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여명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7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송기정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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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여명>은 남성 중심의 로맨스 공식 따위는 상큼하게 차버리고, 중년 여성이 자신의 몸과 욕망, 그리고 프로방스의 자연을 되찾으며 ‘완벽한 독립 주체’로 거듭나는 오토픽션 소설이다. 주인공 ‘콜레트’는 남프랑스 생트로페의 예쁜 집에서 댕댕이, 냥이들과 함께 평화로운 솔로 라이프를 즐기던 중, 굴러들어온 연하남 ‘비알’의 유혹과 달콤한 연애 제안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고뇌 끝에 "응, 내 평화가 더 중요해"라며 깔끔하게 차버리고 독자적인 자유를 선택한다. 이 엄청난 철벽의 뒤에는 작가의 영적 치트키이자 정신적 지주인 어머니 ‘시도’가 있다. 시도는 "남편 보러 오라"는 사교적 초대에 "미안, 내 마당에 핑크 선인장 꽃 피는 게 훨씬 중요함"이라며 거절할 만큼, 가부장제와 희생적 모성관을 비웃고 정원의 생명력을 찬미하던 독보적인 마이웨이 인물이다. 어머니의 이 레전드 편지들을 반추하며 콜레트는 남자에 목매는 연애가 삶의 전부가 아니며, 썸이 끝난 자리에도 삶은 얼마든지 스위트하고 눈부실 수 있음을 깨닫는다. 결국 시도는 딸에게 "남자 없어도 세상은 넓고 즐길 건 많단다"라는 삶의 지혜와 예술적 직관을 전수한 쿨함의 결정체인 셈이다. 프로방스의 햇살과 새벽 공기를 훔쳐 온 듯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진 이 소설은, 연애라는 열병의 관성에 가볍게 마침표를 찍고 비로소 '참된 나'라는 태양을 맞이하는 매력적인 여명의 선언이다.


PS. 작가의 전작 <셰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셰리>(1920, 40대 콜레트)를 보자. 레아와 셰리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지만 결국 나이라는 세월의 벽과 사회적 관습 앞에 갈라선다. 이별 후 레아는 늙어가는 자신을 받아들이고, 셰리는 레아 없는 삶을 견디지 못해 몰락한다. 아프지만 유혹적이었던 관계의 종말을 그린다. <여명>(1928, 50대 콜레트)는 어떨까. 연하남 '비알'이 찾아왔을 때 주인공 콜레트는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고 차버린다. "너와의 사랑이 달콤할 순 있겠지. 하지만 그 대가로 내 평화와 자유를 바꿀 순 없어"라며 거절한다. 사랑의 유혹을 넘어선 완전한 자아의 독립으로 진화한다. 콜레트에게 젊은 남성과의 사랑은 여성으로서의 내면적 성장과 독립을 증명하기 위한 아주 매혹적인 문학적 장치였던 셈이다. 근데 사실 이 모든 것이 뭐랄지, 약간은, 신포도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사실 중년으로서 현실적으로 뉴페이스와의 사랑...결코 쉽지 않으며ㅋ 찾아오지도 않는다는 게 팩트ㅋ 어린 남자가 와서 붙거든 잘 살피자 내 등에 빨대를 꽂나 안꽂나ㅋㅋ 그러나 실제로 콜레트 여사는 40대에 의붓아들(두 번째 남편의 16세 아들)과 열애를 하기도 했던 파격적인 삶을 살았다고 한다. 나 같은 쪼렙과는 보법이 다르신 분...세간의 손가락질이나 도덕적 잣대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과 삶을 온전히 글 속으로 가져와 승화시키셨도다. 남자의 그늘 아래 있던 여성이, 기꺼이 젊은 남자를 품어줄 만큼 커졌다가, 마침내 남자 따위는 없어도 온전히 빛나는 태양이 되는 이 찬란한 과정. 신포도면 어떠랴...시면 뱉고 달면 삼키면 그만이지. 여사님 여명의 레벨이 궁금하다면 책으로 확인하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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