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판타지 소녀 캐릭터 디자인
아카기 슌 지음, 이유민 옮김 / 잉크잼(잼스푼)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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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판타지를 좋아한다. 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없는 다채로운 세계관들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 매력적인 창작물을 오롯이 즐기기에 부족한 것이 있다. 배경과 의상이다. 작가가 창조해 낸 세계관의 본 적 없는 건물과 의상은 필력 좋은 작가의 뛰어난 묘사에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만화는 색이 없어도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된 정확한 그림을 볼 수 있고, 영화 및 드라마는 의상의 질감, 장신구, 색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글로만 되어있는 독특한 판타지를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생각해봤다. 나에게 의상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다면 조금은 상상하기 쉽지 않을까하고.


동양 판타지 소녀라는 제목답게 아시아 권역에 있는 나라들의 전통의상을 바탕에 두었다. 우선 일본, 인도, 중국, 베트남, 몽골, 태국, 한국 등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소개한다. 보기만 해서는 잘 알 수 없는 부분들을 따로 설명하기도 한다.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보는 것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아시아의 전통의상은 아오자이, 치파오, 기모노 밖에 알지 못했다. 생소한 나라이름에 놀라고 다양한 의상의 각기 다른 아름다움에도 놀랐다. 특히, 인도의 가그라와 란가 드레스, 아프가니스탄의 카미즈는 마음에 쏙 들었다. 다른 의상보다 좋았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시대를 타지 않는 디자인이며, 예쁘고 실용적인 점이 마음에 들었던 거다.


동양 판타지 소녀라는 것 외에 중요한 부재가 있다. 바로 캐릭터 디자인이다. 민속의상을 기초로 판타지에 등장하는 천사, 악마, 마녀 캐릭터 등의 의상과 장신구 디자인을 보여준다. 같은 직업군이라도 성격 설정에 따라 의상의 전체적인 색감과 분위기가 달라진다. 직업으로 그나마 쉽게 상상 할 수 있는 캐릭터 뿐 아니라 꽃, 과일, 사물과 결합해 디자인 하는 방법과 예시도 들어준다. 처음에는 판타지적 캐릭터만으로 족하지 않나 싶었던 내 생각이 곧 잘못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본 동양 판타지 드라마에서는 식물도 정령(인간)의 형태로 나타나 입는 옷, 장신구, 신발 등이 다 독특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가져오고 싶은 민속 의상의 일부분과 상징으로 생각했던 것을 더하고 빼고 변형하는 과정이 흥미로웠고, 결과는 황홀했다. 팥죽으로 캐릭터 디자인 할 생각을 누가 할까.


아시아 나라의 민속의상을 간략하게나마 알 수 있어 좋았다. 현대의상의 대부분은 전통의상으로부터 발달되었을 것이다. 개중에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혹은 전과 다른 상황으로 없애고 바뀐 좋은 점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전통의상과 현대의상의 조합은 현대 판타지 캐릭터 디자인에 영감을 주는 것은 물론, 소중한 전통을 되새겨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었다. 서양 판타지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동양식으로 민속의상과 결합한 부분은 그동안 서양식으로만 생각했기에 신선했다. 참신한 소재의 응용은 이런 것으로도 디자인이 가능하다고 알려줘 사물을 넓게 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책 자체로 재미있었지만, 민속의상과 함께 해 독특함과 신선함이 가득한 동양풍의 판타지 캐릭터를 만드는데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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