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대신 말을 쓴다
원진주 지음 / 힘찬북스(HCbooks)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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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 가끔 눈인사하는 분이 방송작가였습니다. 내밀한 대화를 나누지 못한 상태에서 SNS 친구가 되었는데요. SNS에서는 자주 연예인과 다정한 포즈를 한 사진들이 올라왔습니다. 가볍게 방송작가라는 일이 재밌는 일이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즐거운 상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책에 표지에 쓰여있는 피땀 눈물 체험단이더군요. 쉬운 직업 없습니다ㅜ

다른 직업도 그렇듯 방송작가도 사람과 소통이 중요합니다. 또한 잡무를 잘하는 사람이 메인 일도 잘한다는 걸 책을 보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저자가 작가와 피디가 서로 좋은 관계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면 서로 일하는 스타일을 미리 공유하는 것이 좋다는 부분이 와닿았습니다. 며칠 전 유튜브 영상에서 보니 어느 회사에서는 회의를 하기 전에 매번 자기소개를 한다고 해요. 서로 이름을 안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이 아니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예민한지 그리고 어떻게 일하는 패턴을 가지고 있는지 공유하면 서로 맞추기에도 더 부담이 적어지겠죠. 저도 이 부분에 대해 느끼는 바가 있었는데 책에서 한 번 더 강조에서 여운이 남습니다.

 

기억 남는 에피소드로는 저자가 연예병사의 화려한 외출이라는 방송을 기획을 했었다고 해요. 꽤 파장이 컸던 걸로 저도 기억하는데요. 연예병사 촬영 당시 새벽 늦은 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다려서 현장을 취재할 수 있었던 뒷이야기를 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 방송을 탄 뒤에 연예병사 제도 폐지가 공표되었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대우가 달라지고 그런 편의를 봐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관리자에게 책임을 묻고 싶었던 의도였는데 그게 방송을 타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한 거죠. 저자는 이런 방송을 내 보낸 뒤에 좋은 방송 만들어달라는 시청자들의 댓글을 보며 스스로 성장한다고 해요. 이 글에 뭉클했습니다.

저자가 방송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팁을 주고자 하는 노력을 책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보석 같은 제보를 가려내는 법으로는 상황 설명을 일관성 있게 하는지 그리고 목소리 톤도 한결같은지 체크해보라고 말하고 쓰여있어요. 그리고 신입 작가로 입봉한다면 최소 1년은 쉬지 않고 커리어를 쌓는 게 좋다고 하네요. 신입 작가 때와 서브작가 때는 10개월 이상 프로그램을 해야 타 프로그램 이력서 제시 때 경력을 보고 성실하다고 생각하는 관행? 이 있다고 해요. 책 마지막에 프로그램 기획안과 실제 대본까지 첨부가 되어있어요. 방송작가에 대한 오해를 푸는 글도 소개가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면 방송작가는 프리랜서이고 그만두면 할 게 없지 않냐는 물음엔 방송작가로 쌓아온 인맥이 있기 때문에 출판사, 광고 회사, 대기업 홍보팀, 신문사, 순수문학 출간 등 다양한 여지가 있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방송작가로 성공하려면 기본적으로 싹싹하고 센스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섭외하는 일이 꽤 많더군요. 사람 섭외부터 장소 섭외까지 계속적인 소통이 필요하죠. 저자는 방송에서 맺은 인연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해요. 저자의 인맥관리법! 명절에 지인들에게 빼놓지 않고 안부를 묻는대요. 설, 추석에 먼저 연락하는 거죠. 가까운 사람의 생일을 꼭 챙기고 촬영으로 만난 일반인분들에게도 안부를 자주 묻는다고 합니다. 제가 잘 못하는 일이라 대단하게 느껴졌어요.

방송을 통해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꾸고자 하는 가치관을 가진 작가님의 글이라 읽는 내내 도와주고 싶어 하는 선한 마음이 느껴졌어요. 또한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면을 볼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가독성이 좋아 술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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