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심조원 지음 / 곰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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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이슈였던 잔혹동화라는 컨텐츠.

이는 기존에 대중들이 익히 알고 있던 동화의 단순한 권선징악이라는 결말의 이면에는 기실 그로테스크하고도 잔혹한 이야기들이 숨어있었음을 드러내며 특유의 매력으로 화제가 되었다.

그 동화들은 대부분 신데렐라나 백설 공주와 같은 서양의 동화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기묘한 제목의 도서는 한 권 가득 우리나라에서 구전되던 작품들을 열거하며 표면적으로 드러난 줄거리 이외 그 안에 상징적으로 나타낸 소재와 숨어있는 의미, 시대적 관습 등을 아우르며 독자를 호기심과 흥미의 동화의 세계로 안내한다.

헌데 본문을 참고하자면 어쩌면 동화조차도 한국형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세뇌된 것인지 어린 시절 자연스레 접했던 동화 가운데 여럿은 언어를 습득한 남성 중심의 사회적 배경으로 말미암아 각색되며 곡해된 내용으로 전파되거나, 이야기들이 구전으로 전파되다 보니 전해내려오는 기억만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특히 그 가운데 너무나 유명한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 역시 성폭력과 약탈혼을 가해자의 눈으로 로맨틱하게 그려진 대표적 사례라는 의견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또한 익숙한 표현임에도 그 실체가 여성의 몸이 음식으로 취급되어 묘사되었던 표현들, 도깨비가 남성성을 상징한다는 놀라운 사실들은 전혀 생각지 못한 발상이었다.

하여 이를 토대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임에 있어서는 무조건적인 습득보다 비판적 시각과 선별적 수용이 필요한 자세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본문에 제시된 우리 이야기들은 솔직하면서도 해학스럽고 꽤나 선정적이며 직설적이고 심지어 천륜을 어기기도 하는 충격적 스토리가 즐비해 있었다.

이에 당혹스러운 부분도 존재했지만 결코 겉으로 보이는 이야기가 끝이 아닌 그 안에 담긴 교훈과 여성의 낮은 지위와 억압의 고통들을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을 페미니즘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또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난해하지만 정겨운 사투리의 문헌들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친절히 설명해 주는 성실함은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줌으로 만나 소통을 하는 옛이야기에 대한 저자의 열정과 맞닿아 있었다.

이렇게나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어 한편으로는 안데르센이나 그림형제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구전되는 이야기들도 시대에 맞게 각색이 되어 그 명목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시대가 흐름에도 고전 작품들은 꾸준히 스테디셀러로 읽히듯 우리 선조들에게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 역시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분명 있을 터.

현대적 시선으로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들만을 취해 옛이야기에서도 선조들의 지혜와 기치를 배워가는 기회가 다양해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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