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7일 - 페로제도
윤대일 지음 / 달꽃 / 2019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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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브랜딩의 나비효과로 퍼핀을 보았다?
저자는 페로제도에 대해 아이슬란드 여행 당시 스쳐 지나갔음에도 알지 못했던 곳이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삼성 갤럭시 노트 CF로 페로제도를 접하게 된 후 받은 감동에 직항노선도 없고 거리도 멀지만 주요 랜드마크만 사진 찍고 이동하는 여행과 달리 좁은 면적 덕에 일주일이면 충분히 즐길 일정과 아름다운 경관으로 여행을 결심했다고 한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하며 준비하는 이야기는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 출발 3~4개월 전부터 여행 계획을 세우며 여행을 준비하던 나를 보듯 평행이론으로 다가왔다.

여행하는 설렘의 상징으로 등장한 비행기 사진.
이를 통해 나 또한 설렘을 안고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한 권 가득 선명한 화질로 삽입된 사진들에 감격을 느꼈고, 이 감흥이 식기도 전에 QR코드를 통해 맞이하는 광경은 엄청난 대자연 그 자체였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에서나 볼 수 있을 광경을 다녀온 저자에게 부러움보다 앞선 감정은 이질감이었다.
아니 세상에 이런 곳을 갈 수 있다니.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놀란 후에야 부러움이 나를 스멀스멀 잠식했다.

국가 전체 인구수 보다 양의 수가 더 많고 나라 이름의 어원 또한 양의 나라라는 자연친화적인 나라.
독자적인 언어와 문화를 지켜내며 화폐에 인물이 아닌 자연경관이 나타나 자연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한 이 나라는 여행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치안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제로에 가까운 범죄율을 자랑한다고 한다.

백야로 밝은 저녁이라는 장점과 쉴 틈이 없다는 단점을 안고 도착 후 시작된 여정.
저자는 여행 초심자 독자를 위해 공항에서 렌트하는 방법부터 친절하게 가이드해 주신다.

어디서도 볼 수 없던 자연과 마주하겠다는 목적에 음식에 관심이 없어진다는 나로서는 살짝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과😂 엄청난 물가가 융합하여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는 여행 중 섭취할 전투식량까지 준비하게 한다.
이 철저함의 이면에는 실제로 한 끼에 85,000원이 청구되었다는 놀라운 경험담이 언급되었지만, 1년에 한 번 단 일주일이면 감수할 수 있다는 긍정 한 스푼에 사용했던 장비와 구글에서 검색이 안되는 주차 공간은 좌표까지 친절하고 상세히 나열된 가이드를 차근차근 열심히 정독하게 했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인구 2만의 수도 토르스하운.
가사달루마을의 12명이라는 소박한 인구.
얼마 안 되는 기념품샵 등에서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 매력을 체감할 수 있었고, 우리나라에서 쉬이 볼 수 없는 사방이 뻥 뚫려 온전히 폭포의 모습이 드러나 있는 지형의 폭포는 탐방 팁마저 제공해 주어 팬데믹도 잊고 바로 떠나고 싶게 만들었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해 경계선으로 둘러싸인 여타 유적지와 판이한 나라, 산 정상 해발고도를 표기한 한국과 다름을 언급할 때는 루브르 박물관에서 코앞에 보이던 밀로의 비너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중반부 워낙 장관을 많이 보아 감흥이 떨어질까 봐 걱정하던 기우조차 날려버리는 절경과 트레이라니판의 코끼리의 발이 바다 위를 서있는 것처럼 보이는 노예의 절벽도 너무나 신기했고 거인과 마녀의 이야기로 확인할 수 있는 바위와 선녀와 나무꾼을 연상시키는 설화 역시 흥미로웠다.

호수를 보며 트래킹 하는 자연과 하나 된 여유.
기상악화로 불행인지 다행인지 강제 휴식을 하는 타이밍도 적절해 쉴 틈 없이 빼곡한 타임 테이블에 여행을 여행이 아닌 의무로 변질 시키는 부분에서 나를 느낀 스스로 뜨끔하며 다음 여행은 이렇게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팬데믹 상황에 적응할 대로 적응해 버린 나로서는 직접 떠난 여행이 아니어도 책으로 만난 절경 그 자체가 큰 감사이고 행복이라 읽는 동안 함께 일주일을 자연 속에서 만끽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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