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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저녁이 저물 때
예니 에르펜베크 지음, 배수아 옮김 / 한길사 / 2018년 7월
평점 :
소설에 대한, 작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젆혀 없음에도 이 책을 읽은 이유는 배수아 작가님의 번역이라는 점과 출판사에 대한 신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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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원래 문장이 그런건지,
번역가의 문장이 그런건지,
주술적이고 난해하고 살아서 꿈틀거리는 듯한 문체가 번역가의 그것과 몹시 느낌이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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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장 한장 넘기는 일은 힘겨웠다.
잘 읽고 싶었나보다. 그러나 어려웠으니까.
오래 붙잡고 있었다.
야만의 역사, 디테일한 서술과 묘사
그리고 한 인물의 끝 없는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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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5번의 죽음, 5개의 삶.
우리가 만나는 것은 하나의 역사이지만, 그녀는 5번의 지옥을 반복한다. 역사의 기록이 함의하지 못하는 개인의 삶의 복기.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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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의 시대사 앞에 무참히 죽어나간 생들이 눈앞에 소환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시 살아나 지독한 생을 또 살아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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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죽은 하루가 저문다고 해서, 세상의 모든 저녁이 저무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