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죽을 것인가 - 현대 의학이 놓치고 있는 삶의 마지막 순간
아툴 가완디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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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멸망하기 전날,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

그러나 그가 멸망이 아닌 난치병이나 불치병, 희귀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앞둔 삶을 산다면 그는 여생 동안 어떤 삶을 살겠다고 언급했을까?

흔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기 전 날 할 일에 대해서는 잠깐의 고민 이후 일말의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을 가십거리일 수 있을 테지만, 시한부 인생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나날들을 어떻게 끝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운하고 금기시된다는 인식들로 인하여 쉬이 생각하거나 대화하지 않는다.

하여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납득키 어려운 이 시기를 우리는 아무런 준비 없이 마주하게 된다.

이에 본문에서는 꼭 논의되고 준비되어야 하지만 이를 꺼리고 있는 오늘날 우리가 죽음을 마주할 마지막 시기에 대하여 다룬다.

발전된 의학 지식과 매섭게 증가하는 고령인구의 상승세, 피할 수 없는 노화 등을 나열하여 독자들에게 현실에 대한 관심을 환기 시킨 뒤, 여기에 다양한 마지막 순간들을 제시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태도, 방향, 그리고 의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나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것을 첨언한다.

다만 죽음과 죽음을 앞에 둔 기간에 대하여 우리가 단순히 무섭거나 두려운 개념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용기를 갖고 현실에 순응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준다.

수많은 사례들과 저자의 조언이 함께 했고, 이로 하여금 나 또한 기존 갖고 있던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버리고 생명 연장에 대한 생각보다는 매슬로가 말한 자아실현을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감사한 기회가 되었다.

고양이들과 함께 원하는 삶을 살다 떠난 해리트루먼으로 마무리 할 것인가, 마지막까지 삶을 위해 발버둥 치며 신체 내 모든 구멍에 호스를 연결한 뒤 고통스러운 마지막을 맞이할 것인가.

본문에서 다룬 여러 사례들은 독자를 웃고, 울고, 희로애락을 느끼며 읽게 하였고, 여기에는 저자가 갖고 있는 의사로서의 책임의식 또한 짙게 느낄 수 있었다.

노인 인구 관리의 미흡한 현실 지적이나 지금까지도 환자들을 위해 사람들과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는 부분 등에서는 저자가 환자에 대하여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생각하고 위하는 헌신과 노고가 느껴져 세심하고 따스한 마음이 진심으로 와닿았다.

죽음이라는 생경한 단어.
우리의 유한하고 한정적인 짧은 삶 속 죽음에 대하여….
아직까지도 꼭 필요한 부분임에도 부족하기만 한 이 주제들에 대하여 저자는 지속적으로 독자들에게 상기시켜주어 이에 대해 논의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느낄 필요성을 깨닫게 했다.

죽음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어느 도처에 짙게 깔린 자연의 순리이기에 이번 도서는 비단 의료진 뿐만 아닌 우리 모두에게 생각의 변화를 가져다 줄 꼭 필요한 도서라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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