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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왕 헨더슨 ㅣ 펭귄클래식 115
솔 벨로우 지음, 이화연 옮김 / 펭귄클래식 / 2011년 11월
평점 :
솔 벨로, <비의 왕 헨더슨>은 무료한 부자 백인이 아프리카에서 어쩌다 왕으로 데뷔하게 되는 진기명기 피땀눈물 대서사시로, 물질적 풍요 속에서 깊은 허무와 실존적 위기를 겪는 50대 미국인 거부 유진 헨더슨이 내면의 갈증("I want, I want")을 해소하려 아프리카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희극적 실존주의 소설이다. 1세계 백인이 찾아봤자 별 것도 없는ㅋ 자아 찾기를 위해 오지 탐험하는 스토리는 차고 넘치고 그게 그거다 싶고, 게다가 그런 서사는 자칫 시대착오적인 백인 우월주의나 시혜적 태도, 혹은 야만 대 문명의 진부한 이분법으로 빠지기 쉬워 사실 흐린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솔 벨로는 헨더슨을 거창하고 완벽한 구원자로 두지 않는다. 그저 덩치만 거대할 뿐 속은 텅 비어 있는, 우스꽝스러운 문명병 환자로 그려낼 뿐이다. 오히려 아프리카 부족들과 그들의 왕 '다후'가 헨더슨보다 훨씬 더 깊은 철학적 통찰을 보여준다. 헨더슨은 그들의 지혜와 넘치는 생명력 앞에서 끊임없이 깨지고 깨달음을 얻는 존재일 뿐이다. 유색인종을 단순한 배경이나 계몽의 대상으로 소비하지 않고, 기묘할 정도로 대등하고 존중감 있게 다루는 이 시선이야말로 이 소설을 한 끗 다르게 만드는 지점이다. 헨더슨이 와리리 부족에서 사자와 교감하며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고, 고정된 '존재(Being)'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성(Becoming)'으로 나아가는 과정은 서사 자체로도 말도 안되게 재밌다. 솔 벨로 소설의 단점을 감히 하나 꼽자면 다소 멋없어 뵈는 특유의 제목들 아닐까 싶다가도, 읽다 보면 깊은 철학적 성찰과 특유의 위트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글맛에 빠져 "이거 말고는 답이 없었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그의 작품에는 늘 명확히 이해되는 어떤 한계와 경계가 존재하고, 그것이 묘한 쓸쓸함과 뭉클함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여튼 허무와 존재의 열망 사이에서 치열하게 몸부림치는 현대인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묻고, 내면의 야성과 생명력을 되찾아주는 영혼의 구원기 <비의 왕 헨더슨> 적극적으로다가 영업을 해보며ㅋ 번외로 읽기 전부터 의미심장하더니 완독 후 전율을 느낀 한국어판 표지 디자인은 펭클 통틀어 가히 최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멋지다. 내 책장 배 올해의 커버상 드림 (갑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