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멀리 떨어져 산다
소노 아야코 지음, 오유리 옮김 / 책읽는고양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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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가까운 누군가와 멀리 떨어져야만하는 이야기인줄 알았다면 그렇지 않다. 작가가 오랜 시간 써온 작품들의 단편들이 아담히 모여있다. 너무 편안한 마음과 자세로 읽을 수 있어 휴대하면서 보기에도 안성맞춤인 책이다.

관계, 삶, 인간, 신 4가지 큰 테마로 묶여있는 짧막한 이야기들은 삶을 살아갸면서 겪는 일들에 대해 한 번쯤은 고민해보고

책 맨 앞장을 펼치면 '들어가는 말'이 나오기도 전에 짧막한 메시지가 읽기 전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 책은 차례대로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유롭게 손 가는 페이지를 열어 읽으셔도 좋습니다.

이 멘트가 괜히 쓰여있는게 아니었다. 죽 이어진 긴 산문이나 이야기들이 아니라 글의 어느 한 부분을 가져와 가볍게 읽어보고 가볍지 않게 생각해볼 수있다. 내 이야기와 맞닿은 부분이나 내 생각이 들어갈 만한 이야기들이 더 잘 읽혔고 그럴 때마다 글을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나만의 느낌이나 그 때 떠오르는 감정을 대입할 수 있었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 소노 아야코에 대해 잘 몰랐는데 유명한 작가를 알게되고 그녀의 글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소노 아야코의 저서들 중에서 단편의이야기들만 잘라서 모아놓았지만 결코 쉬운 이야기를 말하는 건 아니다.

소노 아야코의 작품들을 보면 제목부터 일상을 파고들면서 위로와 다독임을 주기도하고 이런 생각으로 전환해보지 못했을까 하는 미처 깨닫지 못한 스스로의 반성도 했다. 인간 관계와 다양한 삶의 변화에 어려움이나 고민, 실패 등을 덤덤히 마주하며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었다.

* 인간 관계는 영원한 괴로움이며 처음이자 마지막 기쁨이다. 아무리 관계를 잘 만들어 가려고 해도 우리는 반드시 잘못을 범한다. 그것은 서로가 각각 별개이고 사고방식도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인간 관계의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 인간은 자기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면을 다른 이로부터 지적받고, 거기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 친절한 사람은 친절이 미덕인지 아닌지, 어쩌면 비겁한 자신을 위한 호신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길 권한다.

* 우리들은 누구나 예외 없이 비겁하다. 그런 점에서는 기가 막힐 정도로 똑같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해두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지만 어느 시대나 정의를 위해 죽는 사람은 있었다.

* 진정한 변화는 누군가의 명령을 받거나 제도적으로 강제되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개인이 늘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자기 혼자서 절대자와의 관계하에 제 자신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사회적인 인간 관계 내에서의 고민이 점점 가족관계로서의 어려움으로 옮겨가는 중년의 기로에 서서 소노 사야코 할머니의 위로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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