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시대 - 하얼빈의 총성
이우 지음 / 몽상가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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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를 죽이려다 엉뚱한 일본인을 죽였다.
그렇다면 나는 독립의병인가, 살인자인가.

파격적이고 참신한 띠지의 줄거리가 너무나 매력적이고 호기심을 이끌어 단숨에 읽게 된 정의의 시대는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 사건을 각색하여 정의태라는 인물의 실수로 하여금 정의에 대하여 고찰하게 만든 이야기였다.

단순히 산수와 같은 문제가 아닌 우리 삶 앞에 주어진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 명쾌한 정답이 있을까?

과연 100%라는 것이 존재할까?

언제 어디서나 예외라는 상황이 발생되기에 결코 단언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고 역지사지라는 말 또한 존재하는 법.

하여 정의라는 단어의 정의 또한 단 한 번에 정의하기가 어렵고 정답 또한 도출해 내기 복잡다단하다.

단순한 문제들에도 다양한 조건들이 부합해야만 정답을 얻어낼 수 있는 예외투성이의 상황에 이념의 대립과 도덕의 간극이 충돌을 일으킨다면 어떠한 잣대를 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것일까.

하나의 명제에 반하는 수많은 역설이 존재하기에 작중인물인 정의태가 처한 상황은 상상조차 끔찍하다.

살인이라는 정당화하기 어려운 행위에 그 대상마저 엉뚱한 인물이라니.

스스로의 신념에도 반하는 모순되는 결과로 정의와 어긋나는 종교적 윤리인 신앙을 버리고 의병이 되기를 선택한 정의태가 처한 상황은 그의 행동이 무조건 맞거나, 틀리다고 단언할 수 없기에 독자 스스로도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게끔 유도한다.

여기에 이완용이나 을사조약 등 역사적 장치들을 이용해 현실감을 높여 더욱 몰입도를 높였고 신부와 어머니, 살해당한 이의 아내까지 등장하는 등 다양한 관점으로 살인이라는 행위를 바라볼 수 있게 짜여진 치밀한 플롯 역시 가독성을 배가시켰다.

특히나 희곡으로 쓰인 작품이었기에 등장인물이 눈에 보이듯 묘사되어 영상화되어도 손색이 없을 작품이라 느껴졌다.

다양한 감정이 교차되며 정의에 대하여 고찰해 볼 수 있는 신선한 작품이었기에 연극 작품으로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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