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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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웰 메이드(Well-made) 영화를 보는 듯

  눈알사냥꾼』(제바스티안 피체크/자음과모음)을 읽고

 

눈알사냥꾼.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도발적이다. 강렬한 겉표지 그림은 첫 장을 펼치기 전, 마지막으로 숨을 가다듬게 했다. 맨 먼저 마주친 건 경고’. 미리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눈알수집가부터 읽으라는 경고다. 그만큼 이 시리즈에 대한, 이 책에 대한 작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진 않았지만, 저자 제바스티안 피체크(SEBASTIAN FITZEK)는 독일에서 알아주는 스릴러 작가이다. 그의 데뷔작 테라피20067월에 출간되어 그해 독일을 휩쓴 다빈치 코드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섰으며, 독일 스릴러상과 더불어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범죄소설상인 프리드리히 글라우저상 후보에 올랐다. 그의 소설은 지금까지 24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350만 부가 넘게 팔렸고 연극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400여 페이지의 작지 않은 분량이지만, 쉽게 읽혔다. 특히 책을 읽는 내내 다음 장의 내용이 궁금해서 빨리 넘기고 싶었다. 마치 영화 같다.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 특히 이 책의 시작은 전편 눈알수집가의 내용과 긴박히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준다. 두 주인공 맹인 물리 치료사 알리나와 범죄 전문 기자 초르바흐의 이야기가 교차 편집되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영화의 신(scene)들이 교차되는 것과 비슷하다.

   

저자는 소설을 전개하는 데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어떤 한 명의 인물이 그 소설을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각 장의 인물들이 그 장의 주인공이 되어 사건을 경험하고, 소설을 이끌어 가는 것이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1인칭 주인공 시점과 의식의 흐름 기법을 적절히 사용된다.

이러한 기법은 저자에게 사이코스릴러라는 장르를 재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게 했다. 계속 감탄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생생한 문장이나 표현들이 내가 소설 속 현장에 놓여 있는 듯한 느낌을 계속 받았다.

   

그렇지만 나라는 바보는 수년 동안 그것을 미뤄왔다. 악은 다른 사람들한테만 일어나는, 복권 당첨 같은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착각을 하는 걸까. (184)

   

이처럼 소설속 인물들의 ‘‘나쁜 일이 왜 나한테 일어야만 했을까라는 질문들을 보면서는 나 스스로에게도 그런 질문을 던져 보게 했다. 픽션인 소설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의 끝을 보는 듯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반전이 있기에 소설의 전반적인 내용들이 더 탄탄한 힘을 받는 느낌이다. 이 시리즈가 얼마나 길어질지 모른다고 직접 말한 작가. 그의 말처럼 스토리가 탄탄하고, 이 시대상을 잘 보여 주는 웰메이드 소설을 계속 선보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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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AR MINI 마이 카, 미니 - 나를 보여 주는 워너비카의 모든 것
최진석 지음 / 이지북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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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미니에 대한 모든 것

-<MY CAR MINI(최진석/이지북)을 읽고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생소했다. ‘미니’? 작은 차를 총칭하는 말인가? 책을 읽으면서 미니(MINI)BMW의 브랜드 이름으로서 소형차임에도 불구하고 당찬 개성과 매력을 발산하는 차라는 것을 알았다. 요즘 외제차 시장의 대세를 이루고 있단다. ‘MINI가 이렇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작은 책이 낱낱이 하고 있다. 스스로를 늦깍이 자동차 마니아라고 부르는 저자 최진석은 2007년 한국경제신문사에 입사한 후 생활경제부와 사회부를 거쳐 2011년부터 산업부에서 자동차를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를 취재하면서 무섭게 몰입해 매일 공부하고 운전한다. 경제 주간지 한경비지니스와 온라인 자동차 전문매체 로드테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기고 및 출연하고 있으며, 자동차 블로그 '니차도기어'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가졌던 미니에 대한 오해를 없앨 수 있었다. 무엇보다 근래 개발된 자동차로 알았지만, 미니의 역사는 상당히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957년 영국 BMC(브리티시 모터 코퍼레이션)에서 최초로 개발한 소형차인 것이다. 당시 개발 목표는 크기는 작지만 실내 공간은 넓고, 가격이 저렴하면서 연비가 높은 소형차’(28)였다.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알렉 이시고니스라는 엔지니어를 통해 현실이 되었다. 이후 BMW에서 생산되기 시작한 미니는 더욱 진화해서 종류만 해도 35개가 넘게 되었고, 모든 계층과 연령의 소비자를 만족시키게 된다.

   

이 책은 미니의 역사에서부터 미니를 세밀히 분석한 내용, 국내와 해외에서 미니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 내 손으로 미니 정비하기를 통해 실제적으로 미니를 어떻게 정비하고 관리하는지 세밀한 지침을 주고 있기에 미니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한 브랜드를 집대성한 책을 쓴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을텐데 저자의 열정과 해박한 지식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함께하면 즐겁다는 자동차의 철학을 직접 사람들에게 느끼도록 한 참신한 마케팅 효과도 볼 수 있었다.

   

미니의 목적은 미니 브랜드를 접하는 사람들이 세계 최고의 명차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흥겨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미니는 신차를 소개하며 신기술을 홍보하거나 이 차가 가격 대비 성능과 만족도가 우수하다는 걸 굳이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저 미니와 함께하면 즐겁다는 걸 직접 느끼도록 할 뿐이죠. (17)

   

이렇듯 자신의 관심 분야를 스스로 연구하고 취재하여 많은 독자들을 만족시킨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다양한 전문 분야에 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다양한 독자들을 만족시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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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3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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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한 노란색 표지가 을 알린다. 표지의 새싹을 들고 하늘을 나는 듯한 사람들은 마치 봄의 전령 같다. 봄처럼 따뜻하고, 풍성한 이야기가 이번 3월호에도 가득하다.

 

특집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날, 생일>이다. 누구나 소중히 생각하는 이 생일에 대한 기억과 에피소드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 담임을 맡고 있는 반의 아이들이 챙겨 준 생일에 대한 글은 참 따뜻하다. ‘용서와 이해와 따뜻함에서 아이들에겐 한계가 없다. 아이들은 그 순수와 따스함으로 빛바랜 내 생일을 찾아주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아이들에게 진 빚이 끝도 없다. 그 아이들과 나는 오늘도 함께 있다. (59, 이윤미 씨의 글)

 

샘터의 특징, ‘읽을거리가 이번 호에도 풍성하다. <이달에 만난 사람>은 뮤지컬 배우 강효성 씨다. 특별한 뮤지컬 배우이다. 그녀는 정신대 할머니의 삶을 노래한다. 그녀의 외침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그분들이 원하는 건 사과뿐이에요. 아니면 사과도 필요없으니 내 청춘을 돌려달라는 것. 남자들은 내 딸 같고 내 누이 같은 이들의 고통을 느끼겠지요. 하지만 나는 여자니까, 그 고통을 내 것처럼 느낄 수 있어요.” (18)

 

 

그가 예술감독과 주연을 맡은 뮤지컬 <꽃신>은 자신과 제작진과 배우들이 개런티를 대폭 낮추고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단다. 이러한 이야기가 많이 알려져 <꽃신>이 잘 상영되고(5월에 무대에 오를 예정), 많은 이들이 정신대 할머니들의 아픈 삶을 공감하고, 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기를 바란다.

 

 

이외에도 <버스로 시티투어>의 서울편, <오경아의 손바닥 가드닝>, <청춘 스케치> 등 풍성하고 재미있는 글이 가득하다. 아직 꽃샘추위가 있는 초봄, 신학자 현경이 <뉴욕에서 띄운 진주알 편지>를 통해 전하는 글을 읽어 봄직하다.

 

가장 큰 고통은 가장 깊은 내공으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눈물과 고통의 힘은 우리를 정화하고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끌어주기 때문입니다. 이 봄, 샘터 독자 여러분의 가슴속 얼음이 녹아 따뜻한 봄빛 속에서 자유롭게 큰 바다로 흘러가시길 기원합니다.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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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령 학교 1 - 꼬마 산신령들 샘터어린이문고 43
류은 지음, 안재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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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호그와트 마법 학교

  -<산신령 학교 꼬마 산신령들(류은 글, 안재선 그림 / 샘터)>을 읽고

 

우리네 옛날 전래동화에는 항상 등장하는 것들이 있었다. 바로 산신령, 도깨비, 선녀 등이다. 산신령이 나타나서 금도끼 은도끼를 나무꾼에게 주기도 하고, 도깨비들은 인간과의 대결에서 항상 져서 도망가기 일쑤였다. 어린아이들은 이런 환상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그런데, 요즘 동화속 그들은 없어졌다. 그 자리를 서양의 마녀, 마법사, 요정들이 채우고 있다.

 

아동서에도 국적 불명의 주인공들이 판을 치는 이 때, <산신령 학교-꼬마 산신령들> 책이 나와서 반갑다. 구름바다에 숨어 있는 산신령 학교. 꼬마 산신령들은 단군 교장 선생님이 보는 가운데 동식물을 다루는 법, 변신술 등을 배워나간다. 6년 공부를 마치고 나서 정식 산신령으로 나만의 산을 배정받기 위해서다. 대대로 훌륭한 산신령을 배출한 가문의 달봉이는 새로 전학한 학생들(고아 산신령 장군이와 선녀와 나무꾼 사이에서 태어난 두레)과 만나게 되며 난생 처음 자존심에 금이 간다. 산신령 실습, 이웃나라 무사신과의 결투 등 호기심을 잡아끄는 모험의 시작이 펼쳐진다.

 

 

이 책을 쓴 류은 작가는 <그 고래, 번개>로 제 1회 정채봉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도 장편 동화 <바람드리의 라무>, <날 좀 내버려 둬> 등이 있다. 매 작품마다 아이의 시선으로 따뜻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1편 꼬마 산신령들>을 시작으로, <2편 변신왕 대회>, <3편 신들의 전투> 3부작으로 이루어질 <산신령 학교>, 이 시리즈는 해리 포터와 호그와트 마법 학교에 길들여진 우리 어린아이에게 한국 전통 문화의 멋스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 줄 것이다. 일단, 아이들과 이 책을 같이 읽어 나가 보라. 몇 장만 넘겨도 재미있는 글이, 친숙한 그림이 사로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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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가루 백년 식당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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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일상에 있다

쓰가루 백년식당(모리사와 아키오/샘터)을 읽고

 

‘100년의 시간을 잇는 사랑과 인연의 이야기라는 책 카피. 카피처럼 이 소설은 100년 동안 주인이 대를 이어 온 오모리 식당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식당이 직접적으로 소설의 중심은 아니다. 바로 식당과 관련된 사람에 대한 소설이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화자가 계속 바뀌는 것이 특징이다. 식당의 초대 창업주 겐지를 비롯,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오모리 요이치, 그리고 요이치의 여자친구 쓰쓰이 나나미. 이들은 각 장마다 각각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청년들의 취업 문제, 고향, 청년들의 연애와 갈등, 결혼 문제까지. 하지만, 각각의 주제를 깊게 파고들진 않는다. 담담히 그려 나간다. 그러니 왠지 내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하다. 공감이 간다. 소설의 자극적이지 않은 일상이 오히려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고나 할까? 너무 눈물 짜내기 식의, 아니면 특별한 주제와 소재 찾는 것에 집중하는 소설류에 질려서 그랬나보다. 그보다는 일상을 보여준다, 일상의 아름다움. 요이치의 아버지 데쓰오의 고백이 그러하다.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고마운 일인지. (12)

 

 

 

뿐만 아니라, ‘가족의 가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백년식당은 아오모리 현이 3세대, 70년 이상 계승되어온 대중식당에게 내린 호칭이란다. 요즘같이 개성이 강한 청년들에게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 받으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물론, 이 소설은 직접적인 답을 주진 않는다. 오히려 데쓰오는 요이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한다.

 

요이치와 나나미. 둘 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부모님이 바라는 일 가운데 갈등한다. 또한, 서로도 갈등한다. 한 명이 자신의 꿈을 선택하면, 상대방은 꿈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짧은 소설이지만, 순간순간 우리가 갈등해 보았을, 경험해 보았을 모습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잃어버렸던 에 대해서도 작가는 이야기한다.

 

그 무렵과 비교하면 지금의 내겐 수수께끼가 거의 사라지고 없다. 분수에 맞는 것을 손에 쥐었지만 그 대신 우주 같은 무한함을 잃었다. 나를 틀 안에 가둔 건 바로 나 자신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도 여전히 나만의 틀을 만들고 있다. (181, 182)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는 2의 아사다 지로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을 감동의 스토리로 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 외에도 <당신에게>, <무지개 곶의 찻집> 역시 따뜻한 온기를 전해 준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린, 원대한 꿈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맞아! 그땐 그랬지!’,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삶이야라는 작은 깨달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주는 작은 미덕이다. <쓰가루 백년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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