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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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명확한 계획도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미국 시골생활을 시작한 한 가족의 이야기다. 마치 책 <월든>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책인데 역시나 저자는 월든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책 머릿말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이 책은 미국에서 호화스러운 전원생활을 하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가족 모두 새로운 환경과 삶에 치열하게 적응해가며 자신들의 삶과 가치를 찾아가는 가족의 모험기라고 이 책을 소개하는게 더 와닿을듯 하다. 정말 그들의 말처럼 일정한 수입과 직장없이도 원하는 삶을 유지해갈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었지만 그들은 벌써 이 생활을 7년째 이어나가고 있다. 자신들의 시간을 노동에 쏟고 그 노동을 치환할 수 있는 충동적 소비에서 떠나 원하는 노동과 소비를 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부부는 전직 기자였다고 한다. 신문사에서 만나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고 어느 부부처럼 싸우기도 화해하기도 하며 삶을 유지해나갔다. 그러다 은퇴와 함께 결정된 미국에서의 생활은 그들의 삶과 가치를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직접 텃밭을 길러 간단한 요리를 해먹고 인터넷이 없어 근교에 나가 컴퓨터를 사용하게 된 이야기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게나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경제활동인 이메일 구독 서비스, 기고 활동, 통밀빵 판매 등등. 하지만 그들이 시골에서 이어가는 경제활동은 자신들의 시간을 희생하며 오로지 '돈'을 위한 활동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돈을 벌고 그 자본 안에서 필요한 생활을 유지해간다. 그렇게 하기만해도 생활과 생계를 유지해 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며 말이다.

저자가 말하듯 시골생활은 동화처럼 자급자족의 삶으로만은 유지할 수 없다 말한다. 오히려 시골에 들어가 자신이 처절하게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이렇게 자유를 누리는 일 또한 자본주의라는 환경 아래서 이뤄지는 삶이 였다는 점을 얘기한다. 그렇게 됨으로써 더욱 포기하고 만족하고 인정하는 삶을 살게된 현실을 말이다. 저자는 또 말한다. 포기한 자리에는 무언가 반드시 채워지고 오히려 전에 놓쳤던 것들이 새로운 가치가 되어 나타난다고 말이다. 아이에게도 화려한 자기소개서를 만들어주는 대신 아이만의 감정과 지적 동기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알려준다는 점 또한 같은 맥락에서 이해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부를 거머쥐기고, 한 분야에서 대가라는 명칭을 통해 명예를 누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존경하기도 그들을 본받기위해 열심히 무언가를 해나가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저자는 멈춰서 진짜 내가 원하는 '꿈'을 찾았고 그 꿈은 먼 곳에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소박하지만 지극히 현재를 가리키는 그녀의 꿈은 이미 실현중이고 7년째 유지중이다.

책 <숲속의 자본주의자>는 지극히 평범하고도 보통의 사람들이 그려가는 삶의 이야기라 오히려 더 울림이 있다. 나도 나만의 '월든'에서 작고 소중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잠시 주변의 잡음에서 멀어질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꼭 숲속이 아니더라도 시골이 아니더라고 나만의 월든을 찾아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 진짜 내 삶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나쁜 일은 생기겠지만 그래도 삶의 구석구석을 만끽해서

시간을 되돌린다 해도 그렇게 살았을 삶은 사는게 목적이니까(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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