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받은 순간 잠시 훑어보려다가 흥미로운 주제와 특유의 흡입력에 의해 완독하게 되어버린 소설 다이브는 소설 Y 작품답게 창비만의 톡톡 튀는 기발한 표현들과 상황 설정으로 단숨에 매력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그 한계 속 상호 충돌의 접점에서 인간의 욕심과 미련을 먹먹함과 처연함이 내포된 섬세한 문체로 하여금 상처를 더욱 곪게 해 도려내는듯한 아픔으로 그려내 독자에게 안타까움, 여운 등 시나브로 수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드는 마성의 작품이었다.한때 멈출 수 없어 새벽까지 정주행하며 감탄을 자아내게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블랙미러를 감상하듯 가까운 미래를 흥미롭게 그려낸 판타지 작품이라 호기심을 가지고 몰입해서 감상하게 되었고, 작품 초반에서부터 새벽 배송과 같은 우리의 일상 속 소재들이 등장하는 센스로 하여금 오늘날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2057년의 이야기임에도 지극히 현실적이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낯섦으로 직조된 결정체로 다가왔다.뿐만 아니라 충격과 예상치 못했던 반전과 결말에 허탈함도, 모순으로 인한 괴리감도 다가와 다양한 감정이 혼재하게 해 독자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것으로 예상되어 더욱 오묘하고 기묘한 작품이었다.오늘날 가지고 있던 선입견, 편견, 프레임조차 시대상과 배경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며 그 어디에도 기준과 평균, 보편성은 없다는 깨달음까지.짧은 작품이었지만 가슴속에 파고들어 뇌리를 스치는 바는 블록버스터 영화와도 같았고 곱씹을수록 심지어 불쾌한 골짜기를 경험하는듯한 이질감까지 제공한 파격적이고 독특한, 그렇지만 존재에 대한 의구심까지 자아내는 엄청난 잠재력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