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닷다의 목격 ㅣ 사계절 1318 문고 131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22년의 첫 책은 '닷다의 목격'이라는 최상희 작가의 소설집이다. 사계절 출판사의 1318문고로, 사계절 교사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지원받은 책임을 먼저 밝힌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담겨 있는 이 소설집은 SF 소설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SF에 익숙한 편이 아니다. 최근 다양한 SF작품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읽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렇게 펴든 이 책은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이 소설집의 가장 큰 매력은 익숙하지 않은 배경이나 상황을 통해 우리가 평소 너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배경은 다른 행성이지만, 우리가 현재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다보면 우리 사회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과도 충분히 배경지식들에 대한 자료들을 안내해주거나, 간단한 소개를 통해서 소설과 연결해보는 활동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소설 이야기를 좀 해볼까?
이 소설집에는 '닷다의 목격', '제물', '사과의 반쪽', '그래도 될까', '국경의 시장', '화성의 플레이볼', '튤리파의 도서관'이라는 작품이 실려 있다.
'닷다의 목격'의 주인공인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아이이다. 그렇게 만나게 된 '닷다'. 너구리와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닷다는 급식의 제육볶음을 좋아하는데.. 그런 닷다가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에 중요한 단서가 되는 휴대폰을 '나'에게 건네준다. 이 작품에서 학생들과 이야기해볼 만한 것이 많다고 생각했다. 닷다를 보는 '나'에 대해서,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그런 사건을 대처하는 학교의 모습에 대해서. 확장한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까지도 함께 이야기해볼 만한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물'은 처음 읽으면서는 시대적인 배경이 옛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보니 시대적 배경이 옛날도 아니었고, 오히려 현대에 가까웠다. 어찌됐든 이 이야기는 괴물에게 제물이 되는 마을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작품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이야기 역시 많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우리 시대의 여성들이 희생되는 부분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사과의 반쪽'이라는 작품은 정말 신선했다. 1년의 반은 남자로, 1년의 반은 여자로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안'은 여자로만 살아가야 하는 처지이다. 그런 이안에 대해 기피하는 부모들의 뒷담화를 담은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로는 어떤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까? 간단하게는(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따돌림에 대해, 차별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도 될까'도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쓰여진 작품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친구들이 한 명씩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우주는 가장 친한 친구인 송이가 사라지고나서 사라진 이유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같은 반 친구인 주호를 만나고, 주호가 점점 상추가 되고 있음을 목격한다. 음.. 솔직히 이 작품을 읽으면서는 고민이 됐다. 아이들과 어떤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 작품일까. 어쩌면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 무관심.. 이런 이야기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국경의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어려운 작품이었다. 어떤 이야기인지 사실 잘 와닿지가 않아서...ㅠㅠ
'화성의 플레이볼'과 '튤리파의 도서관'은 SF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었다.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에 사는 사람들. 지구인과 다른 행성인의 관계, 반려동물에 대한 이야기도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수업시간에 활용하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단편으로 한 작품씩 골라서 읽고 함께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고... 온전히 한 권을 읽고 활동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재미있게 읽었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배울 것들, 생각할 것들이 너무 많이 담겨 있는 소설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