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대한민국까지 - 코로나19로 남극해 고립된 알바트로스 호 탈출기
김태훈 지음 / 푸른향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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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기이한 경험을 했던 이가 얼마나 될까.

코로나19라는 가장 큰 위기를 맞은 오늘날, 우리의 모든 삶이 변하고 있지만 이렇게 피부로 느낄 만큼 놀라운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본문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어있다.
남극 여행을 다룬 첫 번째 이야기와 고립과 위기의 절박함을 그린 두 번째 이야기.

먼저 소개되는 첫 번째 이야기는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등 각국에서 모인 292명의 인원으로 대자연 남극 크루즈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이다.

악명의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 도착한 남극에서 대자연에 오염원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고 호기심 많은 펭귄과 바다사자를 만나며 바다에 뛰어든 후 보드카를 마시는 특별한 경험들을 하고, 남극의 사막과 사진 콘테스트, 강연까지 즐기며 경이로움을 느끼던 저자.

특히 이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는 역사나 자연에 관한 부연 설명이 깃들여져 배경지식을 더욱 충족시켜주는 황홀한 경험에 읽는 동안 나 또한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고 남극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동경도 느꼈다.
하지만 이 행복도 잠시,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에서 그는 일생일대의 가장 큰 절박함을 겪게 된다.

그것은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입항 거절이었다.

인터넷과 단절된 상황에서 생존이 걸린 절박함에 입항거절, 항공권 취소가 일상이 되고 30분 동안 20달러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은 이메일 한두 통을 읽는 게 다였다는 망연자실한 배 안에서의 격리 속 수하물도 포기할 생각과 50시간이 넘는 코스, 700만원 이상의 티켓마저도 구하지 못하는 절박함에 경제적 부담을 안고, 주위 크루즈들의 심각한 소식마저 전해와 더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며 시시각각 변해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

떠나지 못할 경우 아프리카 대륙에 이동할 수도 있던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나였다면 어땠을까.
저자가 느꼈을 심적 고통과 고민은 직접 겪지 않은 이상 그 누구도 짐작할 수 없으리라 사료되었다.
만약 나였다면 트라우마로 다시는 여행을 떠나지 못할 것만 같다.

이런 혼돈속에서도 유일하게 배에 찾아오는 대한민국 영사와 믿음직한 일 처리 능력들을 통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뿌듯함을 느끼게 했고 이런 위기 상황에서 직원들을 챙기던 세심한 배려에 가슴 한편에서 저릿함도 느껴졌다.

전 세계적으로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도 진행형인 이 위기.
그 속에서 우리는 익숙함과 일상의 소중함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성장하며 배우는 것이 더욱 많아지는 것 같다.

언제쯤 하늘 길이 열리고 이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며 막막한 현실 앞 호주 전세기 허락이라는 한 줄기 빛처럼 우리의 삶도 변화가 찾아왔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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