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이 자신들의 사상사적 성취로 거푸 그들의 내부(혹은, 고진 식으로 말해 '내면')를 창출할 때, 우리는 기실 서양의 외부이거나 당최 그들의 내면으로 쉬이 환원되지 않을만큼 충분히 타자적일까? 박현채 등속과는 조금 다른 의미에서 우리는 이미 자생적 '심층근대화'의 가능성이 절맥된 채로 발밭게 서양의 이념으로 뒤발해 버린 지 오래다(하기야 근대화라는 개념 자체가 이미 서구의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서양사상사를 우리의 눈으로 일별한다는 거창한 기획은 차마 애석하다. 이를테면 칸트 식으로 말해 예의 '우리의 눈'이라는 것이 도대체 '백지상태'일 수는 없는 까닭이다. 에드워드 사이드 이후, '내면화된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개념이 유행처럼 번성하기도 했지만, 우리의 눈은 '역사적 선험성'(푸코) 속에서 이미 '감각적인 것이 나뉘어'(랑시에르)진 채로 속절없이 굴절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의 눈으로 서양사상사를 일람한다는 기획은 다만 우리의 '선 자리'(sitz im leben)에서 우리의 일상에 맞갖게 서양의 이론을 내려앉히고, 그 이론의 쓸모를 우리의 현장에서 우리의 문체로 공글리는 작업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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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아래에서 읽었으면 하는 책은?

1. 알랭 바디우, <윤리학>

2. 칸트, <순수이성비판>/<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이성의 한계 안에서의 종교>

3. 리처드 로티,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

4. 니체,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선악을 넘어서>/<우상의 황혼>

5. 에른스트 카시러, <인간이란 무엇인가>

6.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신화론>

7. 뤼스 이리가라이, <나, 너, 우리>

8. 레비나스, <시간과 타자>

9. 막스 셸러, <우주에서 인간의 지위>

10. 키에르케고르, <불안의 개념>/<죽음에 이르는 병>

11. 시몬느 베이유, <신을 기다리며>

12. 헨릭 입센, <인형의 집>/<민중의 적>

13. 데카르트, <방법서설>

14. 파스칼, <팡세>

15.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16. 르네 지라르, <폭력과 성스러움>/<문화의 기원>/<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17. 메르치아 엘리아데, <성과 속>/<샤머니즘>/<신화, 꿈, 신비>

18. 찰스 다윈, <종의 기원>

19.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의 근본 개념>/<꿈의 해석>

20. 라캉, <욕망이론>/<에크리>

21. 들뢰즈&가타리, <앙띠 오이디푸스>

22. 들뢰즈, <천개의 고원>

23. 테야르 드 샤르뎅, <인간현상>

24. 화이트헤드, <과정과 실재>/<과학과 근대세계>

25. 러셀, <서양철학사>/<서양의 지혜>/<종교와 과학>

26. 스피노자, <에티카>/<신학-정치론>

27. 하버마스, <의사소통 행위이론>

28. 플라톤, <네 대화>

29. 칼 포퍼, <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열린 사회와 그 적들>

30. 마르틴 부버, <나와 너>

31. 비트겐쉬타인, <철학적 탐구>

32. 케이트 밀레트, <성의 정치학>

33. 안토니오 그람시, <옥중수고>

34. 아도르노&호르크하이머, <계몽의 변증법>

35. 맑스(&엥겔스), <자본론>/<공산당 선언>/<독일 이데올로기>

36.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 <소유란 무엇인가>

37. 에리히 프롬, <소유냐 존재냐>

38. 발터 벤야민, <아케이드 프로젝트>

39. 짐멜, <모더니티 읽기>

40.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41. 엔소니 기든스, <성, 사랑, 에로티시즘>

42. 울리히 벡, <위험사회>

43. 낸시 폴브레, <보이지 않는 가슴>

44. 루소, <인간 불평등 기원론>/<사회계약론>/<고독한 산보자의 꿈>

45.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46. 토인비, <역사의 연구>

47. 사르트르, <지식인을 위한 변명>/<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구토>

48. 카뮈, <이방인>/<페스트>/<시지프의 신화>

49. 보부아르, <제 2의 성>

50. 조지프 켐벨, <신화의 세계>

51.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52. 제임스 프레이저, <황금가지>

53. 루돌프 오토, <성스러움의 의미>

54. 헨리 데이빗 소로, <시민의 반항>

55. 토마스 쿤, <과학 혁명의 구조>

56. 찰스 길리스퍼, <객관성의 칼날>

57. 허버트 버터필드, <과학의 역사>

58. 루이 알튀세르, <철학에 대하여>/<맑스를 위하여>

59. 피에르 브루디외, <파스칼적 명상>

60.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세계상의 시대>

61. 마르셀 모스, <증여론>

62. 장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63. 호이징하, <중세의 가을>/<호모루덴스>

64. 조르주 바타이유, <에로티즘>/<저주의 몫>

65. 베블렌, <유한계급론>

66. 나카자와 신이치,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67. 폴 리쾨르, <악의 상징>

68. 가라타니 고진, <탐구>

69. 루스 베네딕트, <국화와 칼>

70. 마루야마 마사오, <번역과 일본의 근대>

71. 박지원, <열하일기>

72. 이덕무, <책만 보는 바보>

73. 박제가, <북학의>

74. 정조, <일득록>

75. 공자, <논어>

76. 노자, <도덕경>

77. 묵자, <묵자>

78. <금강경>

79. <성경>

80. 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

81. 간디, <간디 자서전>

82. 몽양 여운형 평전

83. 김산, <아리랑>

84. 김구, <백범일지>

85. 이현상 평전

86. 조영래, <전태일 평전>

87. 강만길, <고쳐 쓴 한국 근`현대사>/<분단시대의 역사인식>

88.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89. 조정래, <태백산맥>

90. 현기영, <순이삼촌>

91. 황석영, <손님>/<장길산>

92. 볼테르, <관용론>/<깡디드>

93. 아르놀트 하우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94. 본회퍼, <옥중서간>

95. 폴 틸리히, <조직신학>/<그리스도교 사상사>/<19~20세기 프로테스탄트 사상사>/<문화의 신학>

96. 제임스 콘, <눌린자의 하느님>/<맬컴 엑스 VS 마틴 루터 킹>

97. 안병무, <역사와 해석>/<역사와 증언>/<해방자 예수>

98. 함석헌, <뜻으로 본 한국역사>

99. 엔도 슈사쿠, <침묵>/<예수의 생애>

100. 에드워드 렐프, <장소와 장소상실>

101. 리 호이나키,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

102. 줄리아 크리스테바&카트린 클레망, <여성과 성스러움>

e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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