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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문학 여행 - 이탈리아를 거닐며 르네상스 천재들의 사유를 배우다 ㅣ 아트인문학 여행
김태진.백승휴 지음 / 오아시스 / 2015년 5월
평점 :
이 책 <아트인문학 여행>에서 소개된 그림, 건물, 조각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작년 나의 이탈리아 여행이 떠오른다. 나 역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도시를 전부 거쳤고, 소개된 그림들과 성당 건물들을 직접 관람하며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이 책 속의 사진처럼 예쁘게 나온 사진은 몇 장 없는 것 같지만.
책 표지 사진은 시에나다. 피렌체와 자웅을 다퉜던 도시. 피렌체에서 버스 혹은 기차를 타고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큰 성당을 꿈꿨던 시에나 대성당은 현재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로마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탈리아 도시 성당들은 입장료를 받으니 성당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과 그 곳에서 볼 수 있는 보물들(그 것은 그림일 수도 있고, 성물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무덤일 수도 있다.)을 잘 알지 못 한다면 돈이 아깝다거나 그 성당이 그 성당이라는 생각만이 머릿 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려고 계획했다면 이탈리아 관련 역사 다큐라던가 미술, 건축 등 예술서를 최소 몇 권 읽고 공부해서 떠나기를 권한다. 이 책은 이탈리아의 여러 보석 같은 도시 중 한국인이 자주 찾는 피렌체, 로마, 베네치아, 밀라노만을 르네상스 시대 대표 미술가라는 테마로 묶어 다루고 있어 주요 도시를 약 1~2주로 짧게 여행할 계획의 여행자들에게 적합하다. 이 책에서는 피렌체에서는 브루넬레스키의 도전과 보티첼리의 과감한 투자를, 밀라노에서는 다 빈치의 몰입을, 로마에서는 미켈란젤로의 헌신을, 베네치아에서는 티치아노의 개방과 재창조를 만날 수 있는 루트를 공개한다. (실제로 챕터 끝장마다 방문해야 할 곳, 봐야하는 그림 등을 요약 정리한 페이지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로마와 피렌체만 각각 일주일씩 머물렀던 나에게는 책이 너무 짧고 얇게(?) 느껴졌지만 말이다. 만약 이 책이 인기가 많아 2부 격이 나오게 된다면 그 속에는 베로나, 시에나, 아씨시, 피사, 폼페이 등의 소도시 위주의 강의가 되었으면 좋겠다.
다음은 내가 이탈리아에서 방문했던 곳이다.
로마
1) 산타 마리아 마조레 성당(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예배당, 예수가 태어날 당시 쓰였던 말구유, 교황 리베리우스 1세의 꿈 속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나 예언 하기를, "8월 5일에 눈이 내릴 것이니 그곳에 나를 위한 성당을 세우라.")
2) 포로 로마노
3) 콜로세움
4) 산타 마리아 안젤라 성당(미켈란젤로 인테리어, 자오선)
5) 산타 마리아 델라 비토리아 성당(베로니니의 [성 테레지아의 법열], 천사와 악마 속 불의 교회)
6) 포폴로 광장 및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키지 카펠라, 천사와 악마 속 흙의 교회, 카라바조 [바울의 개종], [성 베드로의 순교], 네로의 무덤 위에 백성의 헌금으로 세워진 성당)
7) 스페인 광장
8) 판테온(라파엘로 무덤)
9) 성 빈콜리 성당(베드로 쇠사슬, 미켈란젤로의 [뿔 달린 모세])
10)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
11)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카라바조의 3부작 [성 마태오의 간택], [성 마태오의 천사], [성 마태오의 순교])
바티칸
1) 피노테코 관(라파엘로 [그리스도의 변용], 카라바조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내림] 등)
2) 솔방울 정원
3) 교황 복도(촛대방-지도방)
4) 시스티나 채플(최후의 심판, 천장화, 보치텔리, 기를란다요, 페루지노의 모세 연작과 예수 연작)
5) 라파엘로방(아테네 학당, 베드로의 탈출 등)
6) 성 롱기누스의 창, 성 베로니카 수건, 성 안드레아 유해, 성 헬레나가 찾은 십자가와 모루
베네치아
1) 리알토 다리
2) 산 마르코 광장: 성 마르코 성당, 두칼레 궁전(틴토레토의 [천국], 거인 다리, 탄식의 다리), 코레르 박물관
3) 아카데미아 미술관(베로네제의 [레위 가의 향연], 벨리니의 [세례자 요한] &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티치아노의 [피에타], 틴토레토의 [성 마르코의 유해 행렬] 등)
4) 성 마조레 성당 및 종탑(틴토레토의 [최후의 만찬])
5)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데이 프라리 성당 (티치아노의 [성모 승천], 벨리니의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도나텔로의 [세례자 요한], 티치아노의 무덤)
6) 산타 마리아 델 로사리오 성당(티치아노의 [성 라우렌티우스의 순교])
밀라노
1) 두오모
2) 브레라 미술관
피렌체
1) 두오모+종탑+산 조반니 세례당(천국의 문)
2) 우피치 미술관(보티첼리 [봄]&[비너스의 탄생]&[팔라스와 켄타우로스]&[유디트 연작]&[아펠레스의 비방], 미켈란젤로의 [수태고지]&[도니 성가족], 젠틸레스키의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다빈치와 베로키오 공동작 [그리스도의 세례] 등)
3) 산 로렌초 성당(도나텔로와 코시모 무덤)
4) 메디치 리카르디 궁(베노초 고촐리의 [동방박사의 행렬])
5) 피티 궁의 팔라티나 갤러리(라파엘로의 [의자의 성모], [대공의 성모])
로마에서는 또 다른 미켈란젤로, 카라바조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성당이 몇 군데 있는데,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과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캄피돌리노 박물관, 바티칸 미술관 등이다. 또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 나온 성당을 쫓다보면 베르니니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댄 브라운 책 역시 가이드북이 아닐까 싶을 만큼 로마 곳곳의 묘사와 설명이 상세하게 담겨 있는 책이다. 피렌체 성당 설명이 좀 더 필요한 분들은 아트북스의 [피렌체 예술 산책]을 권한다. 아마 이 책에 실린 관광지를 전부 보려고 한다면 일주일로는 피렌체 관광이 모자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