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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김영민 지음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2년 10월
평점 :
인생이라는 게 원래 태어나보니 빈손이고 죽을 때도 빈손이라 근본적으로 개털이자 무의미의 연속인데, 그렇다고 냅다 한강 물 온도 체크하러 가거나 방구석에서 징징대지 말고 어차피 허무한 인생, 비겁함 없이 우아하고 센스 있게 살다 가자 라고 김영민 교수가 고전(장자, 사기 등) 들먹이면서 죽비 때리는 책이다. 즉, "토닥토닥 다 잘 될 거야~" 같은 염가의 힐링에 속아 시간 버리지 말고, 어차피 다 망하고 죽을 목숨이라는 차가운 팩트를 기껍게 받아들인 다음, 그 허무함이라는 배경화면 위에서 차나 한 잔 정갈하게 우려 마시고 드립이나 치면서 오늘 하루를 미학적으로 폼나게 버텨내자는 철학적 츤데레의 유쾌한 생존 가이드북. 인생에 대단하고 거창한 우주적 의미 같은 건 원래 없다는 걸 인정하고 나면, 역설적으로 '잘해야 한다'는 거대한 압박감에서도 놓여나게 되는 것 같다. 그러나 삶이 진짜 팍팍하고 힘든 사람한테 "어차피 인생 무의미하니까 집착 버리고 우아하게 살아"라고 하는 건, '아프니까 청춘이다'류의 꼰대질과 방향만 다를 뿐 또 다른 형태의 '상팔자 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 본인은 서울대 교수라는 안정적인 지위에서 고전 읽으며 차 마실 여유가 있으니 할 수 있는 유희 아니냐는 비판도 충분히 가능하고. 결국 이 책이 '뼈 때리는 통찰'로 읽히느냐, 아니면 '선비질하는 꼰대의 가르침'으로 읽히느냐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태와 온도 차에 달려 있다. '꼰대의 가르침'처럼 느껴진다면 굳이 깊게 의미 부여하며 모실 필요도 없다. 그 마저도 "어라, 이 양반도 은근히 선비질하네?" 하고 쿡 찔러보며 가볍게 소비하는 게, 어쩌면 이 책을 가장 '김영민스럽게' 읽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삶의 목표를 잃어버렸거나, 번아웃&허무감으로 마음이 빈곤해진 이들이라면... 헛헛함과 유쾌함 사이의 묘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즐기면서, 책 속의 건조한 드립들을 한 편씩 음미해 보쟈. 잠깐들 쉬어 가보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