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은 그저 운이 없었다. 짐작할 수 없고 모르는 채 당하는 일에 지나지 않았다. 애를 쓰거나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하거나 노력할 수도 없었다. 그냥 벌어지는 일일 뿐이다. 기민하고 착실하고 선량한 것과 상관없는 사고여서 도덕이나 양심을 문제 삼을 수도 없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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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몰려봐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달을 기회를 얻을 것이다. 왜 사람은 성격 차이나 정치적 견해, 나쁜 결과를 초래한 실수 때문이 아니라 염치와 수치 때문에 화를 내게 되는지 말이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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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이 통증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통증은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웅변하는, 인간의 본질적 특징이다. 때로 삶은 통증으로 시작하여 통증으로 끝나기도 한다. 통증은 깊숙한 자아를 위협하며, 죽음을 예고하여 자아의 궁극적 사라짐을 일깨운다. 통증은 가장 생생한 경험이지만 도무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우리는 말문이 트이지 않은 아기와 같은 처지다. 마치 내 주위에 구멍이 뻥 뚫린 것 같다. 내 몸과 뗄 수 없지만 낯설게 느껴지는. 인간의 유한함을 일깨우는 것 중에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통증이다. 우리는 통증을 죽기보다 더 싫어한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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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강인함은 무너진 적 없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돌아오는 것이 될 것이고, 행복은 괴로움의 유무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곤경을 수용하고 통과하는 기술에 관한 것이 될 것이며, 충만함은 즐거움만 가득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픔도 기쁨도 전부 온전히 살아낸다는 뜻이 될 것이다. - P191

한 해가 오고 또 오고 계속 올 거고. 아 이런, 시간은 너무도 길게 이어지고 그 긴 시간을 바라보면 늘 겁을 먹는 것 같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 계속 나아간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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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앎. 나는 내가 어떻게 견뎠는지 안다. 내 몸부림을 안다. 다짐과 맹세를 안다. 내 밤의 꿈과 악몽과 기도를 안다. 무엇이 나를 지탱하는지 안다. 내가 끝까지 놓지 못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 그렇게나 커다란 공포와 아름다움, 그게 모두 내 안에 존재할 수 있으며 내 마음이 그걸 버틸 수 있다는 걸 안다. 혹은 산산조각난 마음으로도 살 수 있다는 걸 안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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