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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아름다움,
일상에
있다
『쓰가루
백년식당』(모리사와
아키오/샘터)을
읽고
‘100년의
시간을 잇는 사랑과 인연의 이야기’라는
책 카피.
카피처럼
이 소설은 100년
동안 주인이 대를 이어 온 오모리 식당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식당이
직접적으로 소설의 중심은 아니다.
바로
식당과 관련된 ‘사람’에
대한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화자가
계속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식당의
초대 창업주 겐지를 비롯,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오모리 요이치,
그리고
요이치의 여자친구 쓰쓰이 나나미.
이들은
각 장마다 각각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청년들의
취업 문제,
고향,
청년들의
연애와 갈등,
결혼
문제까지.
하지만,
각각의
주제를 깊게 파고들진 않는다.
담담히
그려 나간다.
그러니
왠지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공감이
간다.
소설의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이 오히려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고나 할까?
너무
눈물 짜내기 식의,
아니면
특별한 주제와 소재 찾는 것에 집중하는 소설류에 질려서 그랬나보다.
그보다는
일상을 보여준다,
일상의
아름다움.
요이치의
아버지 데쓰오의 고백이 그러하다.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인지.
(12쪽)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일’의
가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백년식당’은
아오모리 현이 3세대,
70년
이상 계승되어온 대중식당에게 내린 호칭이란다.
요즘같이
개성이 강한 청년들에게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으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이
소설은 직접적인 답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데쓰오는 요이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요이치와
나나미.
둘
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부모님이 바라는 일 가운데 갈등한다.
또한,
서로도
갈등한다.
한
명이 자신의 꿈을 선택하면,
상대방은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순간순간
우리가 갈등해 보았을,
경험해
보았을 모습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꿈’에
대해서도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
무렵과 비교하면 지금의 내겐 수수께끼가 거의 사라지고 없다.
분수에
맞는 것을 손에 쥐었지만 그 대신 우주 같은 무한함을 잃었다.
나를
틀 안에 가둔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도 여전히 나만의 틀을 만들고 있다.
(181, 182쪽)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는 ‘제2의 아사다 지로’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감동의 스토리로 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 외에도 <당신에게>,
<무지개 곶의 찻집>
역시 따뜻한 온기를 전해 준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린,
원대한
꿈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맞아!
그땐
그랬지!’,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삶이야’라는
작은 깨달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주는 작은 미덕이다.
<쓰가루
백년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