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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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읽으며 당황스럽기는 처음이었다.

이념 대립으로 인한 북아일랜드 투쟁의 참혹한 현실을 날것 그대로 표현해 더욱 끔찍하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표현이 난무한 블랙코미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전쟁으로 인해 다양한 트라우마의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우매하고 몽매한 인물들로 하여금 점점 무뎌지는 참상은 아이들이 전쟁과 무기에 익숙해져가는 끔찍함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고 아비규환의 현실을 가십거리로 다룬다는 설정마저 놀랍고 감탄스러웠다.

비탄스러워해야 할 일들마저 자각하지 못하는 설정, 무덤덤한 어조로 현실을 표현하며 판타지적 요소까지 차용해 혼란과 혼돈을 더욱 극대화하는 천재적인 저자는 살인과 죽음이 일상이며 무엇이 우선인지 구분조차 못하며 사리분별이 불가한 판단력 상실의 카오스를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불쾌한 골짜기를 연상시키는 도입부와 달리 일부만 읽었지만 작품을 읽을수록 저자의 필력에 감탄했기에 소설의 전체 이야기가 너무나 기대되는 짜릿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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