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망한 사랑
김지연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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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사랑. 와중에 붙은 ‘조금’ 이라는 수식어가 어쩐지 확실히 망했음을 확인시켜 주는 듯하다. 조금 망하든 완전 망하든 뭐래도 일단 망한 것은 망한 것이세요 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다시 붙여보고 싶은 일말의 희망으로 보여 짠하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확정적으로 망했네 싶고. 그나저나 사회적 불평등 속에 내던져지듯 태어났다는 원초적인 감각, 아마도 그것이 이 ‘망한 인생의 천재’를 만들지 않았을까. 모든 퀴어 작가가 다 글을 잘 쓰진 않겠지만, 소설에서 희노애락을 말하며 신파없이 조용히 후려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싶었을 때 반(반은...)은 과연 퀴어더라. 물론 개취고 개판ㅋ임..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여튼 망한 인생, 망한 사랑 이야기에 자기연민이 없다. ‘망함’에 초월한 듯한 이 지점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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