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의 기적 - 생각의 생각을 만드는
고니시 도시유키 지음, 이혜령 옮김, 가쓰키 요시쓰구 감수 / 21세기북스 / 2016년 4월
평점 :
품절



우리 집에는 종잇조각이 굴러다닌다.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무언가를 적은 종이인데, 정리하거나 버리지 않아 방치된 채 집 구석구석에 먼지처럼 쌓여버렸다. 이 종이들은 청소할 때 주로 발견된다. 난감한 점은 글씨체로 볼 때 내가 적은 게 분명한데 왜 적었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냥 끄적여놓은 것인지, 생각하지 못 했던 중요한 정보가 있는 것인지. 그래서 결국에는 아무리 하찮아 보이는 쪽지도 버리지 못하고 여기저기 처박아놓았다. 한때 무척 편리했던 포스트잇은 어느새인가 한 장씩 흩어져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었다. 

나는 단지 기억나지 않는 과거의 단편으로만 생각했던 메모를 저자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미래를 위한 단서로 만들었고, 메모의 기적은 저자의 메모관이 담긴 책이다. 좀처럼 일이 되지 않을 때 우연히 발견한 메모 한 장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한다. 그 후, 연구하고 발전시킨 메모의 기술을 설명한다. 메모는 알기 쉬워야 한다. 언제 봐도 내가 그때 무슨 생각으로 이 메모를 적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을 정해 생각의 낭비를 막아야 한다.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기록이어야 한다. 동그라미, 별, 말풍선 같은 기호들과 그림으로 긴 글이어야 할 메모를 짧게 줄이고 이해하기 쉽게 적는다. 중요도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화살표와 물음표를 적극 활용해 질문과 메모의 흐름을 통해 생각을 확장시킨다. 주제를 던지고 반대되는 것을 적다 보면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알게 된다. 작가 이사카 고타로가 소설을 쓸 때 사용하는 메모법을 공개해 메모가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메모의 활용법은 놀라웠다. 미래를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신선했고, 실제로 메모의 기술을 통해 많은 일을 성공시킨 저자의 경험담이 효과를 입증했다. 호기심 때문이라도 더 따라 해보고 싶게 만든다. 이제까지 해오던 것과 조금 다른 방식이라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지만 메모 하나로 인생을 바꾼 산증인이 너도 네 인생을 메모로 바꿀 수 있다고 유혹한다. 책을 읽은 후, 아직까지는 시도해보지 않았다. 조금씩 바꿔보려 한다. 저자의 방법과 시행착오 끝에 찾은 나만의 방법이 합쳐졌을 즈음에는 내 인생도 달라져있을까.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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