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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9
빌렘 엘스호트 지음, 금경숙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12월
평점 :
라르만스 지금 여기는 스마트스토어라는게 있다네. 자네가 새벽배송이란걸 알았다면 어땠을까. 그러니까 말하자면 젓갈을 젓갈로 부르고 싶지 않았던 자네의 마음을 조금 더 사로잡을 힙하고도 거룩한 아이템이 충분이 넘치는 스마트스토어라면 투잡에 성공했을까. 만약 자네가 에담 치즈 20톤 대신, 감성적인 포장재에 담긴 '프리미엄 수제 명란젓'이나 '로컬 장인의 아가미젓'을 판매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젓갈은 단 한 통도 팔지 않으면서, '라르만스 젓갈 총판'이라는 로고가 금박으로 박힌 대표 명함을 맞추고,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CEO / F&B Director라는 거창한 수식어를 붙이고, 스마트스토어 메인 배너 폰트를 뭘로 할지 3주 동안 고민했겠지...그런데 라르만스 지금 이 판도 다짜고짜 뛰어들었다가는 먹는 장사고 뭐고 다 망한다네. 그리고 이것도 이젠 아가미로 겨우 호흡하고 있어서 그야말로 다들 오늘내일 오늘내일 하고 있어. 자네 혹시 알리를 아는가? 테무라고 들어는 봤어..? 아는 순간 그냥 눈 감고 귀 닫고 싶어질 걸세..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같은 늙은 애송이들은 족쇄 차고 매달 월급이라도 따박따박 받는게 그게 바로 인공호흡이라네. 그깟 거룩함 좀 없어뵈면 어떤가 매달 일정한 월급이 나온다는 게 중요하지. 암 그렇고 말고. 자 다시 한번 거룩한 월급에 밑줄 긋고 별표 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