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돈 윈슬로

Publisher: 황금가지

Genre: 스릴러소설

Reading Period: 2012. 06. 07. ~ 06. 10.

 

 

 

 

 

 

 

 

 

[개의 힘]은 영화보다 더 큰 스케일, 그리고 어쩌면 영상보다 더 잔혹한 폭력을 갖추고 있는 책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처음에 이 책을 받고는 어마어마한 두께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첫 인트로를 읽고 소설이 가지고 있는 잔혹함에 당황했습니다. 그래서 문득 '과연 내가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1권은 읽는 중간 중간 잔혹한 장면이 나오면 잠시 덮고 "이거 소설 맞지?" 재차 확인해가면서 몇일에 걸쳐 나눠 읽었습니다. 각각의 인물이 서로 어떻게 얽히게 되는지, 1권은 2권의 빠른 진행을 위한 초석다지기 파트였기 때문에 2권을 들게 되면 이야기에 가속도가 붙어 책을 손에서 뗄 수가 없습니다. 사실 1권보다는 2권이 거의 1.5배 더 두꺼워요.

 

이 책의 배경은 멕시코와 미국이며, 그리고 돈, 권력, 폭력, 섹스가 주된 소재입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일일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그래서 출판사에서는 친절하게 등장인물을 정리해놓은 한장의 A4 용지를 책 사이에 끼어두었습니다.), 중남미 내에서 거대한 마약 사업을 벌이고 있는 바레라 카르텔(티오, 아단), 이를 소탕하려는 마약 수사 전담반(아트), 치미노 조직(칼란), 성직자(후안)과 매춘부(노라)로 크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나쁜 놈을 제압할 수 있는 건 그보다 더 나쁜 놈일 수 밖에 없다고, 결국 악을 징벌하기 위해 마약사건에 뛰어든 아트는 티오의 계략에 휩쓸려 더 큰 악을 만들어 냅니다. 이후로 아트는 자신이 (도와)만들어 낸 악을 제압하기 위해 사건에 관여하면 할 수록 추악한 진실, 정부간의 거래, 타락한 종교를 직면하게 될 뿐이며 자신이 제압하려는 상대 이상으로 폭력에 푹, 몸을 담게 됩니다. 절대적인 선은 없지만, 악과 더 큰 악, 절대적인 악만이 존재하는 현실을 그려낸 작품이랄까.

 

 

너무 끔찍한 죽음들을 연속해서 목격한 증인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어니 이달고.

필라르와 그녀의 어린 아이들.

파비안.

 

만약 내가 소설 속 인물 중 하나였더라면, 두려워서 그 현실에서 눈돌리거나 아니면 못본 척 눈을 감아버렸을 텐데,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그 사건의 중심부로 걸어들어간 노라의 용기와 대담함, 지혜, 강인함이 너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책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노라예요. 그 다음으로 매력적이었던 캐릭터를 꼽자면 션 칼란, 글로리아를 사랑하는 아빠 아단과 필라르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남편 게로 멘다스였어요. 노라와 칼란에 비해 나머지 이 두 캐릭터는 너무 비인간적인 캐릭터들이었기 때문에 일부 보여준 인간적인 면모가 더 부각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

 

[개의 힘]은 제가 제일 싫어하고 끔찍히 여기는 폭력과 잔혹함으로 잔뜩 도배된 책이예요. 추리스릴러액션을 좋아하면서 잔혹한 건 싫어한다니 굉장히 아이러니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책을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읽어냈다는 점이겠지요.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책입니다. [개의 힘]을 읽을 수 있도록 추천해준 크롱님께 감사드려요!

 

 

 

 

Miss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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