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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 쟁탈의 한국사 - 한민족의 역사를 움직인 여섯 가지 쟁점들
김종성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11월
평점 :
책을 읽음으로 인하여, 새로운 지식이나 아니면 우리의 뇌리에 고착화되어 있던 지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과 마주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이 책-패권 쟁탈의 한국사 김종성 지음-을 처음 대할 때 사실 작가도 처음이었고,제목도 무거운 느낌으로 다가와 내심 걱정이었다.
그러나 책장을 넘겨갈수록 그 생각은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우선 오랫동안 배워오고 기억하고 있던 역사의 구분 나눔인 고대,중세,근(세)대를 무시하고 무역로를 기준으로 세계사를 초원길,비단길,바닷길로 역사를 구획하여 이 루트의 흥망성쇠에 따라 세계의 권력 관계가 부침을 거듭하였고 그에 따라 우리 민족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를 살펴보는것이 이 책의 주된 목적이다. 역사의 흐름을 이렇게 재단하는것이 맞나 아닌냐를 떠나서 상당히 흥미로운 시각임을 부인 할수는 없을것 같다.
작가의 구분에 따라 초원길 위에서 우리 민족의 DNA는 초원길을 장악한 고조선이 그 장악력을 바탕으로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행사한 이야기를 여러 사례를 보여주며 중국을 압도한 한민족의 이야기를 하고있다. 초기에 행사한 고조선의 패권이 중국의 문명이 진일보하는 시기에 진한,변한,마한으로 고조선 내부가 독립화되고 분열하는 시기와 겹치면서 동아시아의 패권의 축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도 우리 민족에게 뼈아픈 이야기이지만 새겨둘만한 이야기이다.
두번째로 이야기되는 비단길은 초원길보다 아래쪽(남쪽)으로 형성된 중동에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을 연결하는 사막루트이다. 이 루트의 개척은 초원길을 차지할수 없던 중국이 선택한 모험이었지만 이런 모험이 대성공을 거두고 중국의 한나라가 동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만드는 기초가 된다, 물론 작가는 비단길이 초원길을 역전한 데는 기후의 변화에 따른 초원 지대의 경제력 약화도 한 몫을 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농경민인 중국이 비단길 시대가 열리면서 세계적 강국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고,이 발판을 무기로하여 중국은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고 이런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고조선은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우리의 삼국시대가 도래하고 중국이 5호16국으로 분열되고 위기에 빠지면서 다시 중국을 능가할 기회가 왔지만 비단길을 장악하지 못한 결과로 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음을 생각할 때 국가의 전략을 세울때 무엇을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이 시기에 한국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고구려,백제,신라 그리고 그 이후의 고려까지 그 나라들이 세우고 진행한 외교전략, 전쟁의 위험에 대처하는 자세, 그러고 멸망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원전 2세기에서 15세기까지 지속된 비단길이 서유럽의 상인들에 의해서 바닷길로 대체되는 과정도 흥미롭다.상인들의 더 많은 이윤 창출의 기회를 얻고자 했던것이 대서양 횡단,아프리카 둘레,태평양 횡단 노선까지 개발되고 이 길을 따라 인간,상품,정보가 교류되고 유통됨으로인하여 바닷길 시대가 이행되었다고 한다. 이 19세기에 조선의 선택은 청나라,일본,서양을 끌어들여 상호 경쟁하게하여 세력균형을 유지 할려는 전략을 택했지만, 도리어 끌어들인 나라들은 조선에서 서로 싸우면서 그들의 세력을 확장하는 기회가 되어 최종적으로 일본이 정상급의 국제적 지위를 부여받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역사의 부침속에 국가의 흥망이 함께하지만 무역로를 따라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의 패권이 결정되는 과정을 살펴본다는것은 분명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의 역사를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되었다.
거의 모두가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역사의 일부분 이야기이지만, 말미에 작가는 통일을 전제로 하지만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한반도 전역이 바닷길과 초원길의 최대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지금 우리나라의 역량을 최대화하여 전략을 잘 짜야하는것도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