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와 맥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94
서머싯 몸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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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다 읽어갈 때 쯤, 돌판을 뜨겁게 달군 하이브와 어도어의 배임 고발 사건에 대한 민희진 씨의 기자 회견이 있었다. 공식적인 자리에 캐주얼한 티셔츠를 입고 헝클어진 머리에 캡을 쓰고 나와 ‘명예’를 지키러 나왔다고 135분을 쉬지 않고 울고 정색하고 쌍욕 하길 반복하던 그녀를 보고 여러가지 의미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단순하게는 기자 회견을 하는 사람의 이미지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버리는 외형이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의식 과잉의 어쩌다 유명세를 탄 사람이라는 그동안 내가 그녀를 보며 한 생각이 착각일지 모른다는 느낌 때문이기도 하다. 세상에 이렇게 거침없고 화끈할 수가ㅎ 정제되지 않은 전달방식 그 뒤에 또 다른 의미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 조차도 모두 그분의 본성일 것이고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형태의 기자 회견이었음은 틀림없다. 분쟁의 최종 결론이야 법정에서 날 테지만 마음만은 그녀를 응원한다. 성공은 거장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일 뿐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그녀와 그녀의 분신같은 아기새들이 성공을 넘어 모두 장수하기를. 변덕스러운 대중과 휘두르려는 개저주주들, 따분한 언론들, 무엇보다 크리에이터 본인의 양심으로부터 부디 오래오래 살아남기를 바란다. 뭔 봉창이냐 싶기도 하지만..여튼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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