한 어원 설명까지 이어져 낯선 분야임에도 흥미를 갖고 집중할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끌었다.본문에서는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영화 가타카를 언급하기도 하며 생명과학 이야기를 펼치는데 전혀 문외한이었던 분야인 터라 이는 그야말로 신세계 그 자체였다.또한 흑사병의 원인이 우주 행성들의 독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나 우두 접종을 맞으면 사람이 소로 변한다는 엉뚱한 웃지 못할 가설들에 다소 딱딱하다고 느낄 수 있는 주제임에도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페이지가 넘어갔다. 이어 과거 파리 여행 중 빠질 수 없는 루브르 박물관 관람에서 우연히 마주한 기이한 동상이 라마수였고 이 라마수가 국제 장기 이식 협회의 로고였다는 사실이나 현 인류와 과거의 인류 사이의 두개골이 다르다는 사실과 같이 처음 알게 되는 다양한 지식들의 향연에 지적 갈증마저 해소되었다.여기에 과학자들이 언급했던 명언들까지 더해져 끊임없이 발전해 온 생명과학의 역사에 나 또한 겸손함을 느끼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우리가 일상적으로 느끼던 사소한 모든 것들이 생명과학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끼게 되었다.또한 곳곳에서 생명과학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관심, 진심어린 우려가 드러나 크나큰 애정이 느껴져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이번 독서는 두통이 생기면 쉽게 먹는 진통제마저도 경험과 부합하지 않아 과학적 증명이 어려워 갖은 방해 요소 속에서 성장한 생명 과학과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나에게 주어진 오늘 역시 무탈하고 편히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가슴 깊이 더욱 큰 감사를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