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과학이 필요하다 - 거짓과 미신에 휘둘리지 않고 과학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힘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유영미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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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오래전부터 뿌리 깊게 박혀있던 외모지상주의라는 풍조에 태클을 걸며 지적 소양을 강조하던 때가 있었다.

시쳇말로 뇌섹남, 뇌섹녀라는 단어들이 회자되었고 당시 예능 프로그램 중에는 패널들이 함께 문제를 푸는 문제적 남자라는 TV 프로그램이 이 시기를 통해 급물살을 타며 화제가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면, 너 나 할 것 없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승부욕과 지적 갈증으로 인하여 출연자들이 조급함마저 느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마치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의 마지막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와 같이 보여졌다.

그런데 이번 도서를 읽고 평소 내가 전혀 느끼지 못했던 자아실현의 욕구를 격하게 느끼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는 추천사에서도 전주홍교수가 언급하듯 호기심에 살짝 들여다보면 멈출 수 없는 도서의 매력으로 책장을 연 순간, 덮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샴푸를 먹는 유니콘과 같은 톡톡 튀는 예시의 기발함도 있었고, 힉스 입자의 보고 논문과 같은 예시에서는 감동까지 느껴졌으며 여기에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들을 언급하며 등장한 웃지 못할 비하인드스토리까지 갖춰져 다양한 매력 요소가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수학과의 비교로 각각의 매력을 드러내기도, 과학 속 명제들로 예시를 들어 다양한 언어유희로 언어 공부를 한 것 같기도 한 이번 도서는 광범위한 과학을 다루는 전반적인 내용들에 적응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지만 친근하고 흥미로운 예시로 벽을 허물어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오류조차도 진보를 할 수 있는 디딤돌로 여겨, 생각의 전환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과학의 진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들을 마주할 때면 과학에 대하여, 그리고 이과에 대하여 수포자나 문송합니다 라는 단어들을 쉬이 사용했던 과거가 부끄러워지기도 했으며 진중하면서도 조금이라도 열린 가능성에 주목하는 저자의 자세에 겸손함과 반성을 느꼈다.

서로 화합하며 유관된 분야와 포용하여 열린 시각으로 지식인이 가져야 할 자세까지 보여준 이번 도서는 과학에 대해서는 언제나 먼발치 떨어져 있던 나에게 인식을 바꿔주는 감사한 경험이었고 지적 갈증을 파생하기도, 경각심을 주기도, 학습과 탐구에 대한 욕구를 함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과학의 긍정적이고 매혹적인 이면을 처음으로 마주하게되어 너무나 인상적이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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