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한담 - 오래된 책과 헌책방 골목에서 찾은 심심하고 소소한 책 이야기
강명관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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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나와 연관되어지는 소소한것들의 생각이 같이 따라 오는 경험을 누구나 한번씩은 했을것 같은데, 이 책-독서한담 ,강명관 지음-은 나의 유년 시절로 시간여행을 하게 만들었다.
아주 아주 어린 시절, 남포동에서 부평동 헌책방을 가는길은- 지금은 4차선 도로가 되어버린 그 곳은- 언제나 복잡하고 사람들의 함성이 가득한 국제시장의 난전을 헤쳐가며 구경하는 재미에 빠져 있으면 아버지는 나의 손을 꼭 잡고  손 놓치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곤 했다, 손에 이끌려 도착한 책방에서 부친은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일본글이 적여있는 책들이나, 한문으로 가득한 책들 속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오곤 하였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저자가 머리말에 밝히고 있듯이 그냥 '책을 보는것이 일상의 일이고, 심심한 나머지 책에 관한 이야기를 글로 옮긴 것이 책이 되었다'고 적어 놓았지만 그 심심함 덕분에 책에 엮여있는 소소한 이야기들은 부담없이 책장을 넘길수 있는 재미를 가져 왔다고 할수 있을것 같다.
이 곳에는 책과 연관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한편으로는 잠깐 멈추어서 생각을 하게하는 장치도 마련되어 있다. '무협소설 속 졸개들은 가족도 없는가'에서 저자는 고수들의 칼 한번에 주먹 한방에 그냥 쓰러지는 졸개들을 보면서 인명의 귀중함,의리등을 한번씩 생각해 보라는 심심하지 않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곤 한다.또한 책을 빌릴때와 돌려줄 때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지나가는 듯 이야기하지만 책을 좋아 하는 사람들은 가슴에 새겨둬야 할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재미있어 하는 이야기는 다름아닌, 고서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우연히 발견된 뒷 이야기이든지 아니면 불쏘시개 용으로 버려져 있다가 구사일생 한 책 이야기이든지, 절판된 책을 찾아 전국의 고서점을 뒤진 이야기들 일 것인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져 있다.
마지막 장에는 한문학자로써 논문 준비 과정에서 어렵사리 필요한 책을 구한 이야기들이나, 그 과정에서 우연히 마주한 인간과 책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와 흥미를 함께 느낄수 있는 저자의 글 솜씨에 취하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저자는 잠깐  쉬어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한번도 들추어보지 않은 책'에서 폐지로 가게될 책에 대한 아쉬움과 구입하고자 했을때의 열등의식에 대한 소회를 독자들에게 책을 구입할 때 신중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는것 같다.
책의 끝장을 넘기면서, 나는 근 50여년을 뒤로 돌아, 그 때 아버지께서 어린 나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이 책에 오롯이 있는것 같고, 오늘의 내가 아들에게 책속에는 딱딱하지 않은 그냥 재미로 읽어도 좋을 이야기가 많이 있다는것을 이야기 해주고 싶은 내용도 들어 있는것 같아서 이 책은 영구 보관하기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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