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버틸 수밖에 없었다 - 건축으로 먹고살기 위해 무작정 떠나다
신혜광 지음 / 효형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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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하고 슬럼프를 겪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지루한 일상,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고 모르는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 스스로의 태도로 인해 회의감을 느끼고 건축에 의문을 품으며 비행기 편도 티켓을 끊고 스페인으로 떠난다.

건축에 일면식도 없는 문외한이라도 딱 한 명의 건축가 이름을 대라면 바로 안토니오 가우디가 떠오를 만큼 고유명사인 가우디의 나라. 그의 작품이 랜드마크인 그의 나라로 꿈을 찾아 떠난 저자의 도박과도 같은 오픈티켓의 용기와 패기는 그에 비해 쉬이 늘지 않는 스페인어와 힘든 취업, 경제적 상황에 가려져 빛이 보이지 않았다.

여기까지만 해도 엄청난 도전정신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크게 모나지 않은 길만 걸어왔던 내가 반성이 될 정도였는데 그는 무보수로 일을 하기도 했고 심지어 비자 문제로 인해 대학 수업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의 정체성은 여행자와 교민 사이 애매한 존재가 되어버렸고 미래에 대한 투명함이 불투명으로 바뀌어감에 예리하던 눈빛이, 삶의 원동력이, 깨어있던 감각조차 모두 무뎌져 갈 법도…. 하지만! 그는 건재했다.

어떻게 이런 의지를 가질 수 있었을까. 공황장애가 오지 않은 것이 다행일 정도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도, 벼랑 끝에 서 있어도 나락으로 떨어지거나 포기하지 않는 그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위대함을 느꼈다. 특히 두 달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주말마다 오가던 성실함과 책임감을 보며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에게 존경과 경외의 마음까지 일었다.

상세 이야기와 이후에 소개된 건축과 미술에 대한 이야기도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본문을 통해 확인하길 바란다.
삽입된 다양한 사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진들은 일부 소개글이 기재되지 않아 사진들에도 설명이 나와있었다면 더욱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팬데믹으로 인하여 막혀버린 하늘길이 다시금 열린다면 저자가 극찬하던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놀이동산과 같은 구엘공원, 알람브라 궁전을 꼭 가보고 싶다.

지난 12년 동안 남은 것이 나의 지금이라는 저자. 스페인 편도 항공권 구매에 후회가 없다는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수고했다고 격려를 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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