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진 음지 - 조정래 장편소설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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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에 시상식에서 조정래작가님을 뵈었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모두 읽을 정도로 조정래 작가님의 팬이었는데 실제로 보게되어 얼마나 흥분되었는지 모른다.  직접 싸인하신 책도 받고 직접 뵈니 유명한 작가님이 아닌 우리네 이웃에서 흔히 뵐 수 있는 푸근하고 넉넉한..쑥스러움을 담고계신 인상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여느 어르신같은 인상을 받았었다.  그래서인지 조정래작가님의 책은 되도록 모두 읽어보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책 "비탈진 음지"는 1973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다시 재출간 된 책이다.  제목에서도 느껴지듯 고단하고 고달픈 하루벌어 하루먹고 살아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현실을 살펴보면 예전처럼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본주의 사회가 그러하듯 가난은 대를 이어 받는다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살기 팍팍했던 197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복천은 소작을 하고 있는 농사꾼이다.  아내와 세 자녀와 함게 열심히 땀을 흘리며 살지만 살림은 펴지 않고 갈수록 힘든 살림에 아내의 치료시기를 놓쳐 결국 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집을 나간 큰아들의 소식은 알 수가 없고 아내마저 세상을 등지자 복천은 빌린 이웃의 소를 팔아 그돈으로 아이들과 서울로 도망치듯 오게 된다.

다행히 서울역에서 떡장수 아주머니와의 만남으로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떡장수 내외의 도움으로 서울에 터를 잡지만 떡장수 아주머니 가족들이 연탄가스중독으로 죽게되고 그 소식에 시동생이란 사람은 오자마자 돈찾는데만 여념이 없고 인간으로서의 도리보다는 돈에만 신경쓰는 시동생을 보면서 복천은 미어지는 가슴을 붙잡게 된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위해 복천은 칼가는 것을 직업으로 이동네 저동네를 돌아다니면 칼을 갈게 되면서 더욱 냉정하고 쎄한 서울인심에 다시한번 한숨을 쉬게 되고 같은 고향의 식모살이 하는 금자를 만나면서 그마나 서울에 정붙이고 살아가게 되지만 결코 녹록치 않은 것이 인생이다.  칼갈이를 하면서 폐지를 줍고 그 과정에서 겪는 고초를 보면서 결코 복천의 삶이 과거의 삶이 아닌 현재에도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삶이라는것에 다시한번 한숨지어지게 된다.

하루하루가 고단한 삶을 살았던 우리 부모님세대 혹은 그 그 윗세대분들이 겪었을 이야기이고, 돈이 군림하고 있는 이 시대에 알게모르게 나도 겪었을 앞으로도 겪을 이야기이기도 한것 같아 마음이 무겁게 자리잡는다.  가난은 죄도 아니고 창피한것도 아니다. 단지 불편할 뿐이다..라고는 하지만 지금보면 돈한푼 가지지 않고서는 한발짝도 못 움직이는 세상에 살고보면 단지 불편할뿐이 아니라 매~~~우 불편하고 좌절하게 만들고 희망이라는 끈을 잡기가 쉽지 않게 하는 것임에는 분명한것 같다.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어딜가든 있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이다 보니 우리같은 서민들이 살아가기에는 더욱 팍팍해지고 고단한 삶이 복천의 삶을 통해서 전해져오는것 같아 씁쓸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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