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꽃향기 - 베네치아 푼타 델라 도가냐 미술관과 함께한 침묵의 고백 미술관에서의 하룻밤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재형 옮김 / 뮤진트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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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도서입니다*


<달콤한 노래>를 얼마 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리뷰 도서가 반가웠다. 책을 읽기 전에는 미술 작품과 관련한 해설서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읽어 보니 자기 내면의 고백을 이렇게 솔직 하고 깊이 있게 고백할 수 있을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지금 여기 있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내가 현재에 속하도록 내 버려 두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을.(p32) 글을 쓰고 싶은데 한 글자도 쓸 수 없음을 고민하는 저자에게 출판사 편집자인 알리나가 하룻 밤동안 미술관에 갇혀 지내보는 게 어떻게냐는 조언에 따른다. 미술관은 흥미가 없었지만, ‘갇힌다’라는 사실이 자신만의 방을 꿈꾸는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 왔던 것이다. 수도원에 들어가듯 자신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길 갈망하는 작가는 알리나 의 조언대로 베네치아에 있는 ‘푼타 델리도가냐’ 미술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을 선택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절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P12) ‘수도원에 들어가 침묵과 겸손을 서약하고 싶다.(P19) ‘글을 쓴다는 것은 곧 침묵을 가지고 노는 것이며, 실생활에서는 말할 수 없는 비밀들을 우 회적으로 말하는 것이다.(P25) ‘침묵이야말로 자신의 생각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행동이다.(P34) ‘우리는 아무것도 이해하거나 설명할 수 없이 맹목적으로 글을 쓴다.(P65) ‘문학은 우리를 들어 올릴 수 있다(P92) ‘문학은 상처와 사고의 흔적, 이해할 수 없는 불행, 부당한 고통을 소중하게 생각한다.(P96) ‘글을 쓰다 보며 허구와 현실이 뒤섞이고 등장인물이 우리를 기쁘게 하기도 하고 두렵게 만 들기도 하나는 방법으로 형체를 갖추는 초자연적 순간들이 찾아 온다.(P106) ‘문학이 이 내면의 삶에 모든 자양분을 공급하게 될 것이다.(P118) ‘어떤 장소에서 떠날 가능성이 있어야만 그 장소에서 살 수 있을 것 같다.(P142) ‘글쓰기는 곧 회복의 시도라고 생각한다.(P150) 미술관에서의 하룻밤이 작가에겐 많은 내면의 변화를 일으켰다. 다른 이의 고뇌의 형상들을 보고 그들의 내면을 이해하고 자신의 지나온 흔적들(아버지와의 기억, 작가로서의 삶)을 더듬 어 보면서 작가로서 정체성을 확인한다.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깊이 성찰하며 비록 하룻밤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깊은 사유가 결 코 얇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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