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여름, 꿈의 무대 고시엔 - 100년 역사의 고교야구로 본 일본의 빛과 그림자
한성윤 지음 / 싱긋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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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기적에서부터 오징어 게임의 흥행까지.

지금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기세는 꺾이질 않고 있다.

그러나 한국 콘텐츠가 주목을 받기 십여 년 전, 오히려 일본 드라마가 붐을 일으키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의 한국 드라마와는 판이한 주제들로 엄격한 예의범절과 절제된 표현 속에서 뭉클하면서도 가슴을 저며오는 감동이 그것이었는데, 이 방향과는 반대로, 고교 야구의 경우에는 한국의 고교 야구가 쇠락함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고교 야구인 고시엔은 여전히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야구에 대하여 문외한인 나에게 일본 고교 야구인 고시엔의 이야기는 더욱 생경했지만, 예전에 보았던 일본 드라마와 같은 감정들을 그대로 불러일으켜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와 분위기들이 뒤섞이게 되어 진면목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그 순간 새롭고도 익숙한 감정들에 둘러싸이게 되어 고시엔이 진정 한 편의 드라마로 이어지는듯해 그들의 땀, 열정, 꿈, 청춘을 뜻하는 단어들이 어우러져 마치 청춘 드라마를 본 듯한 경험마저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도게자 문화까지도 드러나는 엄격하고 딱딱하면서도 정확한 기준의 치열한 경쟁까지도 점점 열정과 노력, 스포츠 정신과 어우러져 뭉클함에 미소가 지어졌고, 고시엔의 규칙과 독특한 문화들이 정착하게 된 배경, 파급력, 사소하고 디테일한 규칙들까지 나열하여 전문가 이상의 정보를 제공함에 책을 쓰는 동안의 저자의 노력이 피부로 느껴지는듯했다.

여기에 매 주제마다 한국과 일본의 야구 문화 차이를 보여주며 쇠락한 한국 고교 야구에 비해 여전히 건재하는 고시엔의 인기와 명암, 각국의 한계를 함께 보여주며 우려되는 부정적인 시각까지 담아내 이를 안타까워하기에 진심 또한 느껴졌다.

눈물과 아쉬움이 공존하는 고시엔에 대한 책 한 권을 읽게 되어 함께 울고 웃으며 청춘 드라마를 시청한 기분이라 완독을 하면서 독자로서도 먹먹함마저 들게 한 고시엔.

코로나로 인해 헹가래 장면을 볼 수 없었던 해를 뒤로했지만 올해는 봄 고시엔, 여름 고시엔에서 흙을 퍼담는 학생들을 볼 수 있을까?

만약 앞으로 기회가 닿아 고시엔이나 이를 다룬 작품을 접하게 된다면 뜨거운 여름의 노스텔지어로 소리 내어 울음이 터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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