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기억하는 사람들은 내 또래의 사람들이 아닐까? 이 메일로 매일 다정하게 보내지던 이 편지를 처음 알게된 건 엄마를 통해서다. 초등교사를 오래하셨지만 다양한 공부와 사회생활로 많은 정보를 알고 지내시던 엄마가 매일 좋은 글귀를 보내준다며 알려주신 것이 바로 '고도원의 아침편지'오래 전 일이라 아예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책을 내셨다는 소식에 1차 반가웠고, 다른 것도 아닌 '글쓰기 작법서'라니 2차는 놀라운 반가움 이었다. 감사하게도 서평을 쓰게 되었는데 책을 읽는 순간 작가의 연륜이 묻어남을 느꼈다. 내가 글을 쓸 때 제일 못하는 끊어쓰기. 책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짧고 명료한 글들로 이루어진 글쓰기 작법서라니!책을 다 읽고 강원국 작가님의 이야기도 놀라웠지만 기형도 시인님과의 인연에 동공이 확장될 정도로 놀라웠다.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집 <입 속의 검은 잎>의 기형도 시인님과의 일화도 작가님의 오랜 글쓰기와 함께한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글을 쓰고 싶어서 이왕이면 글을 잘 써보고 싶어서 수 많은 작법서들을 읽었다. 대부분이 매일 써라, 책을 많이 읽어라 주변의 소재를 이용해라 등등 비슷한 주제들이 작가 마다의 이야기들과 버무려져 있어 조금다른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 비슷하게 공통지어지는 곳이 많다. 고도원 작가님의 작법서에서 가장 눈에 띄웠던 표현은 '보르헤스'의 표현을 인용한 <예술은 불과 수학의 결합이다> 라는 표현으로 [글도 마찬가지다. 불과 수학의 결합니다. 바람이 부는 대로 번지고 퍼진다. 불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경험, 재료, 열정이다. 고생한 경험, 행복했던 경험, 인생의 고점과 저점이다. 그러나 불만으로는 글이 안 된다. 수학이 필요하다. 일정한 틀, 정교한 공식이다. 보이지 않는 단단한 설계도가 요구된다.]무작정 글을 쓰려고만 했다. 책 읽기를 좋아해도 춤추는 게 좋았고 논문을 쓸 때도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도 이과생이라 글쓰기에 약한거라고 스스로를 가두었나보다. 나에게는 글을 쓰려는 '불'은 있었지만 '수학'이 부족했었던 거다. 읽는 사람을 위한 일정한 틀과 정교한 공식말이다.[말은 바람처럼 날아가지만 글은 기록으로 남는다. 영원히 남는다. 글에는 엄정함이 있다. 막중한 책임감이 뒤따른다.] 무작정 내 안에 있는 많은 단어와 문장을 뱉어내기에 급급했던 시간들을 버리고 책임감있게 누군가에게 전해줄 수 있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국어 시간에 항상 배웠고 입으로도 주문처럼 외치던 6하원칙! 글을 쓰면서 이 6하원칙을 지켜가며 한 문장 한 문장 완성한 적이 있었던가. 항상 모든 시작과 끝은 기본이었다. 그 중요한 사실을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