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다의 목격 사계절 1318 문고 131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2년의 첫 책은 '닷다의 목격'이라는 최상희 작가의 소설집이다. 사계절 출판사의 1318문고로, 사계절 교사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지원받은 책임을 먼저 밝힌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는 이 소설집은 SF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SF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최근 다양한 SF작품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읽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렇게 펴든 이 책은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이 소설집의 가장 큰 매력은 익숙하지 않은 배경이나 상황을 통해 우리가 평소 너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경은 다른 행성이지만, 우리가 현재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 사회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과도 충분히 배경지식들에 대한 자료들을 안내해주거나, 간단한 소개를 통해서 소설과 연결해보는 활동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소설 이야기를 좀 해볼까?

이 소설집에는 '닷다의 목격', '제물', '사과의 반쪽', '그래도 될까', '국경의 시장', '화성의 플레이볼', '튤리파의 도서관'이라는 작품이 실려 있다.

'닷다의 목격'의 주인공인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아이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닷다'. 너구리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닷다는 급식의 제육볶음을 좋아하는데.. 그런 닷다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휴대폰을 '나'에게 건네준다. 이 작품에서 학생들과 이야기해볼 만한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닷다를 보는 '나'에 대해서,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그런 사건을 대처하는 학교의 모습에 대해서. 확장한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까지도 함께 이야기해볼 만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물'은 처음 읽으면서는 시대적인 배경이 옛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보니 시대적 배경이 옛날도 아니었고, 오히려 현대에 가까웠다. 어찌됐든 이 이야기는 괴물에게 제물이 되는 마을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작품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이야기 역시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시대의 여성들이 희생되는 부분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과의 반쪽'이라는 작품은 정말 신선했다. 1년의 반은 남자로, 1년의 반은 여자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안'은 여자로만 살아가야 하는 처지이다. 그런 이안에 대해 기피하는 부모들의 뒷담화를 담은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로는 어떤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까? 간단하게는(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따돌림에 대해, 차별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도 될까'도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친구들이 한 명씩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우주는 가장 친한 친구인 송이가 사라지고나서 사라진 이유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같은 반 친구인 주호를 만나고, 주호가 점점 상추가 되고 있음을 목격한다. 음.. 솔직히 이 작품을 읽으면서는 고민이 됐다.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작품일까. 어쩌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 무관심..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국경의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작품이었다. 어떤 이야기인지 사실 잘 와닿지가 않아서...ㅠㅠ

'화성의 플레이볼'과 '튤리파의 도서관'은 SF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었다.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들. 지구인과 다른 행성인의 관계,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수업시간에 활용하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단편으로 한 작품씩 골라서 읽고 함께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온전히 한 권을 읽고 활동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읽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배울 것들,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이 담겨 있는 소설집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피루스 2022-12-18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닷다는 너구리의 이름이 아니라 이야기의 주인공, 화자의 이름이에요^^
 
페르마타, 이탈리아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계절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도서 교사 서평단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그 첫 책이 이금이 작가님의 '페르마타, 이탈리아'이다.

'페르마타'는 '정류장', '잠시 멈춤'이란 뜻이기도 하지만 악보의 늘임표를 부르는 단어이기도 하다.

페르마타라는 단어에 여행의 본질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잠시 멈추어 평소엔 바쁘다고 밀쳐두었던 것들을 여유 있게 생각하는 것. 실은 평소 일상에서 누리며 살아야 하는 것들이다.

143쪽

58세에 친구와 단 둘이 떠난 여행기를 담은 이 책은 위의 내용처럼 나를 잠시 멈추게 해주는 책이었다. 최근까지 바쁘게 달려온 나에게, 이 책을 읽는 시간동안은 잠시 멈추고, 평소에 바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여유있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나 역시 단 둘이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아내와 10년 전 신혼여행으로 말이다. 작가님이 한달 동안 다닌 곳들 중 네 개의 도시를 아내와 나는 일주일동안 다녔다. 밀라노에서 베네치아로, 피렌체로, 로마까지.. 5박 7일의 일정으로 언제 또 이렇게 여행을 가겠냐며 욕심을 부렸던 기억이 난다. 아내와 나 둘다 걷기를 좋아하고, 가보고 싶었던 나라여서 꾹 참고 다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때가 대단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 우리는 10년 후에 다시 오자고, 그 때는 좀 여유있게 오자고 약속을 했는데, 아쉽게도 아직 여행은 어려워 보인다. 이 책은 10년 전 기억을 떠오르게 해주어 좋았다. 그 때의 기억과 책의 내용을 함께 정리해본다.

이 책은 여행 장소에 대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지 않다. 주로 그 곳에서 작가님이 느끼고, 생각한 것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장소에 대한 정보들은 요즘 너무 쉽게 찾아볼 수 있기에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책이 더 좋았다.

여행 중에도 숱하게 계획이 어긋나고,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벌어질 테지.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어 두렵지만 그 덕분에 겁 없이 내디딜 수도 있는 것이리라.

20쪽

10년 전 이탈리아 여행 때, 계획이 정말 많이 어긋났다. 그 당시만 해도 나는 MBTI의 J가 상당히 강한 사람이었다. 낯선 나라에 가서, 그것도 아내와 함께 가서 정확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에 맞춰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위의 글처럼 계획은 숱하게 어긋났고, 돌방 상황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그때만큼 겁없이 사람들에게 되지도 않는 영어로 말을 하고, 물어보고 했던 기억이 있다. 어쩌면 내게 익숙한 곳이 아니어서 더 그렇게 했던 것 같다.

골목과 건물들이 이마와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건물들이 저렇게 붙어 있는 건 땅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공포 때문은 아니었을까. 두려움을 이기는 힘은 옆 사람과 맞닿은 어깨에서, 그와 함께 나누는 온기에서 나오는 거니까. 진과 내가 그랬던 것처럼. 지나온 내 삶이 그랬던 것처럼.(두려움을 이기는 법_베네치아)

35-36쪽

베네치아에서 좁디좁은 골목을 아내와 다녔던 기억이 난다. 건물들은 다닥다닥 붙어 있었는데, 나는 결코 작가님과 같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베네치아의 모습이 떠올라서 위의 구절이 더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다. 또 요즘 생각하는 것들도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요즘들어 부쩍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일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어느 것도 혼자서 하기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 간의 온기, 사람들의 도움... 이런 것들이 없다면 정말 혼자서 지낸다는 것은 두려움이 큰 일이라는 것을 요즘 깨닫는다.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 청년처럼 현재를 누리며 살라고 해줘야지.

99쪽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다. 그리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너무나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현재의 행복을 너무나 미뤄둔다는 것은 어쩌면 미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그랬던 것 같다. 좋은 대학에 가야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것처럼 가르쳐줬으니까.. 그래서 지금의 고통을 훗날의 즐거움을 위해 참아내기도 했다. 지나고보니 그 때 고통을 조금 덜 참았어도 현재의 즐거움의 크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나중의 즐거움을 위해 현재의 고통을 무조건 참으라고 가르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가지 않은 길'을 품은 채 살아간다. 기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 길은 실패한 길이 아니다.

132쪽

이 구절을 읽고, 고민에 빠졌다. 내가 품고 있는 '가지 않은 길'은 무엇이지??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나는 너무 내가 가고 있는 이 길만 생각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 않은 길 대신 가고 싶은 길을 앞으로는 좀 생각해봐야겠다.

가끔은 여행을 즐기는 게 아니라 미션을 수행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행은 여정 자체가 목적이다. 어떤 경험이든 그 자체가 여행의 일부다.

157쪽

내 여행도 늘 그랬던 것 같다. 특히나 10년 전 신혼여행으로 갔던 이탈리아는 더욱 미션 수행의 느낌이 강했다. 이 도시 찍고, 이 도시에서 유명한 곳 찍고, 다른 도시로... 그렇게 미션을 수행하듯 여행을 했더니, 여행에 대한 좋은 기억은 남았지만, 어떤 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이 남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내와 아쉬움에 다시 가자고 한 것도 여행 자체를 즐기지 못해서 아닌가 싶다. 작가님도 '스펠로'라는 도시? 동네?에서 미션 수행이 아닌 여행의 즐거움을 느끼셨다. 나도 다음에 여행에서는 좀 더 여정 자체에 즐거움을 느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부분에 이런 글이 나온다.

글쓰기가 여행과 다른 점은 퇴고를 통해 잘못됐거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고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 속에 있는 여행은 수정할 수 없다. 그래서 한 번 살면 그뿐인 인생과 닮은 부분이 있다.

187쪽

여행은 인생과 닮았다. 그런 이야기를 이 책의 곳곳에서 많이 하신다. 아직 인생이 무엇인지 막 깨닫고, 그럴 만큼은 아직 살아보지 않았지만, 뭔가 마음에 울림이 있는 이야기였다. 난 여행을 좋아한다. 그런데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한다. 아직 아이들도 어리다보니 한계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다. 우리나라든 외국이든... 여행은 항상 무언가를 남겨준다. 그런 면에서 여행은 책과 비슷하다. 책도 항상 무언가를 남겨준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이 책은 지난 나의 이탈리아 여행 기억을 떠올려주기도 했고, 인생과 여행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끔 해주었다. 그런 면에서 참 따뜻함을 느꼈던 책이었다. 학생들과 어떻게 수업에서 활용할까는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겠지만, 기행문에 대해 공부할 때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매 순간 산책하듯
김상현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 순간 산책하듯...

책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나는 산책을 정기적으로 즐기지는 않지만, 마음이 복잡하거나 생각할 것들이 있을 때는 문득 산책을 한다. 학교에서 뭔가 생각이 잘 정리가 되지 않으면 운동장을 뱅글뱅글 돈다... 그러면 생각이 정리가 되기도 하고, 적어도 복잡했던 마음이 나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매 순간 산책하듯... 사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는데,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보다는 운동을 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앞만 보고 달리거나 걷는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는건 아닐까? 그냥 앞만 보고... 열심히 뭔가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만 있는 것은 아닌가... 내가 생각하는 산책의 다른 말은 여유다. 천천히 걸으며, 주변도 보고, 생각도 하고... 그동안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맡지 못하고, 생각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경험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순간을 그렇게 산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이 책을 통해서 해보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에 이렇게 적혀있다.

문득 두려운 것이 있다면, 혹시라도 이 이야기들이 조언이나 위로처럼 비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위의책, 242쪽

이 책은 누군가에게 하는 조언이나 위로가 아니라고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충분히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조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의 구성에서 많은 여유를 느꼈다. 그림과 짧은 글귀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 너무 길지 않은 호흡에... 읽기 어렵지 않은 내용들... 누구나 고민할 수 있는 내용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을 공유하는 것이... 그리고 페이지 자체에서 오는 여유로움도... 어쩌면 요즘 내 상황이 더 이런 부분에서 위로를 받지 않았나 싶다. 글자가 엄청 빽빽하게 써있는 것들을 보면서 여유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 책은 좀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무겁지 않게, 내가 여유있는 시간에 여유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작가는 자신을 산책주의자라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산책을 나가면서 들고 나가 앉기 좋은 벤치에 앉아 읽기에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현실의 기적은 환상적이고 신비한 일이 아니라, 그저 무탈하게 흘러가는 일상이 아닐까 싶다.

위의책 71쪽

그냥 이 문구가 되게 와닿았다. 현실의 기적은 그저 무탈하게 흘러가는 일상이다... 요즘같은 시대에 더욱 와닿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하루하루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하루를 무탈하게 보내는 것이... 현실의 기적인 시대... 마스크 안 쓰고 살고 싶은데... ㅠㅠ

바다는 늘 소란스럽게 고요하다.

위의책 117쪽

이 구절은... 수업 준비를 하다가 와닿았다. 바다는 늘 소란스럽게 고요하다... 수업 준비로 역설법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좋은 예문을 찾아서 체크!! 체크!! 순수하게 책을 읽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발견해버렸다...

이러나 저러나 불안하고 두려운 건 똑같으니, 일단 조금은 설레는 방향으로 걸어봐야지.

위의책 148쪽

우리는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불안감과 두려움을 느낀다. 그런 상황에서 선택하게 되는 것은 결국 내가 더 해보고 싶은 건데... 요즘은 안정적이고, 편한 것만 찾게 된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다 핑계일뿐... 어쩌면 마음이 늙은 건 아닌가 싶다. 조금은 여유를 갖고, 마음이 설레는 방향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자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저, ... 나의 시간을 기록하는 '페이지 번호'이니까.

위의책 150쪽

나이는 그저 나의 시간을 기록하는 페이지 번호라는 말이 참 좋다. 나이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편은 아니지만, 점점 나이가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그런데 나이가 그저 페이지 번호일 뿐이라니... 나는 지금 내 인생의 책의 몇 페이지에 와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드니... 앞으로 어떤 내용으로 남은 페이지들을 채워야 할까 생각하게 된다...

무리하게 기대하고, 늘 탓하기만 했던, 나에게 단 하나뿐인 나 자신에게, 누구보다도 잘하고 싶다.

위의책 178-179쪽

나는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주변에서 보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많다... 그런 나에게 잘해주고 싶다... 는 작가의 표현은 참 좋았다. 나도 나에게 잘해주고 싶다. 스스로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말고, 나 자신에게 잘해주자~~


사실 요즘 책 읽기가 좀 시들해졌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바쁘기도 하지만, 여유있는 시간에도 책보다는 넷플릭스나 왓챠같은 영상들을 보기 바쁘다...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이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담감이 조금은 줄었다. 책 자체에서 느껴지는 여유로움에... 그리고 앞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힘을 조금은 충전한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책은 그림이 많아서 좋았다. ㅋㅋㅋ

여유 있을 때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책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초록색을 좋아한다. 사람은 초록색을 보고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좋아한다. 이 표지도 그런 면에서 참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소설은 그다지 초록색의 느낌이 아니었다. 항상 초록색으로 살 수는 없지만, 그래도 표지와 내용이 참 다른 소설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박솔뫼 작가... 사실 나에게는 굉장히 낯선 작가였다. 요즘 소설을 내가 즐겨 읽기 시작한 것은 사실 작년부터라... 많은 작가의 작품을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고, 조금씩 조금씩 읽고 있는 가운데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한 마디로 감상을 먼저 정리해보자면...

'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이게 무슨 말이지?'

쉽지 않았다. 무슨 내용인지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집중해서 읽었는데, 그래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부분은 약간 의식의 흐름에 따라서 읽어 보기도 했는데, 읽으면서 내가 소설에 대해 어느 정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실 처음 이 소설집의 제목을 봤을 때는 '우리의 사람들'...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겠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맨 처음 작품인 '우리의 사람들'을 읽으며...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맞나?? 하는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이건 정말 소설이 맞는가? 그렇다면 이 소설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쓴건가? 하는 수많은 의문이 읽는 내내 생겼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이 소설은 우리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나'가 중심이 되지 않을 수도 있구나... 나와 가까울 수도, 어쩌면 멀수도, 아니면 전혀 상관없을 수도 있는... 하루에도 수많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었다.

이야기들의 대부분이 의식 속에서 흘러가는 것 같아서 사실 이해가 쉽지는 않았지만, 소설에 대해 더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쉽지 않은 소설이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준 소설이다. 가볍고, 쉽게, 재미있게, 넘길 수 있는 소설은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들을 많이 주는 소설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창비에서 지원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젠 블로그로 책 쓰기다! - 블로그 글쓰기로 책도 쓰고 작가도 되자
신은영 지음 / 세나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서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면서, 독서, 글쓰기와 관련된 도서를 찾아 읽어보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신은영 작가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고, 서평 이벤트를 신청하여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조금 늦은 서평에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

생각보다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 중간중간 생각할 만한 내용들이 있었기에,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는 고민들을 했고, 그런 고민들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았다. 원래도 책을 빨리 읽는 편은 아니지만,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는 것에 대해 핑계를 대자면 중간에 생각할 만한 것들이 많았던 덕분이랄까?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제목과 같이 '블로그로 책쓰기'에 초점이 맞춰있다. 1장 블로그로 책 쓰기 기본편~4장 블로그 글쓰기로 책 저자 되기 까지는 블로그로 책 쓰는 일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작가님의 경험을 토대로, 귀한 정보들을 마구 공유해주신다. 5장은 작가님께서 직접 블로그에 올리셨던 에세이를 담고 있다. 최근 블로그에 글쓰기를 다짐하고, 매일 쓰기를 해보려고 하다가 중간중간 실패한 내 모습에 위로와 도전이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런 내용들을 몇 가지만 이야기해봐야겠다.

책 읽기와 글쓰기! 나는 살기 위해, 그리고 우울해지지 않기 위해 그 두 가지를 무한 반복했을 뿐이다. 그리고 오로지 그 두 가지 덕분에 작가가 되었다.

22쪽

작가님의 이 이야기를 통해 나도 글쓰기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하던 고민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일단 나도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 무엇을 읽고 무엇을 써야 하지?

책 읽기 습관이 없어서 힘들다면 서평단으로 강제 책 읽기 환경을 자신에게 제공해보는 건 어떨까? 독서량이 늘어갈수록, 블로그에 쌓이는 서평이 많아질수록 그전에는 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을 포착하게 되고 그런 행운들이 또 다른 즐거움을 줄지 누가 알겠는가?

27쪽

책 읽기 습관을 만드는 방법으로 서평단 활동을 추천하고 있다. 서평단 활동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약속된 기간에 서평을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는 다음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서평단 활동을 하려면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그러면 책을 읽는 습관은 강제적으로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지만, 습관을 만들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나도 서평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모든 책에 대해서 신청을 하기보다는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책들 위주로 도전을 해봐야겠다. 읽으면서 작가님께 궁금했던 것은 어떤 독서모임과 서평 모임을 하시는지 궁금했다. 온라인에서 그런 모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실제로 나와 관심이나 마음이 맞는 모임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아서... 그게 많이 궁금했다.

서평은 어떻게 쓰나요???? 서평단으로 활동을 한다는 다짐을 해도 서평을 어떻게 쓰는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서평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예요? 이 책으로 전달하고 싶은 핵심이 뭐냐고요?

55쪽

에 대해 답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찾고, 그것에 대해 나의 대답을 붙이는 것이 서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이나 감상은 아무래도 조금은 자제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그동안 서평이라고 작성했던 것들에 대해 돌아보았다. 내가 서평이라고 작성했던 것들이 어쩌면 그냥 나의 일기 정도에 머문 것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고, 그 이야기에 대한 나의 대답을 적어가면 좀더 멋진 서평이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아래의 내용이다.

시험 점수가 네 것인 건 맞지만, 너 자체는 아니란 말이야. 만약 점수가 너라면, 네가 50점을 받으면 50점짜리 사람, 100점을 맞으면 100점짜리 사람이란 말이잖아. 하지만 점수에 상관없이 넌 항상 멋진 사람이야. 그러니 점수와 너를 분리해야해!

61쪽

글에 대해 비난을 받으면 그 글에 대한 평가가 나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할 때가 많다. 위의 이야기처럼 점수는 그냥 점수일 뿐이고, 나는 나일 뿐인데... 내가 처한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가장 많이 들 때는 내가 한 수업과 나를 동일시하는 상황이다. 내가 맡고 있는 과목에 대해 아이들이 "재미없다. 어렵다. 별로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필요없는 과목이다." 와 같은 이야기들을 종종한다. (내가 이번 학기 담당하고 있는 과목은 아이러니하게도 '독서'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속상하다. 과목에 대해 내가 잘 가르치지 못했다는 반성과 더불어 나에 대해서도 그런 평가를 덧입힌다. 그러다보면 나는 어느덧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 있고,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그러면 힘이 쭉 빠진다. 물론 요즘은 조금 덜 그렇지만, 그래도 아이들의 그런 한마디는 나에게 좀 상처가 된다. 암튼... 그래도 힘내고 살아야지!!ㅎㅎ

책을 읽으면서 실제적인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글을 쓰는 체질을 만드는 방법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오늘부터 글을 써보고자 하는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이 12월 1일이니깐 무조건 오늘부터 써봐야겠다!!

1. A4 반장 100일 쓰기

2. A4 1장 30일 쓰기

3. A4 1장반 50일 쓰기

4. A4 2장 40일 쓰기

5. A4 3장 30일 쓰기

174쪽

일단 에이포 반장 100일쓰기 오늘부터 도전이다!! 쉽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꼭 해봐야겠다. 글감을 만드는 것이나 글의 주제를 생각하는 것...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이 책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블로그로 책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우 친절한 책이다.

마지막 장에 작가님께서 블로그에 쓰셨던 에세이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편으로는 나도 언젠가는 그런 글을 쓸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로 글을 쓰려고 하는 사람들이 한 번 쯤은 읽어봐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도서를 지원받아 쓴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