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아프기로 했다 - 모든 것에 지쳐버린 나 데리고 사는 법
김영아 지음 / 라이스메이커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애썼고 노력했고 참아왔지만 상처만 남은 내 마음에게"라는 책표지 하단에 카피에 주목하게 됩니다. 노오~력은 했지만 성과는 미비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결과보다 과정을 생각하며 보람을 느껴야 하는데 생각처럼 그게 잘 안됩니다. 나를 책임지는 삶을 살고 싶은데 현실은 쉽게 상처받는 저를 위해.. 이 책을 선물했습니다.


<그만 아프기로 했다>는 총 세 장으로 나누어져 있어요.


첫 번째 장에서는 우리가 아픈 이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무기력, 분노, 혐오, 열등감이 가득한 사회 안에 살고 있는 우리는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개인들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청년들이 아픔을 극복해 나가는 방법을 모른 채 발버둥만 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상담을 하면서 가지게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아픔, 고통의 '원인'을 찾아야 극복할 힘이 생긴다고 말합니다. 저는 여러 사례 중 무기력에 주목했는데요. 신경이 망가지면 감각을 못 느끼게 되는것처럼 감정 또한 망가지면 섬세하게 느끼기 어렵습니다. 글로 마주하니 그렇게 되는 것이 두렵고 싫었어요. (저는 봄이면 피어나는 어여쁜 꽃들과 연초록 새순.. 그 싱그러운 향기에 코를 박고 행복해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또 기분 좋게 살랑이는 바람이 귓가를 간지럽히는 걸 느끼는 것. 오랫만에 만난 친구를 보고 느끼는 반가움..조수미 님처럼 대단한 음악가에 목소리를 듣고 느끼는 전율 등.. ) 소중한 감정을 느끼지 못한채 무기력으로 삶을 죽이고 싶진 않다. 내 삶을 풍성하게 느끼고 싶다는 생각에 순간 각성이 되었어요. 무기력에 원인을 찾는 것이 번거롭고 귀찮을 수 있지만 내 삶을 더 즐기게 하는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두 번째 장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사는 법, 즉 ‘나’로 사는 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전전긍긍하고 세상이 강요하는 가치를 추구하다 보면 ‘참 자아’, 즉 진정한 나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되는데요. 스스로를 모르기 때문에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거죠. 빅터 프랭클은 <죽음의 수용서에서>라는 책에서 인간에게 모든 것을 빼앗아갈 수 있어도 단 한 가지. 마지막 남은 인간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다고 말해요. " 주어진 환경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고 자기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만은 빼앗아갈 수 없다"라는 겁니다. 좀 더 주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게 됩니다.


세 번째 장에서는 ‘단단한 나’로 거듭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저자는 이 부분에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 ‘나’를 바라볼 줄 알아야 하는데요. 우리 안에는 무수한 자원이 있습니다. 저를 떠올렸을 때 나는 어떤 자원이 있지 생각해보면 솔직히 자신감이 떨어지더라고요. 하나씩 나열해보니 칭찬할만한 것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부족한 점도 많지요. 자기 자신을 무조건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나’도, ‘괜찮은 나’도 모두 나의 모습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건강한 자존감이 생깁니다. 자신을 긍정하는 것이 저에게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어요. 타인에게는 관대하지만 저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던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요즘 심리학 책을 접하면서 자신을 긍정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예를들어 나는 이런 부분은 이뻐. 하지만 이런 부분은 미워. 이런 잣대를 가지고 내모습의 일부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전체를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자존감도 올라가고 삶의 만족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여러 번 반복해서 보고 싶고 주변에도 알리고 싶은 책이에요. 몇 달 전 독서모임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요. 저는 파도가 치더라도 수면 위와는 달리 깊은 심연에 바다는 흔들림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다른 분께서 그러면 너무 감정을 못 느끼고 사는것 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제 생각엔 감정이 풍성한 것과 변동성이 큰 것은 다르다고 생각이 듭니다. 풍성하게 느끼되 감정의 표출을 변덕적으로 하진 않는것이 제가 살아가고 싶은 방향이거든요. 이 책에서는 그러한 오락가락 헷갈리는 감정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해줘서 참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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