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은 주로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미래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보다 다양한 가능성의 예상치 못한 소재와 상황들이 그려져 저자의 제한 없는 상상력에 감탄하며 새로운 세상을 느껴 볼 수 있다는 매력을 내포하고 있다.17일의 돌핀 역시 여덟 편의 단편 SF작품으로 한요나작가가 창조해 낸 독특한 색깔의 인물들과 배경의 미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광활함에 공허함마저 느껴지는 우주를 등장시키며 텅 빈 마음에 인간성이 사라진 인류와 외계인 등의 인물들이 작품에 자연스레 녹여 표현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하였고, 낯선 상황과 소재들로 위화감을 조성하여 소통이나 교감할 수 없는 심적 거리감을 드러내 오히려 독자가 해당 감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나타냈다.궁극적으로 저자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명확히 드러내기보다는 여운을 주는 결말들로 독자가 상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었지만 빼어난 묘사로 그 작품의 배경과 이미지들은 마치 눈앞에 보이듯 선연하게 표현되었고, 인물들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 강단있고 소신있는 인물과 대비되어 아직까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인물까지 작중인물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어 인물을 탐구하는 재미도 뛰어났다.우주를 유영하는듯한 몽환적이고 이질적인 이미지가 각 단편이 주는 색다른 분위기에 융합되어 공감각적 효과가 독특함을 더욱 배가시켜주었고, 뒤로 가는 사람과 같은 독특한 표현들의 향연에 신선함마저 느껴졌다.한요나작가의 이번 작품은 SF 작품만이 이끌어 낼 수 있는 본연의 매력을 한계치까지 최대한 끌어내 독자에게 정면으로 맞선 결정체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