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마리의 새 떼,
태양이 닿을 만큼 거대한 꽃들,
유성우가 쏟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까지 하지만
소녀는 집 밖으로 나올 마음이 없다.
집이 제일 안전하니까.
소녀가 순수히 나오지 않자 결국 세상은 뜨겁고 강한 태풍으로
집을 날려 버립니다.

소녀는 원하지 않던 세상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첫 번째로 혼자 남게 되어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검은 여우.
큰형은 사냥군의 총에, 둘째 형과 셋째 형은 덫에 걸려 죽었다.
그렇게 혼자 남아 자신도 세상 밖으로 나가면 죽을것 같았다.
그런 여우에게 소녀는 손을 내믿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다.
두 번째는 근사한 건물을 짓고 싶어하는 건축가 개미.
평생 일만 하다가 꿈을 펼쳐보지 못할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이런 개미에게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소녀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세 번째는 여우와 함께 마주한 호숫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두려움을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
호수는 지나가는 이들의 맘을 읽어내고 꾀어 잡아먹는 괴물이다.
호수가에 빠진 소녀를 건져내어 도와주는 여우가 없었다면....
네 번째는 위로를 건네는 금성이다.
"두려움은 오래 담아둘수록 무거워진단다.
무서울 때면 숨을 아주 크게 쉬어보렴.
그러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거야"
내가 잘 쓰는 방법인데. 정말 효과가 좋다.
잠시 쉬어 숨을 깊이 들여마시고 내쉬면
한결 맘이 가벼워진다. 특히 분노가 치밀 때!!
다섯 번째는 두려움을 이겨내는 힘은 소중한 존재가 생겼을 때라고 말하는 오소리이다.
"나는 부모잖아. 자식이 제일 소중해서 그래. 너도 언젠가 네 자신보다
소중한 존재가 생기면 어떤 두려움도 견뎌내는 힘이 생길 거야.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정말 신기한 일이지."
오소리에게 한 수 배우는 소녀!
그 곁에는 꼭 지켜내야만 하는 검은 여우가 눈에 들어온다.
여섯 번째는 겉모습만 보고 유령이라고 이름 지어진 유령초.
마치 창백한 시체 같아서 사람들은 유령초를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나를 유령이라고 생각하곤 하죠. 그래서 제 이름도
유령초가 되었어요. 그런데 제가 유령이 아니라 꽃이라는 걸 알게 되어도 저에 대한 인식은
전혀 변하지 않더라고요. 사실 진짜 두려운 존재는 아무 힘 없는 꽃을 괴롭히는 사람들인데 말이에요.
저만 보면 누군가는 너무 겁을 먹은 나머지 숭배하려고 하고 ,
또, 누군가는 불길하다고 뽑아 없애려고 하거든요."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가둔 그 시선을 걷어내야만 바로 보인다.
일곱 번째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붉은 거인 바로 삼나무이다.
소녀는 죽어가는 검은 여우가 곁에 없게 될까봐 두려움을 느낀다.
"헤어짐은 슬프겠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단다.
두려움이란 네 생각과는 다르게 너를 해치려는 감정이 아니라 너를 도우려는 신호이지.
네가 감당하기 힘든일이 닥칠 것이라는 수호천사가 일러주는 경고 같은것.

붉은 거인이 준 제일 튼튼한 가지 하나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집을 짓는다.
그 집에서 검은 여우는 소녀와 추억을 쌓아갑니다.
그리고 서서히 두려움음 이겨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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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은 오래 담아 둘수록 무거워진단다. 이제 그만 내려놓으렴."
붉은 여우가 말한 이 한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집>의 핵심인것 같아요.
정말 마음에 오래 두면 무거워 지더라고요.
우리 삶에 항상 같이 가는 두려운 느낌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바로 내 자신이겠죠.
그냥 내려 놓으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두려운 생각을 하게 되면 돌처럼 더 밑으로 가라 앉게 되더라고요.
두려움과 기다림은 항상 같이 다닌다고 생각해요.
꼭 짝궁같아요.
기다림은 나를 성장하게 만들어요.
"기다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기다리는 것이다.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자는 문을 두드리고,
열매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자는 나뭇가지를 흔든다. (...)
오직 끊임없는 물음과 시도 속에서만 우리는 기다렸다 말할 수 있다."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게 집이라고 생각했지만
스스로 깨닫고 세상을 향해 문을 두드려요.
마음 속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발 딛는 그 순간은 얼마나 설레일까? 생각해봐요.
유준재 작가는 말해요.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p220)
"두려움과 설레임은 같은 단어라고 생각해요"
나는 두려움과 설레임 사이 어디에 지금 있을까?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난 두려움이 앞선다.
내가 과연 이 일을 해낼 수 있을까?
때로는 그 두려움에 사로잡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 두려움을 극복하는게 너무 힘들었다.
작년 난 암흑같은 시기를 보냈다.
사춘기 아들이 제 자리로 돌아 오지 않을까봐 두려웠고,
장애를 가지고 있는 둘째 오빠의 갑작스러운 부고.
많은 일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숨고 싶었다.
세상 밖으로 나가기 싫었다.
사람들과의 접촉이 싫어서 자꾸 인터넷 세상으로 나를 숨겼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나쁜 일만 있으랴!!
앞으로는 계속 좋은 일이 생기겠지!!
나를 옆에서 도운 이들이 있었어요.
계속 마음이 무거워 지지않으려고 무단히 노력했어요.
내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경험과 기억, 그리고 추억을 꺼내어 읽었어요.
붉은 거인이 소녀에게 말한 것처럼요.
그랬더니 믿음이 생겼어요.
그 믿음으로 세상을 잘 버티고,
두려움 보다는 설레임으로 세상에 도전해보려해요.
똑 · 똑

- 이 도서는 제이그림책포럼 이벤트에 당첨되어 앤카인드에서 지원받아 작성한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