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포레스트 - 나를 살리고 지구를 지키는 작은 혁명 일상이 시리즈 1
이하림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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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슬로우 무비를 좋아한다. 대표적으로 배우이자 에세이 작가인 코바야기 사토미의 영화 <안경>과 <카모메식당>을 좋아하고 두번째로는 2014년,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사계절의 변화를 담은 <리틀 포레스트 겨울과 봄/여름과 가을>을 좋아한다. 김태리가 주인공 “혜원” 역을 맡은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또한 재미있게 봤다. 이 영화의 공통점은 물 흐르듯 자연스레 흘러가는 우리의 일상을 꾸밈없이 편안하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줄거리를 이해할 필요도 없고 집중해서 봐야 할 의무도 없기에 영상을 틀어놓는 것 만으로도 휴식을 가져온다.

이 책 또한 영화 속의 차분함과 편안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일상이 포레스트>
리틀이 빠진 자리에 일상이 들어간 책 제목이 표지 상단에 크게 자리잡고 있다. 자칫 시골에서의 전원적인 삶에 대한 책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도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삶(음식/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같은 출판사 책인 소노 아야코의 <무인도에서 살 수도 없고>는 80세 넘은 작가의 강한 신념이 담긴 약간 무거운 에세이였다면 <일상이 포레스트>는 작가의 솔직한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편안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책이다

P.4~5
책을 통해, 사람을 통해, 자연을 통해 뭔가 깨달음을 얻어 조급한 마음에 삶의 방향키를 휙 돌려버리면 넘어지기 쉽습니다... 이제는 좀 더 느리게 가려고 합니다... 천천히 조금씩 일상에 스며든 것만이 진정한 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일의 일상을 어떻게 그려나갈지는 각자가 선택해야겠지요. 늘 어제 같은 오늘이지만 그 일상이 모여 다채로운 삶을 만들어냅니다. ‘영원한 현재’ 속에 살고 싶습니다.

2
Part 1. 반쯤은 채식주의자
책은 크게 채식에 관한 이야기와 집에 대한 이야기로 나뉜다. 1. 반쯤은 채식주의자로 사는 삶에서는 우유, 달걀의 위험성과 생산과정의 잔인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소이 밀크, 두유 등으로 대체할 것을 권한다. 또한 하루 한끼는 야채를 먹으며 달라진 피부에 대해 이야기하며 오븐을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짧지만 작가의 팁이 담겨 있는 부분이라 실제로 따라하면서 요리를 따라하는 소소한 재미도 있다. 나도 매번 가지를 후라이팬에만 구워먹고 오븐 사용은 해 본적이 없는데 작가의 레시피에 따라 약간의 오일과 발사믹 소스를 더해 새로운 가지 오리를 해 먹을 수 있었다. 복잡하고 화려한 레시피가 아니기 때문에 화려한 음식 결과물을 기대할 순 없지만 오히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야채, 채소 요리법을 알려주어 누구나 따라하기 좋다.

P.26
아침 식사로 생야채를 듬뿍 먹기 시작했더니 놀랍게도 피부 건조함이 사라졌어요. 하루에 딱 한끼만 야채로 바꿔보세요. 통곡물이나 생채소가 좋은 이유는 그 안에 생명력이 듬뿍 담겨 있어서입니다.

Part 2.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는데요
두 번째 생활 속 이야기에서는 미니멀한 삶을 살고 있는 작가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집에 있는 가전제품의 수를 세며 실제로 필요한 제품은 무엇인지 골라보는 일. 대기전력이 나가는 제품의 콘센트를 뽑아 고정 비용을 줄이는 방법. 도서관을 서재로 바꾸는 방법. 아무 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 그 날은 소비를 멀리하는 것. 그리고 1년, 5년의 목표를 만들되 목표는 작게 실제 실천할 수 있는 일을 고를 것 등. 소소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심코 건너뛰는 일상의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나도 결혼 후 집에 들인 가전제품을 노트에 적으며 나도 모르게 들인 제품이 있다는 것에 놀랐고, 집 사이에 공기가 통할 바람을 만들라는 말에 우리 집에 있는 환기 동선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집안일을 덜어내고 빈둥거리는 시간을 늘리며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을 가지라 말한다.

이 책에서 작가는 먹거리와 생활 속에 숨어있는 일상의 가치를 찾고 실천해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개인 고유만의 일상의 가치를 찾고 그 가치를 위해 살라고 말한다.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먹는 식사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집에서의 공간에 담긴 가치를 발견하고 실천해 간다면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자신만의 고유한 길’을 자유로이 걸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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