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꿈꾸는가 - 미중일 3국의 패권전쟁 70년 메디치 WEA 총서 7
리처드 맥그레거 지음, 송예슬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 국가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린 것은 미국의 패권적 지도력 때문이라고 본다. 그러나 그 미래에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한다. 중국의 부상에 대한 우려 일본의 재무장과 군국주의 정서 부활 등이 미국의 패권적 리더십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전개하고 있는 일련의 아메리카 퍼스트식의 고립주의 정책이 팍스아메리카나의 쇠퇴를 재촉하고 팍스 시니카라는 중국 중심의 질서 출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다. 이는 현재 아시아가 직면하고 있는 세력의 전환기적 불확실성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다 - 연세대 특임교수/문정인-

과거 팍스 시니카와 관련된 강의를 들으면서 책에서 이야기하는 골자와 비슷한 내용을 강사님이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트럼프가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하여 4년으로 끝나고 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트럼프의 패권포기책이 해제되고 패권의 재건이 시도되겠지만 트럼프가 2기에도 집권하여 8년을 계속하면 그동안 중러 주도의 다극형 패권이 정착되고 EU도 거기에 참가하게 되어 미국의 패권 회복이 어려워진다는 내용이었는데요. 문정인 교수님이 이야기하는 패권적 지도력의 약화에 공감이 됩니다. 트럼프의 과격하고 치졸한 발언을 하는 전략이 계속된다면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대한 신용이 저하되고 반대로 현실적인 국제 전략을 취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신용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이 되었어요.

아시아의 미래는 유럽의 과거가 될 것이다 - 프리스턴 대학교 교수/애런 프리드버그-

저자는 유럽 국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인정함으로써 전후 폐허를 딛고 단결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반면 동아시아는 전쟁과 과거사 갈등이 정치, 외교, 정서 어느 면에서도 해결되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이 안타깝게 다가왔고 공포스러웠습니다. 아베 신조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는 태평양 전쟁을 가결한 내각의 일원입니다. 그는 전쟁범죄로 투옥되었으나 기소되지 않았죠. 기시는 훗날 총리가 되는데요. 14장에서 다루는 내용으로 기시는 일본군이 저지른 잔혹행위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하면서도 모든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주장을 부인합니다. 일본이 저지른 끔찍한 범죄가 정당화할 수 없다 하지만 원자폭탄 투하가 일본군의 잔혹행위보다 도덕적으로 낫다고 말할 수 있냐고 되물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본인의 책임에 이해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베도 기시와 마찬가지인 상황입니다.

현재 한일 무역분쟁 이슈로 다큐나 뉴스에서 일본 정치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보고 감정적으로 느꼈던 것 이상으로 책을 통해 지도자들의 사고방식과 신념 등을 엿보다 보니 시야가 좀 더 넓어졌습니다. 가령 책에서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일본이 아시아의 최대 경제국인 상황에서 범아시아 체계를 세울 마음이 눈곱도 없으며 일본은 중국이 자신들을 제치고 역내 주도세력으로 떠오른 후부터 아시아 단결에 미적지근하게 반응했다라고요. 중국과 일본의 심리적, 문화적, 지리적 관계가 다루어져 있고 또 미국과의 복잡하게 얽힌 권력에 대해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1세기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2016년 5월 오바마가 히로시마를 방문하자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물론 히로시마는 중요하다. 하지만 난징은 히로시마보다도 더 잊혀서는 안 될 장소이다. 희생자를 동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가해자가 책임을 내버려서는 안 된다."

미중일 3국의 패권전쟁 70년사에 다루어진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알아야 미래에 대해 거짓과 진실을 볼 수 있는 통찰을 기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00페이지가 넓은 두꺼운 책이었는데 흥미롭게 구성되어 있었고 몰랐던 부분이 많아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근대사는 상극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좀 더 배우고 알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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