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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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하고 가벼워 익숙한 느낌에 쉬이 다가갈만한 작품으로 접근했더니 실은 그 정체는 열어보면 놀랄 만큼 다채롭고 독특한 매력이 가득한 예리한 칼날을 지닌 비장의 무기였다.

유쾌함이 감춘 비밀을 마주할 때 독자는 참맛을 느끼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거나, 가시가 숨어 함부로 접근했다가 뼈를 맞아 새로운 묘미를 느끼거나 둘 중 하나의 결과를 가져올 테니까.

어디로 튈지, 작중인물들이 어떤 생각과 그 사고의 결과가 어떤 선택을 낳을 것인지도 종잡을 수 없을 만큼 신박하고 경이로웠으며 흔한 플롯과 뻔한 클리셰를 모두 부순 작품이라 독자로 하여금 크나큰 충격과 깨달음을 경험했다.

공통적으로 욕망을 위해 누군가는 저항으로, 누군가는 시간을 통해 앞으로 나아감을 그리며 자유와 사랑, 권리 등 각기 다른 욕망들을 향하고 있는 작품들은 진지함으로 채워진 작품도, 코믹적 요소를 포함한 작품도 모두 내면에서 노동자의 권리, 젠더나 종교적 이슈까지 다루고 있어 현실 비판적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기에 작가의 뚜렷한 세계관도 느낄 수 있었다.

감정 절제 스위치나 바벨탑의 바벨 등을 차용한 독특하고 위트 있는 아이템들에서 작가의 상상력은 더욱 빛을 발했고 문과생은 이해하기 힘든 우주의 이야기조차 몰입도가 상상초월이라 이 흡인력 있는 작품은 순식간에 독파할 수 있다.

SF를 틀에 박힌 장르로 치부했거나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독자들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한다.
저자가 그린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작품 속에는 당신 곁에서 방금 전까지 일어난 모든 현실이 담겨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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